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신문] 사진작가 전봉관
나에게 사진은 생활이며 일상의 기록이다.
스마트폰 사진 수업하며 사진전 열어 / 사진작가 전봉관
스마트폰의 보급과 발전은 사람들의 일상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단순히 목소리를 전달하는 전화기의 기능은 극히 일부분이고, 다양한 정보를 검색하고 사진을 찍으며 다른 사람들과 SNS를 통해 소통한다. 편의성과 다양성, 속도의 혁신이다.
전봉관(53) 사진작가는 스마트폰을 ‘최고의 카메라’라고 했다. 디지털카메라 못지 않은 화질은 물론, 똑똑한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대충 찍어도 잘 나온다. 문제는 그 많은 기능을 익히는 것이다. 자동 기능 속에 숨겨진 수동 기능을 익히고, 거기에 사진 찍는 감각을 조금만 보탠다면 누구나 사진작가가 될 수 있다. “그냥 찍기만 하면 되는거 아닌가”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제 스마트폰 카메라의 기능과 스마트폰으로 사진 잘 찍는 법을 가르쳐주는 스마트폰 사진 수업이 일상화되었다. 전 작가는 바로 그런 일을 한다.
인터뷰를 위해 약속한 장소에서 전 작가를 만났다. 사진작가쯤 되면 커다란 DSR 카메라는 메고 나올 줄 알았는데, 손에는 달랑 스마트폰만 들려 있다.
왜 스마트폰인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좋은 카메라를 추천해 달라는 건데요. 그럴 때마다 저는 ‘가장 좋은 카메라는 자주 사용하는 카메라다.’라고 말합니다. 아무리 좋은 카메라라도 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얘기죠. 그리고 무엇보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이 웬만한 디지털 카메라 못지 않습니다. 막 찍어도 잘 나오는 자동기능은 물론 사진의 재미까지 주는 수동기능이 있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최고의 카메라가 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여행 사진을 많이 찍는 필자의 고민은 늘 무거운 카메라가에 대한 부담이다. 팔과 손목의 통증이 계속 되다보니 요즘 작은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많다. 과연 스마트폰의 성능은 어느정도일까. 직업상 사진을 많이 찍다보니 활용도를 더 높일 수 있다면 좋겠다 싶어 물어봤다.
“몇해 전부터 스마트폰 사진전을 하오고 있습니다. 커다란 액자에 사진을 담고 걸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일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합니다. 스마트폰 사진이라는 걸 알게 되면 다들 놀라죠. 별다를 것 없는, 누구나 갖고 다니는 그 스마트폰으로도 이렇게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놀라움입니다.”
전 작가는 그동안 무주에서 여러 차례 스마트폰 사진전을 열었다. 설천중·고등학교와 무풍중·고, 적상초, 괴목초등학교, 서창갤러리, 세종시 관내 학교에서도 전시회를 열었고, 최근에는 강릉에서 전시를 하고 있다.
“카메라 장비가 사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라고 봅니다. 나머지는 사진을 찍는 사람의 몫이죠. 프랑스의 사진작가 앙리 까르띠에 쁘레송은 사진은 ‘결정적 순간’. 즉, ‘연출 없이, 빛과 화면 구성과 감정이 일치된 순간에 셔터를 누르고 트리밍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카메라는 단지 모든 것이 결정된 후 실행만 한다는 얘깁니다.”
사진을 하는 사람이라면 장비에 대한 욕망을 이해할 터. 물론 스스로에 대한 만족일 테지만 끊임없이 장비를 교체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 작가의 말처럼 장비의 비중은 2%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전 작가는 산정에서 만나는 일출이나 곱게 단장한 모델을 앞세운 사진보다는 일상에서의 모습을 주로 담는다. 길을 걷다가 무심코 발견한 보도블럭 틈에 핀 풀 한포기를 담기도 하고, 전깃줄에 앉은 참새를 사진으로 담기도 한다. 그리고 무주군 관내 학교의 방과후 수업이나 동아리 활동, 자유학기제 사진 수업을 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일상의 소소한 풍경을 담는다. 틈틈이 무주군 생활문화예술동호회나 무주종합복지관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사진수업도 하고 있다.
“누구나, 언제나 함께하는 스마트폰이지만, 사진수업을 받고 나면 신세계를 경험했다고들 합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들이었는데, 카메라 속에 담는 순간 스스로도 감탄하는 사진을 찍게 되니까요.”
끝으로 전 작가는 “나에게 사진은 생활이며 일상의 기록이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있어 사진의 의미는 각자 다양하겠지만 전 작가에 있어 손안의 스마트폰은 소소한 일상들을 깊은 애정으로 바라보게 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길 수 있게 하는 최고의 카메라임이 틀림없어 보였다.
글·사진 눌산 객원기자
무주신문 제4호 2018-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