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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640

용담호 18시 44분 멋진 풍경을 만났을때, 카메라부터 잡는다. 사진하는 사람이라면 습관처럼 말이다. 하지만, 눈으로 보는 맛이 더 좋더란 얘기다. 굳이 사진이 아니더라도..., 가슴에 담는 풍경이 더 오래간다. 언제나 봄날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용담호의 붉은 호수를 만났다. 손바닥 만한 카메라에 담았다. 더불어 가슴 깊숙히 담았다. 2012. 9. 16.
여름 가고, 가을 온다. 한낮 햇살은 여전히 뜨겁다. 하지만 바람이 다르다. 여름 가고, 가을 왔다. 동네 아저씨들이 남의 집에 와서 뭔가를 열심히 찍고 있다. 아마도 사마귀나 곤충 종류인듯. 저 아저씨들 뭐하는 거지? 그것도 남의 집에서 말이야. 아저씨들 누구쎄요??^^ 녀석들의 어김없는 기상시간은 오후 5시. 잠이 덜 깬 다롱이는 야옹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고. 자기 자리를 빼앗긴 야옹이 역시 꾸벅꾸벅 졸고 있다. 동네 냥이들과 또 한바탕 했는지 얼굴에는 상처 투성이다. 여름 갔다. 힘내라~ 가을은 역시 수확의 계절이다. 무주총각의 계절이기도 하지. 때이른 잣을 주워다 열심히 까는 중이다. 올 겨울에도 잣죽 실컷 먹을 수 있겠다.^^ 2012. 9. 3.
TV 없는 펜션, 무주 언제나 봄날 펜션이라 하지 않고, 여행자의 집이라 부르고 싶었던 이유는, 말 그대로 휴식의 공간이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홈페이지도 만들지 않았고, 블러그 하나로 운영했던 이유도 그렇습니다. 광고를 통한 운영은 제가 바라는 공간을 만들 수 없다는 생각에서죠. 방마다 놓인 TV를 없애버렸습니다. TV 없는 펜션이라니?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제가 사실 실험 정신이 좀 강합니다. 15년 전에 유료 여행사이트를 운영한 것도 그렇고, 홈페이지 없는 펜션 운영을 시작한 것도 그렇습니다. 이제는 있는게 기본인 TV도 없앱니다. 하룻밤 TV 안본다고 세상이 바뀌진 않습니다.^^ TV가 없는 대신 머무는 동안 읽을 수 있는 책을 빌려 드립니다. 사랑방 책장에 책을 더 채워 놓겠습니다. 더불어 눈부신 아침과, 한낮의 고요와,.. 2012. 8. 20.
닮아 간다. 다롱이는 야옹이를, 야옹이는 눌산을. 닮아 간다. 걷고 뛰는 모습에, 산책 길에 나선 걸음걸이까지. 다롱이 얘기다. 하나부터 열까지 야옹이를 닮아 간다. 야옹이는 이미 눌산을 닮아 가고 있었다. 한 식구니까. 야옹이와 다롱이는 하루 종일 저러고 논다. 눌산은 저 녀석들 노는거 보고, 놀고.^^ 2012. 8. 18.
펜션 주인의 여름 지독한 감기로 여름을 나고 있다. 콧물과 기침이 시작된지 2주가 넘었다. 평생 처음 감기 때문에 병원을 두 번이나 찾았고, 술 마시면 절대 안된다는 의사의 권고가 있었는데도, 술 때문에 감기는 더 지독해졌다. 이제, 여름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감기도 함께... 무주에서 2박3일을 보낸 무늬만학교 아이들의 선물이다. 하필 지독한 감기와 싸울때 찾아 온 친구들이라 많이 미안하다. 별로 신경도 못써줬는데, 귀한 선물까지 남기고 갔다. 네팔 차와 목걸이, 손수 쓴 편지까지. '사람과 자연'을 함께 얘기하며 보낸 그 시간이 아쉽다. 좀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말이다. 함께 걸었다면 더 좋았을걸... 알지? 아저씨 마음^^ 마침 부산 팀들이 뭉쳐 한잔 나눌 수 있었던 한의원 원장님은 문틈에 편지와 .. 2012. 8. 17.
비 개인 후, 맑음 더웠다.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평생 이런 더위는 처음이다. 산골 날씨가 영상 35도를 웃돌았으니 말이다.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리더니, 이제 제 날씨를 찾았다. 한낮은 여전히 30도를 오르내린다지만 해가지면 선선한, 산골 날씨다. 언제나 그 자리. 다롱이 녀석이 호시탐탐 노리는 야옹이 자리다. 저 자리에 있을때, 가장 야옹이 답다. 먹구름이 오락가락 하지만 간만에 맑은 하늘빛이다. 뒤란 계곡물 소리가 들린다. 봄부터, 아니 지난 겨울부터 시작된 가뭄은 이제야 끝이 난 것 같다. 여름도 곧 떠나겠지? 그렇지, 야옹아? 2012. 8. 14.
금강의 아침 여행은 아침이다. 좀 더 부지런하면 뜻하지 않은 풍경을 만나고, 평생 잊혀지지 않는 추억을 만들 수 있다. 관광과 여행의 차이다. 펜션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금강마실길이다. 언제나 멋진 풍경을 만들어주던 아침안개는 부족하다. 요즘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지 않은 탓이다. 걷는 자와 래프팅 인파로 가득한 금강마실길 잠두마을이다. 새벽 금강은 침잠(沈潛)의 시간이다. 이 맛에 간다. 알싸한 새벽공기 맞으며 커피 마시러. 금강마실길 구간 중 이 여름에 가장 걷기 좋은 구간이 바로 잠두마을 건너편 길이다. 왕복 두 시간 이내. 짧지만 속이 꽉찬 길이다. 숲 그늘과 느리게 흐르는 금강을 보면서 걷는다. 저 정자 위에 텐트 치면 딱이다. 하지만 올라가지 못하게 문을 걸어 잠궈놨다. 6월 반딧불 축제 기간 중 .. 2012. 8. 7.
야옹이를 닮아가는 다롱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녀석들이다. 형제냐고, 부자지간이냐고들 묻는다. 아니다. 아무 관계도 아니었다. 지금은 식구다. 한 밥그릇을 공유하는. 야옹이와 다롱이 얘기다. 다롱이가 이 집에 온지 50일 됐다. 한마디로 급성장했다. 채 한 뼘이 안되는 탁자 위에도 못 올라가던 녀석이 이제는 높이와 상관없이 오르내린다. 이제는 야옹이 자리까지 차지했다. 다롱이는 선천성 꼬리 기형이다. 태어나면서부터 꼬리가 굽어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난간에 걸터 앉은 모양새가 영 불편해 보인다. 야옹이의 안정적인 자세와는 많이 다르다. 저 자리는 야옹이 자리다. 오후 5시면 어김없이 올라가 앉는. 이제는 다롱이 차지가 됐다. 사료도, 가장 좋아하는 통조림도 양보하는 야옹이다. 자리까지 내주고 이제는 그 자리에 앉아 있는 다롱이.. 2012. 8. 5.
山中의 아침 고요와 침묵이 흐른다. 오직 자연의 소리 뿐, 산중이 아침이 열린다. 말 없는 침묵 속에서도 소통할 수 있는 나무와 풀과 돌과 산새와 바람이 있는 산중의 아침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의 짜릿함이다. 산에 사는 이유이기도 하다. 십 수 년 전의 기억이 꿈에 나타났다. 사라진 기억으로만 알았던 일들이 스쳐지나간다. 보자, 그것은 악몽이 아니었구나. 성장통이었어. 2012.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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