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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오지

홍천 문암동에서 만난 2백년 된 귀틀집

by 눌산 2010.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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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산에서 살아오신 노부부가 계십니다.
어르신 내외가 사시는 곳은 강원도 홍천 문암동의 200년 된 귀틀집으로
눌산이 한창 오지를 여행하던 시절 여러번 갔던 곳입니다.
마지막으로 갔던 때가 7년 전 모 방송 촬영 차 갔었고
이번 방문 역시 방송 때문입니다.

"아직 팔팔해~"
"내 나이가 벌써 88이야. 88이니까 아직 팔팔하지~ ㅎㅎ"

아흔이 다 되가는 연세에 여전히 산을 타셨습니다.
젊은 사람들도 힘에 부치는 길도 없는 산비탈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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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였죠. 날씨가 확 풀려 눈구경하기 힘든 날씨였지만 문암동에는 아직 겨울빛입니다.
엉덩이가 가벼운 스타렉스는 세워두고, 덕분에 걸어서 올라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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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된 귀틀집입니다.
어르신은 '도꾸집'이라고 했습니다.
변변한 도구가 없던 시절 도끼 하나로 집을 지었다해서 그렇게 부른답니다.
도꾸는 도끼의 강원도 사투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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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으로 들어가면 200년 세월이 느껴집니다.
댓돌이며 닳고 닳은 문지방은 박물관에서도 볼 수 없는 귀한 보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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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이 산에 갈 채비를 하고 나오십니다.
관절염으로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 약초를 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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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연세는 86세입니다.
거의 걷지도 못했던 할머니는 온갖 약초를 드시고 많이 좋아지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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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를 신고도 산을 날아다니십니다.
평생 산에서 살아오신 어르신은 집보다 산이 더 편하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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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빨리 안오고 뭐해~~
눌산은 등산화 신고도 따라가기 힘들어요~~^^

어르신은 권총을 차고 계십니다.
뭐냐면요.
톱입니다.
손수 만든 톱 보관함 같은거죠.
안전을 위해, 또 손상없이 오래쓰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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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목표물은 겨우살이였습니다.
평생 산과 함께 살아오신 어르신은 이미 산이 되셨습니다.

눌산은 이런 분들을 진정한 산꾼이라고 말합니다.
7천 미터 고봉을 몇개 올랐다고 산꾼이 아니라는 얘기지요.
산악인은 산에 오른다고 표현하지만
산과 함께 살아오신 어르신은 산에 든다고 표현합니다.
등산(登山)과 입산(入山)의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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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은 집에 돌아오자 마자 군불을 지피십니다.
아침에 한번, 저녁에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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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은 할머니의 공간이겠지요.
가운데 작은 가마솥은 58년 전에 2,100원 주고 사신거라네요.
할머니가 봄에 고사리를 꺾어 팔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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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의 봄은 아직 멀었습니다.
화롯불 온기가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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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할머니의 보물창고입니다.
할아버지가 채취해 오신 약초를 말리고.
봄에 뜯은 산나물을 보관하는 곳이지요.
며눌취(금낭화), 고비, 참두릅, 개두릅 같은 나물이 가득합니다.
삶고 무쳐서 저녁에 밥상에 올려주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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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옵니다.
겨울비 치고는 많은 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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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신은 만능이십니다.
맥가이버도 울고 갈.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 좌식 변기를 만들고 계십니다.
뚝딱 하시더니 금방 만드시던데요.
눌산은 옆에서 폼만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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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그 산나물을 삶고 계십니다.
화롯불 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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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가이버도 울고 갈 어르신의 손재주는 많습니다.
아까 산에 갈 때 어르신이 매고 다니던 망태기를 만드실 모양인데요.
주루목이라고 합니다.
주루목은 심마니들의 은어로, 산삼을 넣는 망태기를 이르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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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 정도 저러고 앉아 계시더니 근사한 작품이 완성되었습니다.
모양도 예쁘다보니 탐내는 사람들이 많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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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똥도 울고 갈 멋진 작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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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설피라고 합니다.
눈이 많은 이런 산골에서는 필수품이죠.
신발 위에 겹쳐 신는 덧신의 일종으로 이걸 신고 눈위를 걸으면 발이 빠지지 않고 걸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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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산나물 밥상입니다.
아, 사진에 청국장이 빠졌군요.
눌산은 밥 두 그릇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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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사진을 찍어드렸습니다.


이곳에 가시면 방송을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tbs.seoul.kr/tv/newpro2.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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