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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의 봄2

연둣빛 단풍이 남하하는 속도는 시속 40km 정도이다. 그렇다면 봄의 속도는 얼마나 될까. 꽃의 개화시기로 계산하면 시속 1km 정도라고 한다. 생각보다 느리다. 하지만 봄은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연둣빛이 7부 능선까지 점령했다. 해발 1천 미터가 넘는 적상산 함락이 코앞이다. 오늘 뒷산에 가보니 고사리가 한 두개 씩 보인다. 취나물도 애기 손바닥 만하게 돋아났다. 이팝나물은 이번 주말 쯤이면 뜯어도 될 정도로 예년에 비해 많이 빠르다. 산골에 살면, 딱 필요한 것만 보인다. 이 맛에 '여기' 산다. 2014. 4. 14.
5월의 적상산 눈이 부시다. 아니 시리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가을은 위에서 아래로, 봄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 간다. 그 봄이 적상산을 점령하기 일보직전이다. 바라보는 산도, 그 안에서 들여다 보는 산도, 온통 초록 일색이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산을 오르는 일을 입산(入山)이라고 했다 한다. 요즘 우리가 쓰는 등산(登山)이란 표현 자체가 없었다는 얘기다. 산을 숭배의 대상으로 삼았던 조상들과 정복의 대상으로 여기는 이 시대 사람들의 차이라 할 수 있겠다. 산은 온갖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자연재해로 부터 보호하며, 사람들의 삶과 하나가 되었던, 생활의 일부였으니 그럴 수 밖에. 느린 걸음으로 5월의 적상산을 오른다. 아니, 그 산 속으로 들어간다. 오늘의 코스는 안국사에서 서창탐방소까지 하산 길이다. 적상산 하늘길이다.. 2013.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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