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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칼럼128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3 / 충남 홍성·경남 의령 “뭐 볼 거 있다고 여까지 왔능교?” 소읍 기행 취재를 하면서 만난 대부분의 지역 사람들의 반응은 이랬다. 유명 관광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행하기 좋은 철도 아닌데, 취재할 만한 게 뭐 있겠냐는 식이다. 상권은 대부분 전국 어디에나 있는 체인점들이 점령을 했고, 골목과 낡은 주택이 있던 자리에는 아파트가 들어섰다. 구멍가게는 편의점으로 바뀌었고, 5일 장터에는 현대식 마트가 들어앉아 도시의 흉내를 낸다. 하지만 변화의 물결 속에 여전히 수십 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너무나 익숙하여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고, 그래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이 시대의 자화상을 담고 있는 소읍 기행 세 번째는 충남 홍성과 경남 의령이다. 천년 역사의 고장으로 떠나는 시간여행, 충남 홍성 충남.. 2017. 1. 3.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2 / 충북 옥천·전북 정읍 시속 300km로 달리는 KTX도 모자라 이제는 ‘달리는 일등석’이라는 프리미엄 고속버스가 등장했다. 속도만으로는 만족이 안 되는 세상이다. 최소한 프리미엄급 정도는 되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와중에 쇠락해가는 소읍 이야기를 하자니 민망해질 법도 하다. 하지만 속도나 편리함만을 추구하다가 놓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대부분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작고, 낡고, 깊은, 소읍의 뒷골목으로 떠나고자 한다. 소읍 기행 두 번째는 전북 정읍과 과 충북 옥천이다. 향수 30리길에서 만난 늦가을 풍경, 옥천 가는 날이 장날이다! 5일과 10일 열리는 옥천 오일장은 근동에서 가장 큰 장이다. 뻥이요~ 소리와 함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옥천 읍내를 가로지르는 금구.. 2016. 12. 7.
[산사랑] 손수레 끌고 도보여행 다니는 곶감 농부, 박용민 씨 가족 눌산 (http://www.nulsan.net) 충남 금산에서 대둔산 자락 이치(梨峙)를 넘었다. 금산과 고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전북 완주군에 들어서자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야트막한 산세의 금산 땅과는 달리, 단풍이 붉게 물들어가는 기암절벽이 낯설다. 근처에서는 보기 드문 암봉으로 이루어진 대둔산 일대는 강원도 못지않은 산악지역이다. 오죽하면 대둔산을 ‘호남의 소금강’이라 했을까. 산세뿐만이 아니라 농가의 풍경까지도 다르다. 완주군 운주면 일대는 요즘 곶감을 만들기 위한 감 따기 작업이 한창이다. 30년 만의 귀향, 곶감농부로 제2의 인생 시작하다 운주면 소재지 직전에서 왼쪽 골짜기로 들어선다. 대둔산(878.9m)과 천등산(707m), 선야봉(755m) 아래 금당리와 고당리를 중심으로 금.. 2016. 11. 30.
[주간조선] 이야기가 있는 소읍(小邑) 기행 1 / 전북 순창·충남 강경 소소한 행복이 살고 있는 곳, 소읍을 찾아 / 순창·강경 [글·사진] 눌산 여행작가 혼자 오는 여자 손님을 숙박업소에서 받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여자 혼자 여행을?” “혹시?…” “분명 무슨 사연이 있을 거야” 등 곱지 않은 시선이 따라붙었다. 지금은 감히 상상이 안 되는 얘기지만, 그때는 그랬다. 요즘은 어떤가. 혼밥·혼술뿐만이 아니라 혼여족이란 신조어도 탄생할 정도로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고 혼자 여행을 해도 아무렇지 않은 세상이 됐다. 덕분에 여행문화도 변했다. 코레일의 자유여행패스인 ‘내일로’를 이용하는 ‘내일러(Railer)’들은 유명 관광지만을 찾아다니는 여행에서 벗어나 지역주민들만 다녔던 맛집을 찾아가고, 뒷골목에 스며 있는 ‘스토리’에 주목한다. 이제 사람들은 소소한 지역문화에 관.. 2016. 11. 21.
[주간조선] 귀가 열리고, 마음이 열리는 곳 '한갓진 옛길 걷기' [글·사진] 눌산 여행작가전국의 지자체들이 앞 다투어 경쟁이라도 하듯이 ‘걷기 길’을 만들었지만, 실상은 다르다. 만들기만 하고는 관리를 안 해 엉망인 길이 많다는 얘기다. 실제로 가보면 걷기 힘들 만큼 유실이 됐거나 차도를 걸어야만 하는 경우가 많다. 과연 ‘길’의 운명을 인간이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는 것일까? 길은 사람의 발자국을 먹고 산다. 길도 숨을 쉬며 그 속에 생명을 잉태한다. 그러기에 수십, 수백 년이 지나는 동안 다져진 길을 만나게 되면 그 길이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생명들과 함께 걷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른 가을빛을 찾아 가는 길이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온 걷기 열풍으로 왁자지껄한 장터가 되어버린 ‘소문난 길’이 아닌, 조금은 덜 알려졌지만 소소한 풍경과 느리게 걷는 여.. 2016. 10. 10.
