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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

섬진강 도보여행 첫째날 <데미샘-원신암리>

by 눌산 2008.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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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의 섬진강 도보여행 기록입니다.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중략).......

저무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어디 몇몇 애비 없는 후레자식들이/

퍼간다고 마를 강물인가를.


시인 김용택은 蟾津江을 그렇게 질팍한 우리네 삶에 비유했다.


무엇이 그리 한스럽고 무엇이 그리도 그리웠던 세월이었을까,

우리 조상들은 그렇게, 그렇게 도랑이 강이 되고,

강물이 모여 바다로 흘러가 듯, 회한의 삶에 익숙했지만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삶을 살았었다.


전남북과 경남 삼도, 열두 개 군을 거치는

남도 오백리(212.3km)를 흐르는 섬진강,

그 섬진강의 대명사와도 같은 하동포구 80리 길에 익숙해 있어

섬진강의 속내를 들여다보기란 쉽지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 도로가 지나지 않는 상류는

교통이 열악해 찾기가 어려웠던 이유도 있겠지만

작은 도랑이나 계곡사이를 흐르다 너른 들판사이 탁 트인 시야의

섬진강 하류와는 같은 강이 아니라고 우겼는지도 모를 일이다.


1385년(우왕 11년)경 강하구를 침입한 왜구들을

수만 마리의 두꺼비가 울부짖어 광양 쪽으로 피해가게하여

이 때부터 두꺼비 섬(蟾)자를 붙여 蟾津江이라 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강마을 사람들의 영원한 터전이 되고 있는 섬진강의 속살을 찾아 떠난다.

 

 


데미샘 발원지가 있는 원심암 마을의 표지석
일기예보가 심상치 않다.
토요일은 그럭저럭 괜찮을 것 같은데,
일요일은 대단한 강풍을 동반한 푹우가 예상된다는...
토요일 이른 아침, 날씨는 흐리지만 시야는 좋다.
출발은 데미샘이 있는 원신암마을에서 부터다.

 

 

 

 

 


원신암 마을.
멀리 브이자 골짜기가 오계치다.
오계치를 넘으면 장수 와룡 자연휴양림,
좌측으로 선각산이 우측으로는 팔봉산이 감싸고 있고,
그 사이 데미샘이 있다.
그럼 이 작은 도랑이 섬진강? 그렇다.
이 작은 도랑이 강이되고, 바다로 흘러간다.

 

 

 

 

 


원신암 마을에 사는 아저씨 한분이 감자를 캐고 있다.

 

 

 

 

 








모두 일곱 가구가 사는 원신암 마을.
빈집이 더 많아 보인다.

 

 

 

 

 


마을 뒤로 이어지는 오계치가는 길에 만난 인삼밭.
인삼의 고장 진안 답게 군데군데 인삼밭이 많이 보인다.

 

 

 

 

 


여기도 저기도 온통 개망초 군락이다.
비온 후라 그런지 계곡물이 철철 넘쳐 흐른다.
입구에서 만난 작은 도랑이 섬진강의 시원이라는게 믿기지 않았지만
시원스럽게 흘러내리는 계곡을 보면 예사롭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개망초

 

 

 

 

 


달맞이꽃

 

 

 

 

 


산수국

 

 

 

 

 


각시붓꽃
바쁠 일 없다. 다 흔한 꽃이라지만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데미샘 입구, 그러니까 도로의 마지막부분에 팔각 정자가 있다.
데미샘은 이제 산으로 오른다.






낙동강에 이어 두번째 강행이어서 그런지 출발의 비장함은 덜하다.
뭐, 여유가 생겼다고나 할까.....
10년지기 65리터 배낭은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적당한 경사에 잘 다듬어진 데미샘 가는 길.
숲이 좋다. 주변 산이 다 도유림이란다.
관리가 잘된 느낌이 든다.

 

 

 

 

 














밖에서 본 모습과는 전혀 다른 원시림이다.
계곡의 물은 철철 넘쳐흐르고,
골에서 품어나오는  냉기가 서늘하다.

 

 

 

 

 


데미샘. 원신암 마을에서 3.1km.
너무 짧아 아쉬울 만큼 아주 예쁜 숲길을 올랐다.
오계치 마루금 바로 아래 돌더미에서 솟아 나오는 이 물이 섬진강의 시원이란다.
사철 마르지 않고 수정 같이 맑으며
이가 시리도록 차가우며 어떤 샘에서도 맛 볼수 없는 미묘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라고 데미샘 옆 표지판에 써있다.
섬진강 도보여행 시작합니다.라고 큰절로 고하고,
수통 가득 물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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