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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640

봄날은 간다. 봄인가 했더니 여름인가보다. 도심은 한여름이었다. 옷차림만으로는 그렇다. 산중은 여전히 봄인데 말이다. 눌산은 봄이 좋다. 꽃피고 새 우는 봄이 좋다. 제비꽃 피는 봄날은 갔다. 2012. 5. 2.
고사리가 풍년 올해는 고사리가 풍년인가요. 눌산이 찍어 둔 고사리 밭에 갔다 숨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얼마나 많은지 순식간에 쇼핑백으로 한가득 뜯었거든요. 보통 고사리하면 한줌만 뜯어도 많은건데 말입니다. 그것도 튼실한 A급들입니다. 눌산이 알고 있는 우리동네 고사리 포인트는 세 군데입니다. 하나는 온동네 사람들 공용이고요, 그래서 그곳은 안갑니다. 동네 할머니들 뜯어가시라고. 두 번째는 옆동네로 거리가 멀어 찾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부지런히 쫓아다니지 않으면 내 손에 들어오는게 거의 없는 곳이고, 또 한 군데는 지금 말리고 있는 저 고사리를 뜯은 곳인데요, 누군가 다녀간 흔적은 있지만 꼭꼭 숨겨진 곳이나 다름 없는 곳입니다. 바로 그곳에서 횡재를 한겁니다.^^ 두어 번만 더 뜯어면 한철 먹을거리는 할것 같습니.. 2012. 5. 1.
낚시를 하지 않는다. 대신 낚시꾼이 잡은 고기는 잘 먹는다. 회 귀신이니까. 낚시를 멀리하는 이유는 없다. 오래전 진동계곡에서 꺾지 낚시 몇번해본게 전부다. 아이들이 나무 막대기에 낚시줄을 매달아 잡아 올리는 모습을 보고 해봤더니 재미는 있었다. 별 맛은 없지만 팔뚝만한 열목어도 올라오고, 꺾지 맛은 괜찮았다. 복사꽃이 만발한 저수지에서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봤다. 나도 낚시를 배워볼까?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풍경이다. 2012. 4. 28.
아, 환장할 봄빛이여 비 개인 후 하늘빛이 예술입니다. 봄빛은 또 어떻고요. 사부작사부작 올라오던 연둣빛이 적상산을 점령해버렸습니다. 아, 말이 필요없는 환장할 봄빛입니다. 나흘만에 정상부근만 남겨두고 연둣빛이 가득합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겨울 옷을 입었는데, 날씨가 사람 정신없게 만드네요. 며칠 서울나들이 다녀왔더니 뒤란 당산나무가 낯설게 느껴질 정돕니다. 한동안 외면받던 저 자리도 사랑받을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한낮의 오수도 즐기면 됩니다. 사람은 자연에서 나는 것을 먹고 흙냄새 맡으며 사는게 당연한데 서울이라는 도시는 갈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참 낯선 땅입니다. 언제나 딴 세상입니다. 사람이고 자동차고 건물이고 다 모조품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촘촘히 들어 선 아파트 단지를 보면 진짜 사람 사는 집이 맞나 할 정도.. 2012. 4. 26.
봄의 속도는 시속 900m 제주도에 개나리가 피고 20일 정도 후 서울에서 개나리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제주도에서 서울까지는 위도로 4도 차이. 직선거리는 440km. 하루에 22km씩 북상한다고 볼때 20일 정도가 소요된다. 시간당으로 나누면 900m, 다시 말해 봄의 속도는 시속900m이다. 어린아이 걸음이다. 버드나무 이파리가 꽃처럼 피었다. 불과 이 삼일 차이다. 하루가 다르게 봄색은 짙어진다. 아차하면, 놓친다. 봄비에 뒤란 당산나무 이파리도 연둣빛이 확연해졌다. 손톱만한 저 녀석들도 며칠이면 무성해지리라. 적상산의 봄은 3분의 1쯤 차 올랐다. 초록빛이 완연해지면 마지막으로 감나무 잎이 나온다. 마당 한켠에 심어 놓았던 작약이 공사하면서 사라졌다 했더니 새순이 돋았다. 주먹만한 돌멩이가 움직이며 땅이 갈라지는 모습에 .. 2012. 4. 21.
방창(方暢) 방창(方暢) / 김용택 산벚꽃 흐드러진 저 산에 들어가 꼭꼭 숨어 한 살림 차려 미치게 살다가 푸르름 다 가고 빈 삭정이 되면 하얀 눈 되어 그산 위에 흩날리고 싶었네 2012. 4. 20.
뒤란에서 만난 봄 구석구석 봄이 스며 들었다. 마당에는 민들레가, 뒤란에는 광대나물, 종지나물, 머위, 현호색까지 피었다. 풀 한 포기만 봐도 신기해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종지나물, 종지꽃이라고도 부르는 미국제비꽃이다. 미쿡에서 건너온 외래종으로 무지막지한 번식력을 자랑한다. 이런저런 공사로 흙이 몇번 뒤집어 졌지만, 다 피고 나면 바닥에 쫙 깔릴 정도다. 점점 영역이 넓어진다. 빼꼼한 틈만 있으면 꽃을 피운다. 쌉싸름한 맛이 일품인 머위 꽃이다. 머위는 봄철 입맛 없을때 최고. 뒤란 계곡가에 현호색이 무더기로 피었다. 이 녀석을 보기 위해 한 시간을 달려 전주까지 갔었는데.... 줄기 속의 하얀 줄기가 국수 같아서 국수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곧, 하얀 꽃이 핀다. 창문너머로 보이는 버드나무에 연둣빛 물이 차.. 2012. 4. 15.
해발 500미터까지 올라 온 봄 무주의 봄은 늦다. 이제 산수유꽃이 한창이다. 비교적 바람을 타지 않는 읍내 벚나무도 이제 막 피기 시작했으니까. 적상산 자락 해발 500미터에 자리한 '언제나 봄날'에도 봄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파릇한 새싹이 돋고, 마당 한가운데 콘크리트 더미 속에서 민들레가 꽃을 피웠다. 몇해 전 마당을 콘크리트로 덮어 버렸다. 그 전에는 온통 민들레 밭이었는데... 비에 쓸려 내려가는 잡석을 감당 못해 한 일이지만, 새생명은 그 속에서도 꽃을 피운다. 고들빼기다. 등산 온 아주머니들이 환장하고 뜯어가던 그. 마당 한켠에 광대나물이 피었다는 건 야옹이 때문에 알았다. 향기가 좋았는지 꽃냄새를 맡고 킁킁 거린다. 저 아래 금강은 연둣빛이다. 물 오른 나무들이 좋아 어쩔 줄을 모른다. 꿈속에서도 만나고 싶은 봄볕이 아니.. 2012. 4. 14.
늙은, 얼레지 일주일만에 다시 찾은 얼레지밭. 이 땅의 미래를 보는 듯하여 가슴이 아프더이다. 2012.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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