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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오지

'판담'과 '흙돌담'이 어우러진 하회마을 고샅

by 눌산 2010.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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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샅'은 어릴적 좋은 놀이터였습니다.
굴뚝에서 연기가 몽실몽실 피어오를 무렵이면 어머니의 "밥 먹어라"는 소리가 들려오고,  
아이들이 하나 둘 사라진 고샅에는 긴 고요가 찾아옵니다.

닭서리 공모를 하고,
대보름날이면 뉘집 정재를 쳐들어갈까 작당을 하던,
어릴적 고향의 그 고샅은 없습니다.
골목길은 자동차가 다닐 만큼 넓어 지고,
토담은 콘크리트 담장으로 바뀌었습니다.
다 추억이 되어버렸지요.

하회마을에 가면 그런 고샅이 있습니다.
딱 그 그림입니다.
어디선가 친구가 "상석아!"하며 달려와 등이라도 칠 것 같은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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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높고, 바람은 보드라운, 가을입니다.
느린 걸음으로 한나절 걷기 좋은 하회마을 고샅 구경에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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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위적인 분위가는 나지만,
그래도 고맙습니다.
이 땅에도 아직 이런 고샅이 남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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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해설사가 아이들에게 전통 '판담'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판담은 판담초가와 함께 하회마을에서 만날 수 있는 전통 담장입니다.

판담이란 긴 널판지로 약 50cm 너비의 틀을 만들어
진흙에 볕짚 등을 넣어 굳힌 후 그걸 연결해서 세운 담장입니다.
그래서 벽을 유심히 보면 연결한 선이 보입니다.
이런 형태로 집을 짓기도 합니다. 완벽한 흙집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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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담과 흙돌담입니다.
본래 하회마을의 담장은 판담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관리와 수명을 이유로 이런 흙돌담이 생기고 있습니다.
전통 방식에서 벗어난 것이지요.
그래도 뭐 콘크리트로 떡칠을 하고 흙색으로 흉내만 낸 담장에 비하면 양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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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마을에 가보신 분들은 여기가 어딘지 아실 겁니다.
소원지를 적어 걸어 놓은 당산나무 가는 길이죠.
안채가 보이는 문 너머엔 외부인의 시선에서 아녀자들을 보호 할 목적으로 작은 담장이 또 있는데
이런 경우를 '내외담'이라고 합니다.
가히 예술이죠?
담장 하나에도 이런 깊은 뜻이 숨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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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집보다는 초가집에 눈이 갑니다.
"눌산 님은 허름한 집에서 살 팔자입니다. 그래야 더 잘 살 겁니다."
역학을 공부한 어느 지인이 하신 말씀입니다.
처음에 그 소리 듣고는 욕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허름한 오두막의 의미를 알고부터는 그 지인의 말이 가끔 떠오릅니다.
언젠가 제 꿈인 오두막에서 살게 되는 날 그 지인을 초대해 술판이라도 별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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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샅을 빠져 나오면 오두막이 있습니다.
눌산이 좋아하는, 눌산이 꿈꾸는 그런 오두막입니다.
저런 오두막에서 살 날이 있겠지요?
볕 좋은 날 툇마루에 앉아 손톱을 깎고 있는 눌산의 모습이 그려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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