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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하루에 즐기는 깜끔한 드라이브 코스

by 눌산 2008.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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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영월 주천강 줄기따라... 
(황둔-서만이강-주천강-요선암-법흥사-주천)

주천강에 놓인 섶다리

조금은 더위가 느껴지는 봄날, 봄햇살 벗삼아 시원한 강물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 산에는 봄색이 완연하고, 때아닌 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더위에는 물이 최고죠. 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깊어 가는 봄색을 쫓아 산과 물이 어우러진 주천강으로 가보겠습니다.             

웰빙과 함께 불어 온 잘 먹고 잘 살아보자는 의미 중의 하나인 '다운시프트족'을 들어보셨을텐데요. 자동차의 기어를 한단 낮추고 속도를 줄인다는 의미로 좀 느리게 살며 여유 있는 삶의 여유를 즐겨보자는 사람들을 지칭합니다. 특히나 이 느리게 흐르는 강물은 다운시프트족이 추구하는 삶과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흐르는 듯, 멈춰선 듯하지만 유유히 흐르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여유를 즐기고 또 배우기도 합니다. 강가에 가면 빠른 놀이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바지를 걷어붙이고 물 속 다슬기를 잡는다든지 아이들과 물장구를 치며 놀기도 하고, 노니는 물고기를 보고 즐거워합니다. 그래서 강은 고향과 어머니와 유년의 상징이 되기도 하죠. 잠시나마 여유를 찾고 즐기는데, 강은 참 많은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비오는 날 요선암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자, 오늘은 그래서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이라지만 잠시나마 여유를 찾는 의미에서 눈으로,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강물여행을 떠나보겠습니다. 횡성 태기산에서 발원한 주천강은 그 길이가 100리에 불과한 짧은 강이지만 그에 못지 않은 비경을 간직한 곳입니다. 영월에서 동강과 만나 남한강이 되는, 한강의 최상류로 한때는 이 물줄기를 이용해 세금으로 거둔 곡식을 한양으로 수송한 창(倉)이 있었을 정도로 물이 깊고 수량도 풍부했다고 합니다.

주천교 건너에는 주천(酒泉)의 땅이름 유래가 되는 '주천샘'이 있습니다. 주천 남쪽 길가에 술이 나오는 돌이 있으니 그 형상은 반 깨어진 술독과 같다하여 '돌술통'이라 부르기도 하였다는데요, 주천을 속세의 땅이라고 한다면 주천 다리 건너서부터는 신선의 땅이 되겠죠. 그래서 옛 사람들은 강 건너 첫마을을 무릉이라 이름지었고, 무릉에 도화가 없으면 어찌 신선의 땅이랴 해서 무릉리 위쪽 마을 이름을 도원리라고 이름지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무릉도원(武陵桃園)이 되죠.

또 선계 위에는 불계가 있다고 믿었던 옛 사람들은 법흥마을을 만들었고, 그 유명한 사자산 중턱 법흥사 적멸보궁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셨다고 합니다. 신선이 되고자 욕심을 부리면서도 여유를 즐기는 선비의 느긋함이 있었고, 자연과 순리에 순승하는 자연 숭배 사상을 함께 갖춘 조상들의 지혜에 새삼 고개가 숙여지는 대목입니다.


 

운무에 휩싸인 법흥사 가는 길

[주천강에 가면...??]
황둔이 들목인 주천강 상류 서만이(섬안이)강은  섬안의 마을을 빙 둘러 흘러내려간다해서 섬안의 강이란 뜻으로  천렵과 강물 나들이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곳인데요, 서만이를 지난 강줄기에는 운학(雲鶴), 두산(斗山), 도원(桃園), 무릉(武陵) 마을이 있어 이를 합치면 '별처럼 높은 산에 구름과 학이 뛰노는 무릉도원'이라는 뜻이 됩니다. 첩첩이 둘러싸인 산과 그 틈새를 흐르는 강물이 조화를 이뤄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경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차를 타고 스쳐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강가에 풀썩 주저앉아 봄빛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좋은 곳으로 지금쯤 가시면 붉은 철쭉과 연둣빛 신록이 보는 이의 마음을 푸근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 주천강 줄기를 따라 3대 적멸보궁 중 하나인 사자산 법흥사가 있고, 도원과 무릉리 사이에는 요선암이 있습니다. 요선암은 거대한 암반지대로 반쯤은 물에 잠겨있고 일부가 불 위로 나와 있는데 돌출한 부분이 마치 조각품처럼 이리저리 패어서 올록볼록 합니다. 조선 중기 양서헌이 이 곳 경치에 반해 '신선이 놀다간 자리'라는 뜻으로 요선암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요선암 길목에서 마륵암을 끼고 숲길로 5분 정도만 오르면 요선정과 마애석불, 5층 석탑이 있는데요, 요선정에서는 주천강을 둘러싸고 있는 산세와 함께 요선암이 내려다보입니다.


 

법흥사


판운리에서 만난 평창강


[찾아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신림IC를 나와서 영월방향으로 쭉 가시면 황둔을 지나 주천면 소재지입니다. 황둔은 쑥, 흑미 등 다양한 맛의 찐빵 맛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이 곳에서 좌측 길로 5분만 가시면 서만이강이고요, 다시 우회전해서 강경치를 즐기며 달리다보면 요선암과 법흥사로 이어집니다. 황둔에서 서만이강과 요선정, 법흥사를 돌아 주천으로 한바퀴 도는 코스가 됩니다.
법흥사 입구에는 펜션과 민박이 여럿 있고, 여름철만 아니라면 언제라도 숙박이 가능합니다. 주천에서 평창 방향으로 10분쯤 가시면 섶다리 마을 판운리가 나옵니다. 이곳에서는 또 다른 강 평창강을 만나실 수 있는데요, 모두가 영월에서 합류하는 서강 줄기로 시간이 된다면 이 물길을 따라 평창-영월 또는 방림-안흥-새말로 이어지는 42번 국도를 타고 한바퀴 도는 여행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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