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을-오지

(111)
구례 현천마을 산수유꽃 한 발자국만 떨어져서 보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구례 산동하면 산수유꽃으로 유명한 곳. 산수유 축제가 열리는 지리산 온천과 상위마을 부근은 전국에서 몰려든 상춘객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하지만 지리산 온천 맞은편 현천마을은 비교적 한가하다. 상위마을 못지 않은 근사한 경치를 갖고 있지만 아직은 덜 알려진 덕분이다. 현천마을을 한눈에 만날 수 있는 곳에서 바라 본 풍경. 멀리 보이는 산은 견두산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산수유 나무. 현천마을 바로 옆 마을에 있다. 지리산을 만나려면 한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 봐야 한다. 현천마을이 바로 그런 곳이다. 장쾌한 지리산 서북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색의 향연, 악양 평사리의 春 노란 유채꽃과 초록의 보리밭, 그리고 연보라빛 자운영으로 물들인 악양의 봄은 총 천연색이다. 한산사에서 내려다보는 악양들판. 청보리밭과 자운영의 조화가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낸다. 가운데 소나무 두 그루는 일명 부부송. 아마 사진가들이 붙인 이름이 아닌가 싶다. 근동에서 이만한 들판을 찾아보기 힘들다. 악양 들판의 끝은 회남재(回南峙)로 남명 조식과 깊은 연관이 있다. 살만한 곳을 찾아 지리산을 무려 열여섯 번이나 올랐다는 그가 회남재에 올라 악양들판을 내려다며 물이 섬진강으로 곧바로 빠지는 형국으로 길지가 아니라 하여 돌아선 데서 유래한 지명이 바로 회남재인 것이다. 소설 '토지'와 드라마 '토지'로 인해 악양은, 특히 평사리는 섬진강을 찾는 이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단골 코스가 되었다. 마을..
순천 향매실 마을 광양의 매화마을에 비해 훨씨 더 내륙에 속하는 순천의 향매실마을의 매화꽃은 열흘 이상 늦게 핀다. 매화꽃하면 섬진강변 매화마을을 먼저 떠올리지만 사실은 순천의 향매실마을이 광양보다 세 배는 더 큰 규모다. 향매실마을의 본명은 계월(桂月)마을. 농가 주민 대부분이 매화나무를 재배한다. 섬진강 매화꽃에 밀려 주목은 받지 못하지만 규모로나 분위기로나 절대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 때 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훨씬 보기 좋다. 광양의 매화마을에 비해 편의시설은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전형적인 남도의 농촌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계월마을 뒷 산을 넘으면 순천시 월등면 복사꽃마을이다.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매화꽃과 복사꽃이 연거퍼 피어난다. 계월마을은 앞뒤로 바랑산(620m)과 문유산(688m),..
아내 몰래 숨어 들어가 살기 딱 좋은 곳 / 강원도 평창 문희마을 '육지 속의 섬' 강원도 평창 문희마을과 절매마을 저에게 동강은 천국이었습니다. 한때였지만요. 더없이 아름답고. 지친 몸 편안히 쉴 수 있었던 안식처이기도 했습니다. 줄배 없인 꼼짝달싹 할 수 없는 '육지 속의 섬'과도 다름없는 오지 중의 오지였지요. 지금은 대부분 다리가 놓이고 길은 반듯하게 포장이 되었습니다. 그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강 건너 마을이 문희마을과 마주 보고 있는 절매(折梅)마을입니다.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하는 여인이 있다면. 그 여인과 몰래 숨어들어가 살기 딱 좋은, 그런 곳이죠. 한때 동강 지킴이로 알려진 정무룡 씨가 사는 절매마을이다. 영락없는 '육지 속의 섬'으로 저 철선이 아니면 꼼짝달싹 할 수 없는 갇힌 신세가 된다. 강원도 평창군 미탄(美灘) 면소재지에서 42번 국도 정..
삼십리 골짜기 끄트머리에서 만난 '사람의 마을' <강원도 인제 연가리골> 조상들의 삶을 가장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곳이 어디일까. 아마 오지마을이 아닌가 싶다. 현대 문명과는 동떨어진 자연에 가장 가까운 삶을 영위하는 곳 또한 오지마을이라 할 수 있다. 핸드폰도 필요 없고, 컴퓨터도 필요없는 이 땅의 속살을 찾아가 본다. 눈 녹은 물이 흐르는 연가리 계곡에서 만난 돌단풍 새순 하늘과 맞닿은 골짜기 끄트머리에 사람의 마을이 있었다. 연가리골은 유독 산세가 부드럽다. 인접한 아침가리 곁가리 명지거리 모두가 걸출한 산봉우리를 머리에 이고 있지만 연가리골의 끝은 백두대간 주능선이 지난다. 정상은 따로 없지만 해발 1천m를 오르내리는 백두대간 주릉이 휘감고 있어 골이 시작되는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맞바우 마을부터 시작해 끝이 나는 백두대간 주능선상까지 오르막을 느낄 수..
하늘과 맞닿은 지리산 자락의 오지마을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골 깊은 산자락에는 어김없이 사람의 마을이 있습니다. 하늘과 맞닿은 곳. 더이상 오를 수 없는 산꼭대기 오지마을을 찾아갑니다. 산으로 오릅니다. 길은 하늘금과 맞닿은 사람의 마을에서 끝이 납니다. 산꼭대기 오지마을에도 봄은 찾아왔습니다. 산자락 빼꼼한 틈이라도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산수유 나무가 심어져 있고. 돌담을 층층이 쌓아 올린 다랭이 논은 농부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첩첩산중에도 봄 기운이 완연합니다. 산과 농토의 경계에는 산수유꽃이 피었습니다. 경계와 구분의 차이를 느껴봅니다. 오지마을이 다 그렇듯. 이곳 또한 물이 좋습니다. 눈 녹은 물이 흘러 철철 넘치는 계곡에는 바람을 만난 버들강아지가 춤을 춥니다. 이런 오지마을에 범죄가 있을리 없지요. 산에 살때 "무섭지 않아요?"..
전기 없는 오지마을을 가다. 대한민국 땅에 전기없이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얼마전 티브이를 보니 도서 벽지의 200여 가구가 전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지만. 현실이다. 마을까지 가기 위해서는 이런 길을 1시간 이상 걸어야 한다. 승용차로는 절대 불가. 문제는 저런 개울을 마을까지 딱 열두 번을 건너야 한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당연히 고립되기 일쑤. 하지만 상류이다 보니 물은 한나절이면 빠진다고. 계곡은 주민들에게 유용한 식수원이자 다양한 생활 공간이다. 도시인에게 있어 욕실과도 같은 존재랄까. 오후 3시. 해는 이미 서산으로 기울었다. 산 깊은 골짜기다 보니 하루가 짧다. 설마 설마했는데. 그곳에도 사람이 산다. 그 깊은 골짜기 끄트머리에. 저녁 군불지피는 중이다. 전기도. 전화도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