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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640

비오는 날 소소한 풍경, 그리고 횡설수설 해당화. '해당화 피고 지는 섬마을에~' 못부르는 노래지만. 이리 곱게도 핀 해당화를 보니 괜히 흥얼거려 봅니다. 뭐. 술 한잔 하면 곧잘 부르긴 합니다. 저 딴에는 그런대로 부른다고 생각하지만. 듣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더군요. 이미 음치로 소문난 걸 보면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노래방 가 본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철쭉꽃. 해당화는 남도에서는 흔히 만날 수 있는 꽃입니다. 강원도 동해안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보기 힘든 꽃이 되버렸습니다. 한때 자주가던 작은 포구가 있습니다. 주문진에서 양양 방향 7번 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광진리란 곳이 있지요. 휴휴암이란 표지판을 따라 좁은 골목길을 들어가면 여느 부잣집 마당 만한 바다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름하여 '큰바다마을'.. 2008. 5. 21.
기차길 단상 역마을에서 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덕분에. 기차소리는 친숙합니다. 매년 봄이면 기차를 타고 구례구역을 거쳐 쌍계사 벚꽃놀이를 갔습니다. 5월 단오날이면 남원 춘향제를 보러갔고. 엄마 손을 잡고 곡성장, 순천장을 보러 다녔습니다. 곡성중학교에 입학을 하고. 딱 한 달간이었지만 기차 통학도 했습니다. 기차길은 산으로 들로 강으로 나가는 지름길이기도 했고. 때론 놀이터가 되고, 학교를 오가는 길이기도 했습니다. 어스름한 저녁 무렵이면 개구쟁이들은 철로에서 만나 모종의 모의(?)를 하기도 했고. 그렇습니다. 수박이나 닭서리 같은 대형(?) 모의는 주로 기차길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따금 지나가는 기차소리는 쥐도 새도 모르게 거사를 진행하는데 제격이었으니까요. 그렇다고 그 모의가 성공한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다음.. 2008. 5. 13.
소(牛)의 눈물 소도 눈물을 흘린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송아지가 팔려가는 모습을 보는 어미소.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린다고 합니다. 사진은. 지난해 완주 소싸움대회 모습입니다. 승부욕이 강한 소도 있고. 잔머리를 굴리며 요리조리 피하다 뒤통수를 치는 녀석도 있습니다. 승부욕이 강한 소가 싸움에서 지면 울분을 토합니다. 씩씩거리는 모습이 꼭 우리네 사람을 닮았더군요. 소싸움은 박진감이 넘칩니다. 긴장과 파워, 소들의 심리를 읽고 전하는 진행자의 맨트에 관중은 흥분합니다. 하지만. 소들의 눈을 보면 승패에 따라 기쁨과 슬픔이 교차합니다.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소나. 팔려가는 송아지를 보는 어미소의 눈 처럼 말입니다. 소싸움은 동물학대가 아니라고 결론이 났다고 합니다. 여기서 그걸 논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 2008. 5. 1.
오두막의 꿈 누구에게나 어릴 적 꿈이 있습니다. 제게도 몇 번의 변화는 있었지만. 꾸준히 변치 않고 간직해오고 있는 작은 꿈들이 있습니다. 대게는 이루었다고도 할 수 있고, 현실에 맞게 일찌감치 접어 둔 꿈들도 있습니다. 오두막 가는 길 막연히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꿈도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대통령이 되고 싶었고, 그 담에는 아마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의사도 되고 싶었고, 넓은 세상을 맘껏 여행할 수 있을 것 같아 트럭 운전사가 되고픈 적도 있었습니다. 트럭 운전사의 꿈은 아직 포기 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는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고 트럭을 운전할 날이 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홀로 여행도 하게 되고, 생각의 폭이 넓어진 고등학교를 입학할 무렵부터 지금까지 간직하며 이루지 못한 꿈이 있습니다. 손수 오두막.. 2008. 4. 29.
