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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마을147

꿀벌생태전문가 황반장이 사는 하조마을 지난 9월 무주 머루축제장에 갔다 우연히 만난 '꿀벌생태전문가 황반장'. 독특한 외모에, 듬직한 체구, 평범하지 않은 분위기에 끌려 명함을 한 장 얻어 왔다. 눌산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하고는 놀지 않는다.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사는 사람은, 일단 재미가 없거든. 그럼? 소외(?)되고 불우(?)한 아웃사이더들하고 만 논다. 그런데 말이다. 뭔가 통했다는 느낌이 드는 건. 요즘 취재 중인 '귀농귀촌 소식지' 담당자가 마침 황반장을 취재해 달란다. 황반장이 사는 곳은 가까운 하조마을, 무주리조트 가는 길목에 있는 마을이다. 그래서 갔지. 약속시간 30분 전에 도착했다. 때 맞춰 황반장에게 전화가 왔다. 우체국에 택배부치고 금방 온다고. 그렇게 마을 한 바퀴 돌아 볼 여유가 생겼다. 찬란한 리조트가 코 앞에 .. 2013. 10. 2.
[산이 좋아 산에 사네] 농촌 대안교육을 위해 ‘자연’을 선택한 부부 농촌 대안교육을 위해 ‘자연’을 선택하다. 충북 영동 물한리 신상범 김희정 부부 최악의 여름이었다. 최장 기록을 경신한 장마와 그 뒤에 찾아 온 폭염으로 모두가 지쳤다. ‘풀이 죽었다’는 말이 실감나는 여름이었다. 산과 계곡마다에는 여전히 더위를 피해 찾아 든 사람들로 가득하다. 예부터 물 좋기로 소문난 충북 영동의 물한계곡 역시 예외는 아니다. 물이 차다(寒)는 의미의 물한리로 접어들자 골골마다에는 형형색색의 텐트들이 보이고, 나뭇그늘 아래에는 느긋한 오수를 즐기는 이들이 한 자리씩 차지하고 앉아 있다. 산이 높고 골이 깊은 만큼 더위를 피하기에는 더 없이 좋아 보인다. 자연으로 돌아가자던 부부는 ‘通’했다. 백두대간 삼도봉과 민주지산, 각호봉이 부챗살처럼 둥그렇게 감싸고 있는 물한리에서 참 괜찮은 부.. 2013. 9. 13.
물봉선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었다. 무주 부남면의 산골마을을 찾아가는 길이다. 어깨로 카메라의 묵직함이 느껴진다. 낯설지 않은 이 느낌, 괜찮네. "네비 필요없어~ 우리집은 네비에도 안떠~" 네비게이션에도 안 뜨는 마을이라니. 그래도 주소를 찍고 출발했다. 휑한 골짜기 한가운데서 들리는 네비양 목소리.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거짓말. 대신, 물봉선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그러고보니 네비양은 물봉선을 좋아하나보네. 길은 감으로 찾는다. 네비가 없던 시절에 지도를 보면서 찾아다녔던, 동물적인 감각은 여전히 살아있었어. 물봉선이다. 며느리밑씻개, 고마리도 보인다. 네비양 덕분에 손가락 운동 좀 했다. 2013. 9. 12.
[이색마을] 함양 거기마을 경상남도 함양 해발 500m 산꼭대기 거기(居起) 마을 대전-통영 고속도로 서상IC를 나와 안의 방향으로 달린다. 이 길은 함양의 '선비문화'를 만날 수 있는 '정자탐방로'가 화림동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길이다. 먼 옛날 한양으로 과거보러 가던 영남의 유생들에게 남덕유산 육십령은 큰 고비였다. 높이 1507m나 되는 산 길을 60리나 걸어서 넘어야 했다. 화림동 계곡은 육십령 바로 아래에 있다. 선비들은 험한 고개를 넘기 전 화림동의 정자에 앉아 탁배기 한 사발로 목을 축였을 것이다. 함양에는 지금도 옛 선비가 풍류를 즐겼던 정자와 누각이 100여 개나 남아 있다고 한다. 이 정자와 누각을 엮어서 만든 길이 '선비문화탐방로'로 1구간 '정자탐방로'와 2구간 '선비탐방로'로 나뉜다. 화림동 계곡을 따라가다.. 2013. 7. 26.
