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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晩秋

by 눌산 2012.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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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라는 영화가 있었다. 지난해 상영 된 탕웨이, 현빈 주연의 만추가 아니고, 1981년 개봉한 김혜자, 정동환 주연의 영화다. 줄기리는 대충 이렇다. 

살인죄로 복역중이던 모범수 혜림은 형기를 2년 남기고 특별휴가를 받아 어머님 산소에 가려고 강릉행 열차를 타는데, 그곳에서 범죄조직에 휘말려 쫓기던 청년 민기를 만난다. 민기의 집요한 접근으로 수형생활중 얼어 붙었던 마음이 녹은 혜림은 민기와 사랑을 나누는데, 멀리 도망가자는 민기의 권유를 뿌리치고 혜림은 교도소로 돌아 온다. 혜림은 2년전 오늘 호숫가 공원에서 다시 만날것을 약속하고 출옥하여 눈을 맞으며 민기를 기다리나 민기는 경찰에 체포되어 형무소에 갇혀있고, 기다림에 지쳐 상처받은 혜림은 어디론가 간다.

영화의 정점은 바로, 2년 후 만남을 기약했던 그 호숫가다. 추색 짙은 풍경이 아직도 생생하다. 쓸쓸히 돌아서는 혜림의 뒷모습과 만추의 호숫가 풍경이 참 잘 어울렸던 기억이 난다.


뒤란 당산나무 아래 낙엽 쌓인 풍경을 보고 영화 '만추'가 떠올랐다. 왠지 서글픈 늦가을 풍경이지만, 혼자보기 아까지 않은가.





지독히도 가을을 탔다. 엉덩이 붙이고 앉아 있질 못했다. 떠났다. 다시 떠났다. 그랬던 가을이, 올 가을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 굳이 붙잡을 이유도 없지만, 아쉽다.





가을 타던 남자가 가을을 아쉬워 하고 있으니, 나이 탓인가? 뭐 상관없다. 그냥 좋았으면 된거지.














저 고무신을 보고 안타까웠는지, 친구가 털신을 선물했다. 이 가을, 아니 곧이어 만날 겨울이 따뜻할 것 같다.


떠나는 가을이 아쉽다면, 1981년 작 정동환 김혜자 주연의 '영화 '만추'를 추천합니다. 탕웨이보다 바바리 코트를 입은 김혜자가 더 멋지게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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