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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집

오래된 한옥여관 그대로, 순창 금산여관 게스트하우스

by 눌산 2014.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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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년 된 낡은 한옥의 변신, 여행자의 아지트가 되다.


전라북도 순창 [금산여관 게스트하우스]



한옥하면, 가장 먼저 '불편함이 떠오른다. 거주공간이기 이전에 한번쯤 스쳐지나가는 풍경과도 같은 아련함으로만 인식되고 있는 게 현실. 하지만 그 불편함이 좋아 76년 된 낡은 한옥을 손수 고쳐 사는 한 여자가 있다. 그 주인공을 만나러 전라북도 순창으로 떠난다.



금산여관. 

순창군립도서관과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좁은 골목길 끝에 있다. 

76년 된 낡은 한옥은 10년 이상 비어있었다.

쓰레기장이나 다름없던, '죽어 있던 집'을 가족들이 5개월 동안 수리를 해 살려냈다.

처음에는 순창의 옛 관리가 살던 집이었고, 그 후 40년 동안은 여관으로 쓰였다.

지금은 여행자의 집, 게스트하우스다.







송판 위에 페인트로 쓰여진 금산여관.

도데체 뭐하는 집이지?

순창 사람들도 궁금해한다.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다 보니 신축에 준하는 비용이 들었다.

주인장 홍성순 씨는 그런 집을 원했다.


"낡은 집의 매력이 뭔지 아세요? 사람냄새가 나요. 닳고 닳은 마루에서 그동안 스쳐지나간 사람들의 냄새 말이죠. 지금이야 한옥 예찬론자가 되었지만, 처음에는 솔직히 후회도 많이 했어요. 이 일을 내가 왜 시작했나 하고요. 하지만 지금은 하루하루 보람을 느끼고 살아요. 얼마 전에는 이 집에서 40년 동안 여관을 했던 할머니가 다녀가셨는데, 너무너무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동안 쓰레기장이 돼버린 빈집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는데, 죽은 집 다시 살려줬다고요. 내가 저 방에서 첫날밤을 보냈는데 하면서 추억에 젖는 분들도 계셨어요. 처음에 이 집 수리할 때 미쳤다고 했던 사람들도 지금은 찾아와 응원해 주기도 해요. 어찌 보면 그런 분들이 가장 큰 힘이 되죠."







사람들은 낡고, 불편함이 좋아 이 집을 찾는다.

이유는, 그녀의 말처럼 '사람냄새'가 아닐까.







지금도 이 집에는 40년 여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낡고 녹슨 대문과 안내 표지판, 심지어는 간판도 그대로다.






 







집수리를 하면서 나온 다방 커피잔까지도 그대로다.

지금은 아메리카노를 담아 마신다.







게스트들의 먹고 마시는 공간.







 






손수 수를 놓아 이불과 커튼을 만들고, 낡은 의자는 고쳐 마당 한 켠에 놓았다.







백화점에서 20년을 근무했던 홍성순 씨는 하늘이 보이는 집에서 살고 싶었다.


그거 알아요? 백화점에는 창문이 없어요. 비가 오는지, 눈이 오는지, 꽃이 피는지도 알 수 없는, 창살 없는 감옥이 딱 백화점이죠. 그래서 여행을 했어요, 틈만 나면 배낭을 꾸려, 주로 야간버스를 탔는데, 목적지는 그때그때 달라요. 왜냐면 터미널에 가서 그 시간에 떠나는 버스를 탔으니까요. 여행은 저에게 일종의 해방구였죠. 한옥에 살고부터는 일주일을 집 밖으로 안 나가도 바깥세상이 궁금하지 않더라고요. 여기서도 이렇게 하늘이 보이잖아요. 얼마나 좋아요.”







여행이 삶의 활력소였다는 주인장은 그동안 15개국 정도를 여행했다.

그 여행의 경험이 지금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여행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지를 안다는 것은, 여행자들에게 있어 축복이 아닐 수 없다.







3일 째 게스트하우스에 묵고 있다는 한 여행자는 이 집의 매력을 한마디로 정리해줬다.


볕 좋은 툇마루에 앉아 노닥거리다 졸리면 자도 누구하나 귀찮게 하는 사람도 없고, 주인장은 이런 나의 모습을 그저 바라만 봐주고, 그래서 좋아요. 마치 어릴 적 먹고 놀기만 했던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랄까요. 이 집 주인장은 때론 언니, 친구가 되기도 해요. 또 커피 생각이 나면 다방 마담도 되어 주고, 밥 때가 되면 막내이모가 되기도 하니까 그저 좋은거죠.”







홍성순 씨는 처음부터 한옥을 염두해 두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단지 도시를 떠나 한적한 산골 어디쯤인가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고 싶었다

그렇게 7, 8년을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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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집을 알게 된 것이 지난 1월인데, 마당 한가운데 때아닌 자목련이 피어 있더라고요. 어릴 적 고향집 마당에도 자목련 나무가 한 그루 있었는데, 가게를 했던 어머니가 물건 살 돈이 없어 그 나무를 팔아버렸대요. 사실 어머니는 꽃을 무척이나 좋아하셨거든요, 그래서 나중에 집을 지으면 꼭 마당에 자목련을 심어 어머니에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러고 보니 자목련 나무 한 그루 때문에 전재산을 다 투자한 셈이네요.. (웃음)” 







'ㅁ'자 형태의 집 한가운데 자목련을 비롯한 정원수가 잘 가꾸어져 있다.

답답하긴해도 100년에 가까운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느껴진다.




















[금산여관 게스트하우스]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순화리 229

010-7175-8430, 063-653-2735


이용요금 : 1인 1박 3만원


블러그 http://blog.naver.com/tinyss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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