정선 민둥산 아래 발구덕마을 간만에 강원도 속살을 더듬고 왔다. 깊은 오지를 찾을 만큼 시간의 여유가 없어 대충 겉만 핥고 왔다. 그나마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나에게 오지는 비타민이다. 먼 길을 운전한 피로도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 순간 만큼은 세상의 모든 흐름이 멈춘다. 억새로 유명한 민둥산 아래 발구덕 마을에 올랐다. 산 중턱에 있으니 올랐다는 표현이 맞다. 움푹 페인 구덩이가 8개라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마을 주민들은 팔구뎅이라고도 부른다. 참 독특한 지형인데, 여기서 지리 공부 좀 하자. 위에서 보면 깔대기 모양의 분지가 여기저기 보인다. 학자들은 발구덕마을에 이렇듯 구덩이가 많은 이유를 '아래에 석회암 동굴이 있어 지표면과 통한 굴을 통해 흙이 자꾸 빠져 나가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런 지형을 전형적인 .. 2013. 7. 22.
경상북도 봉화 '눌산' 눌산(訥山)을 필명으로 쓰고 있다. 아주 오래전 여행하다 만난 강원도 인제의 작은 암자에 계시는 스님이 주신 이름이다. "오십 넘어서 써~" 하시면서." 눌산의 의미도, 오십 넘어서 써야 하는 이유도 묻지 않았다. 무주에 살게 되면서 부터 눌산을 필명으로 쓰고 있다. 오십 넘어서 쓰라는 당부는 어겼지만, 눌산을 쓰고 부터 달라진 점이 너무 많다. 그리 나쁘지 않더란 얘기다. 그래, 좋은 이름이구나 생각하고 산다. 나름대로 생각한 눌산의 의미는 이렇다. 말 더듬을 눌(訥), 뫼 산(山). '산 처럼 묵묵히 살아라.'는 의미가 아닐까... 즉, '입다물고 조용히 살아라'는 얘기다. 무주에서 6년 살면서 그렇게 살았다. 아니,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다. 이 펜션 때문에 블러그는 운영하고 있지만, 사실 소통은 최.. 2013. 7. 16.
[산이 좋아 산에 사네] 경상북도 영양 노루목 김병철 김윤아 부부 ‘어느 날 갑자기’ 시작 된 산골생활, “잘했다” 경상북도 영양 노루목 김병철 김윤아 부부 때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예년에 비해 일찍 시작된 더위가 한여름 못지않다. 이런 날에는 골짜기 깊숙이 들어가 한 사 나흘 하릴없이 빈둥거리다 오고 싶은 마음이다. 때 마침 지인을 통해 알게 된 경상북도 영양의 어느 오지마을을 향해 달렸다. 산세가 강원도 못지않은 영양은 우리나라에서 교통이 가장 열악한 곳이다. 덕분에 때 묻지 않은 자연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일월산 자락 심산유곡에서 흘러 온 청정옥수가 사철 넘쳐흐르는 골짜기에 7년 전 서울에서 귀촌한 젊은 부부가 산다. 중요한 것은 내 마음이다. 어느 날 갑자기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산골생활을 시작 한 김병철(44) 김윤아(39) 부부를 만났다. 그들이 사는.. 2013. 7. 10.
살고 싶은 집 "눌산은 허름한 집에 살아야 될 팔자야." 오래전, 뭐 좀 볼 줄 안다는 지인이 내게 해 준 말이다. 거의 쓰러져 가는 70년 된 화전민의 오두막에 살 때였다. 그 곳에 있는 내가 가장 행복해 보였단다. 생각해보면, 그 오두막 생활 3년이 내게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지인의 말 처럼 내 인생 최고의 시간이기도 했다. 뭐랄까, 한마디로 설명은 어렵다. 그냥, 좋았다. 산에서 흐르는 물을 먹고, 그 물로 알탕을 하고, 지천으로 널린 산나물을 먹고 살았지만, 딱히 불편하다거나 부족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다. 지금도 그 오두막 생활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경상북도 영양의 어느 오지마을이다. 대부분 빈집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 진다. 갑자기 비포장도로가 나타나더니 휴대폰은 먹통이 .. 2013. 6. 4.
[산이 좋아 산에 사네] 전라남도 곡성 비봉마을 해암요(海岩窯) 곡성 비봉마을 첩첩산중에서 찻사발 빗는 도예가 장갑용, 김춘화 부부 섬진강과 보성강, 두 강이 만나는 전라남도 곡성 압록마을에서 18번 국도를 타고 보성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 길은 사철 여행자들로 봄비는 섬진강 쪽 17번 국도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강 한가운데 수초가 자라고, 군데군데 모래톱이 자리 잡았다. 참 촌스러운 풍경이다. 생각해 보니 옛날에는 강의 모습이 다 이랬다. 보성강뿐만이 아니라 아직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강마을 풍경 또한 오래전 모습 그대로다. 강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산골마을 풍경이 펼쳐진다. 협착한 골짜기 사이로 흐르는 강이, 그나마 숨통 역할을 할 뿐이다. 이색적인 집 짓고 삶의 터전 옮겨 온 부부 전라남도 곡성군 죽곡면 유봉리 비봉마을은 ‘골짝나라‘ 곡성에서도 오지로.. 2013.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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