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촉촉한 산길 끝에, 나만의 아지트 있다.
눌산
2016. 4. 22.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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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치고, 하늘이 열린다.
산봉우리에 걸린 구름이 골짜기를 타고 흐른다.
촉촉한 산길을 오른다.
이런 날은 임도가 좋다. 7부 능선 위로는 여전히 연둣빛이지만,
그 아래로는 이미 초록빛이다.
이즈음에만 볼 수 있는 산빛이다.
탁 트인 시야와 적당히 넓은 폭은 우선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안전하다는 의미다.
임도의 매력은 또 있다.
급경사가 없다는 점이다.
적당히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면서 산허리를 휘감아 넘어간다.
좀 더 느리고, 좀 더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촉촉한 산길이 끝나는 곳, 나만의 아지트다.
멀리 금강이 흐른다.
더 멀리 산 너머에는 구름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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