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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하나 뿐인 무주 등나무운동장에 등꽃이 활짝 꽃을 피웠다. 등꽃이 필 무렵이면 어르신들은 시원한 나뭇그늘을 찾아 운동장으로 모여든다. 이 즈음이면 운동장 스탠드는 지역주민들의 휴식의 장소가 된다. 오늘 현재 60% 정도 개화했다.




운동장에 들어서자마자 꽃향기가 진동을 한다. 바람에 날린 꽃향기에 현기증이 날 정도다. 머리 위로 그늘을 드리운 등나무에 보랏빛 등꽃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등나무 그늘 아래에서 오수를 즐기던 어르신은 이렇게 멋진 운동장은 대한민국 땅 어디에도 없을걸. 대신 등나무는 집에 심으면 안 돼. 나무처럼 집안일이 꼬이거든.”하신다.






무주에는 등나무 운동장이 있다. 탄생 배경은 이렇다. 당시 무주군수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었다.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리는 공설운동장에 주민들의 참석이 저조했던 것.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늘이 없는 운동장에 장시간 앉아 있기 힘들다보니 주민들은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꺼려했던 것이다. 문제는 비용이었다. 예산만 많다면 고민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군수는 건축가 고 정기용 교수에게 고민을 토로하며 운동장을 보여줬다. 그래서 군수의 아이디어로 등나무를 심어 그늘을 만들고자 했다. 아이디어는 군수가 제공했고, 완성은 고 정기용 교수가 한 셈이다.





무주에는 건축가 고 정기용 교수의 작품이 여럿 있다. 리모델링한 무주군청을 비롯해서 적상면, 무풍면, 안성면, 무남면 주민자치센터, 그리고 천문과학관, 버스정류장, 진도리마을회관, 지금의 서창아트갤러리 등 무주의 대표 건축물 대부분이 그의 작품들이다. '무주프로젝트'란 이름의 건축물들은 무두가 자연과 인간의 교감과 감성을 일깨워 주는 작품들로 그의 저서인 '감응의 건축'을 통해 일련의 과정과 소회를 풀어냈다. 정기용 교수는 무주에서의 10여 년 동안 한 일 중에 가장 인상 깊고 감동적이었던 작품으로 등나무운동장을 꼽았다. 밋밋했던 공설운동장 스탠드에 등나무 덩굴을 올려 나뭇그늘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곳에는 지금 등나무 꽃이 한창이다.





정기용 교수는 설계를 하면서 자연적인 조화에 초점을 두었다. 첫째는 건축비용을 절감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어떠한 구조물이던지 식물이 초대되는 집이 아니라 '식물이 주인'이 되는 집이 되게끔 배려하는 설계다. 이 두 요소를 모두 충족하는 방법은 식물을 닮게 설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탄생한 지금의 등나무운동장은 자연스러운 조화가 느껴진다.





등나무운동장에서는 반딧불축제 개폐회식을 비롯한 무주의 대표적인 행사들이 열린다.





고 정기용 교수의 저서 '감응의 건축' 등나무운동장 편 마지막 글에는 서울에는 상암 월드컵경기장이 있고, 무주에는 세계에 단 하나 뿐인 등나무운동장이 있다고 마무리했다.





등나무운동장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렇게 좋은 관광자원을 꼭꼭 감춰두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무주를 홍보하는 소개책자 어디에도 등나무운동장에 대한 안내가 없다. 외지에서 찾아 온 지인들은 근처에 있는 미술관이나 문학관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등나무운동장을 보면서는 탄생배경과 함께 등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하곤 한다. 여긴 서울이 아니고 무주니까!

















등나무운동장은 무주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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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무주군 무주읍 당산리 1199-3 예체문화관 | 등나무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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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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