[산사랑] '오직' 지리산이었어야 한다는 2년차 귀촌부부 이상대·김랑 씨 가족 가족여행이 삶의 최고의 목표이자 살아가는 원동력 눌산 http://www.nulsan.net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사상 최악의 폭염이 여름 내내 이어지다 보니 에어컨이 동이 날 지경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바다보다는 산으로 피서를 다녀왔다는 이들이 유독 많다. 한낮 기온이야 바다나 산이나 비슷하다지만 산중에는 열대야는 없다. 뜨거운 열기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산아래 동네에 비하면 천국이 아니겠는가. 여전히 30도를 웃도는 늦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리산 자락으로 들어서자 거짓말처럼 열기가 사라진다. 나무 중에서 단풍이 가장 먼저 드는 벚나무의 이파리는 이미 가을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다. 첫눈에 반한 지리산 자락 ‘중산리’에 스며들다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등산 좀 했다는 사람이라면 중산리의.. 2016. 9. 29.
[주간조선] 세상에서 가장 먼 휴가 산장 여행 best 5 [글 사진] 눌산 여행작가 누구랄 것도 없었다. 같은 시간 ‘그곳’에 있다는 이유 하나로 ‘하나’가 되었다. 어둠이 내리면 마당에는 으레 모닥불이 피어올랐고, 사람들은 하나둘 불가로 모여들었다. 각자 가지고 온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밤새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다음날이면 함께 산을 오르고, 길을 걸으며 ‘친구’가 되었다. 그게 끝이다. 요즘이야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 후로도 지속적인 관계가 유지되기도 하지만 그때는 ‘그곳’에서의 만남이 시작이고 끝이 되었다. 산장 얘기다. 여행 좀 한다는 이라면 오래전 산장의 추억을 잊지 못한다. 산장이란 산속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민박 형태의 숙소로, 등산이나 도보여행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하였다. 요즘으로 치자면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이다. 주.. 2016. 8. 2.
[산사랑] 지리산이면, 족하다! / 경남 산청 한고리샘 김정구 씨 지리산이면, 족하다! / 경남 산청 한고리샘 김정구 씨 산촌의 봄을 만끽하고 있을 즈음, 비바람이 여름 장마처럼 몰아쳤다. 그렇지 않아도 성급하게 다가왔던 봄이 순식간에 떠나버렸다. 예년에 비해 유달리 풍성했던 벚꽃이 하룻밤 사이에 모두 꽃잎을 떨구었고, 연둣빛은 더 짙어져 초록으로 치닫는다. 더 남쪽 자락 지리산은 어떠할까. 산 깊은 골짜기가 줄지어 선 지리산의 관문인 단성 땅에 들어서자 멀리 지리산의 영봉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7~8부 능선을 기준으로 띠를 두른 듯, 봄과 여름 사이의 산색(山色)이 뚜렷하다. 지리산이 그냥 좋다! 소위 지리산 마니아라고 하는 이들을 수없이 만나봤다. 도대체 왜 지리산인가라는 질문도 던져봤다. 그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대답을 해왔다. “그냥 좋다!” 경남 산청군 단성면의.. 2016. 5. 20.
[산사랑] 귀농 귀촌인 들의 문화장터, 전라남도 장흥 ‘마실장’ 필자가 사는 산촌의 뒷산에는 여전히 잔설이 남아 있다. 여기저기에서 꽃소식이 전해져 오고는 있지만 산촌에서는 딴 나라 얘기다. 산아래 동네에 비해 한 달은 더 있어야 봄기운이 돌 정도로 늦다. 성질 급한 이라면 조바심이 날 만도 하겠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봄기운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다. 대개는 4월까지 눈이 쌓여 있어 산촌의 봄은 멀고도 험하다. 그런 이유로 이즈음만 되면 몸이 먼저 반응을 한다. 나가라는 얘기다. 자연스레 문밖을 나선다. 어디를 갈까 단 1초도 고민할 이유가 없다. 긴 겨울의 끝자락에 갈 곳이라고는 남도땅 말고 또 어디가 있겠는가. 보리밭 사잇길에서 남도의 이른 봄을 만나다 이 코너의 이름이 ‘산이좋아 산에사네’다. 골 깊은 산촌에 정착한 이들을 만나러 가야 하는 게 독자들에 대한 .. 2016.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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