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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오지

정선 단풍나무골에서 만난 사람들

by 눌산 2010.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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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좋아 여행을 시작했고
그 사람으로 인해 자연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눌산은 언제나 사람 중심 여행을 합니다.
울산바위를 보기 위해 설악산을 가는게 아니라
그 울산바위 아래 사는 이들을 만나기 위해 간다는 얘기지요.

골 깊은 고장 정선에는 눌산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삽니다.
아마도 다 만나고 올려면 일주일은 눌러 앉아 있어야 할 만큼요.
그래서 소리소문없이 몰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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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오대천에서 20리 길을 들어가면 43년 전 귀순한 이 선생님 부부의 오두막이 있습니다.

선생님 부부는 있는 그대로 비춰지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많이 조심스럽습니다.
단지 이 땅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런 삶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빌딩 숲에서 아웅다웅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는 눌산이기에
간접적인 경험을 통해서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누구나 자연으로 회귀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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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생님의 고향은 개마고원입니다.
17살에 평양으로 가출을 했고
세계일주가 소원이라고 합니다.
아직도 그 꿈을 갖고 사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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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골의 겨울은 춥습니다.
눌산이 찾은 날도 영하 3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가 대단했습니다.
더구나 50cm 가까이 눈까지 내려 온 세상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이 선생님의 일과는 나무를 하고 군불을 지피는 일입니다.
겨울이면 나다니기 힘들기 때문에 거의 반복적인 생활을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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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피가 걸려 있습니다.

지은 지 100년 된 오두막은 아직도 건재합니다.
30년 전만 해도 이 오두막에서 13명의 식구가 살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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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님은 곱습니다.
12년 째 이 산중 생활을 하고 계시지만
아직도 고우십니다.
아마도 나뭇꾼의 사랑때문이겠지요?
선녀님 눈에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라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귀한 차를 내오셨습니다.

눌산은 20년을 길에서 살았습니다.
이런 작은 오두막의 꿈을 꾸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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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추운 곳이다 보니 뭐든 밖에 내 놓을 수가 없습니다.
다 꽁꽁 얼어버리니까요.

소박한 찬장, 가지런히 정돈 된 선녀님 방과 이 선생님이 명상을 즐기신다는 골방,
보고 또 보고 눈으로 가슴으로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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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생님이 보여줄 곳이 있다며 앞장섭니다.
우동골이라는 작은 골짜기입니다.
여름이면 목욕을 하고 산책을 하는 곳입니다.
그곳에도 화전민의 흔적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돌담과 묵은 밭들.
처절한 이 땅 민초들의 삶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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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도 좋으세요?^^
부디 건강하시고.
눌산에게도 한수 가르쳐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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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리지 않지만 눌산도 함께 사진 한장을 남겼습니다.
카메라를 몸에 끼고 다니는 사람이지만 사진 한장 제대로 없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꼭 남기고 싶었습니다.
모니터 바탕 화면으로 깔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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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함은 남기고 싶지 않았지만...
조만간 무주 나들이 하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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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생님 부부와 가까이 사는 소설가 강기희 님 인터뷰를 했습니다.
체인이 터져 오도가도 못할 상황에 강 선생님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음날 강 선생님 차가 시동이 안결려 도움을 드리고 싶었지만.
아직도 그 차는 그대로 서 있다는군요.
긴 겨울 건강하게 나시고.
또 뵙겠습니다.


'오두막의 꿈'이 이루어 지는 날 돼지 한 마리를 잡겠습니다.
커다란 가마솥을 걸고
항아리 가득 막걸리를 채워서
한바탕 잔치를 하겠습니다.
이것 또한 눌산의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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