답은 자연이다! 국어사전에는 자연(自然)을 '사람의 손에 의하지 않고서 존재하는 것이나 일어나는 현상 (산 강 바다 동물 식물 비 바람 구름 따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 반대는 인위(人爲)가 되겠다. 그렇다. 자연은 사람의 손에 의하지 않고도 존재한다. 우리가 자연을 이야기할 때 순수 그 자체를 인정하기에 자연은 인간이 돌아갈 근원적인 안식처와도 같은 곳이다. 우리 인간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 사람이 곧 자연인 것이다. 사회가 복잡 다변화되면서 음식 문화가 바뀌긴 했지만 조상들의 음식문화는 요즘 우리가 떠들고 있는 자연식이었다. 조미료가 어디 있었겠으며, 가공 식품이란 더욱 있을 수가 없었기에 저장 방식이 발전했던 것이다. 콩에서 단백질을 섭취했고, 지역적인 편차는 있겠지만 저장이 어려운 여름철을 위.. 2008. 4. 29.
이장님 댁 검둥이가 낳은 새끼 여덟마리 란 영화를 아실겁니다. 손자와 할머니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을 울렸지요. 이 영화를 촬영한 곳은 충청북도 영동의 궁촌리란 곳입니다. 이곳에서 평생을 살아오신 김을분 할머니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많은 마을 분들이 직접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이 마을의 이장님 댁 검둥이가 강아지 여덟 마리를 낳았습니다. 지독히도 주인을 따르는 녀석인데, 남의 집을 제집 드나들 듯 하면서 자기 집에는 얼씬도 못하게 하는 별로 맘에 안 드는 녀석이지요.강아지들은 다행이도 검둥이를 닮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이장님 빤쮸 쟁탈전까지...^^ 2008. 4. 28.
1,000원 받아가세요. 잘못 받은 돈이라면 주인을 찾아 돌려주는게 당연한 일이데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을까요. 시골마을 구멍가게 유리문에 붙은 이 한 줄의 글이 참으로 마음을 흐뭇하게 만듭니다. 강원도 양양에서... 2008. 4. 25.
등산(登山)과 입산(入山)의 차이 옛날 우리 조상들은 등산(登山)이란 말 대신 입산(入山)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한 글자 차이지만 그 의미는 하늘 만큼 땅 만큼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건 현대인들이 산을 정복의 대상으로 삼는 것과는 달리 조상들은 자연과 더불어, 자연의 그늘 아래 무한한 혜택을 받으며 살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렇다고 현대인들은 자연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가? 아닙니다. 곧, 조상들과 현대인들이 쓰는 표현의 차이는 자연에 대한 배려하는 마음의 차이인 것입니다. 자연이 정복의 대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등산이 스포츠의 일종이 되고 산악 마라톤이니, 종주니 하며 기록 경기화 되가는 이 시대의 산에 대한 자세는 분명 조상들의 낮은 자세와는 다른 것입니다. 산을 오를 때와 산에 들 때의 느낌은 다릅니다. 정복의 대상으로 삼는다.. 2008. 4. 25.
바람난 벚꽃이 떠난 자리 그러고보니 제목이 너무 거창하네요. 한물 간 벚꽃 소식을 올리자니 멎쩍어서 그랬습니다.^^ 지금쯤이면. 흐드러지게 만발했던 벚꽃이 바람을 만나 떠난 자리에는 파릇한 이파리가 돋아나고 있겠지요. 전라북도 완주군 소양면 송광사 벚꽃길입니다. 저 어르신은 막걸리 한잔에 기분이 좋으셨는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자전거를 따라가고 계십니다.^^ 봄바람 탓인가요? 마냥 좋습니다. 보기만 해도 배부르구요. 오늘 밤 저 분들 식탁엔 구수한 냉이 된장국이 오르지 않을까.... 우리 어무이들도 봄나들이 나오셨네요. 쫌만 더 걸어가시면 막걸리집 있어요~~~^^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요. 축제다 해서 가보면 어김없이 만나는 풍경들이 있죠. 포장마차 음식점들입니다. 팔도 음식이 죄다 모인 곳이죠. 근데요. 그 팔도 음식이라는게. 팔.. 2008.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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