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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여행124

강원도 길, 양구두미재 해발 980m의 양구두미재는 횡성 둔내에서 평창 봉평을 잇는 6번 국도상의 고갯길이다. 여행마니아라면 이 고개를 모를리 없다. 영동고속도로가 폭설로 정체될 때나, 남는게 시간 밖에 없는 느긋한 여행자들은 고속도로 보다는 이 고개를 부러 넘기도 한다. 양구두미재. 잿마루는 횡성과 평창군의 경계이기도 하다. 양구두미재는 태기산 8부 능선에 있다. 고개를 내려서면 전혀 딴 세상이 펼쳐진다. 그것은 바로 휘닉스파크. 그리고는 곧바로 메밀꽃의 고장 봉평으로 스며든다. 태기산 자락은 워낙 유명한 관광지가 많은 곳이다. 허브나라, 흥정계곡, 이효석 생가 등. 밋밋한 고속도로 보다는 국도 여행이 주는 묘미라면 구석구석 들락거리면서 만나는 풍경들일게다. 이른 겨울, 산아래는 빗방울이 떨어지지만 고도가 높아지면서 비는 눈.. 2008. 11. 29.
옛길 트레킹 - 옥천 마티고개(말재) 충청북도 옥천군 동이면 청마리에서 옥천 가는 길 금강휴게소에서 7.7km 거리에 있는 마티마을 앞 잠수교 마티고개는 금강(錦江)변 강건너 마을인 청마리 사람들에게 있어 외부로 통하는 유일한 길이었다. 앞으로는 강이, 뒤로는 산이 가로막힌 상황에서 아이들은 고개를 넘어 동이나 옥천으로 학교를 다녔고, 어른들은 장을 보러 다녔다. 머리에 이고 지고 곡식을 내다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말끔히 포장 된 지금의 마티고개도 험하지만 포장되기 전의 길은 말도 못할 정도였다고. 허리를 90도로 굽혀야 만이 넘을 수 있을 만큼 경사가 급했다. 얼마나 험한 고개였는지는 청마리에 전해내려오는 전설을 보면 알 수 있다. 청마리에 사는 노부부가 옥천 장을 보기 위해 대추가 가득한 바구니를 들고 길을 나섰다. 어렵게 잿마루에 올.. 2008. 11. 27.
옛길 트레킹 - 무주 사선암 고개 벌한마을 사람들이 무풍 장보러 다니던 길. 사라지는 것들이 너무도 많다. 곧 잊혀진 먼 기억 속의 이야기로만 전해진다. 옛길이 그렇다. 옛길은 그 흔적을 더듬는 길이다. 조상들의 삶과 애환이 깃든 길이다. 사람과 사람,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던 그 고갯길이 사라지고 있다. 사람이 다니지 않으니 사라질 수밖에 없다. 아무도 찾지 않는,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그 고개를 넘었다. 사선암 아래 벌한마을, 눈씻고 찾아봐도 성한 것 하나 없는 마을은 그대로가 민속촌이나 다름없다. 벌한마을 사람들에게 있어 거칠봉과 사선암(四仙岩), 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는 탕건바위는 수호신이나 다름없는 존재다. 거칠봉 일곱 명의 신선과 사선암 네 명의 신선이 두루 감싸고 있는 마을은 북향이지만 춥지가 않다. 열 한명의 신선이 마을을 .. 2008. 11. 26.
열 한명 신선 품에 안긴 무주 벌한마을 천하의 구천동도 부럽지 않은 골짜기 '무진장'으로 대표되는 호남의 오지 덕유산 자락, 구석구석 이미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러나 구천동의 한 지류인 벌한천 끄트머리에 있는 벌한(伐寒)마을은 아직도 인적이 드문 곳이다. 폭 5~6m의 작은 계곡에 지나지 않지만 사철 마르지 않는 맑은 물이 넘쳐흐른다. 가만가만 발뒤꿈치를 세우고 걷듯 자연과의 교감은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깥세상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곳, 전북 무주군 설천면의 거칠봉(1,178m) 일곱 봉우리와 마주한 벌한마을이 바로 그곳이다. 거칠봉 아래 나즈막히 자리 잡은 벌한마을 벌한마을은 나제통문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두길리 구산마을이 들목. '구천동 한과공장' 입간판을 따라 들어가면 폐교된 지 오래인 .. 2008. 11. 24.
금강(錦江)이 내려다 보이는 오지마을 OO마을을 찾아가는 길은 감동의 연속이다. 길이 험해서 그렇고, 구비구비 흐르는 금강을 한 눈에 바라보며 걷는 길이 너무 예뻐서 그렇다. 무엇보다 첩첩 산중 한가운데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곳에 턱하니 자리잡은 마을이 있어 그렇다. OO마을은 어느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수십 수백 년 터 잡고 살아 온 마을이다. 한때 여덟 가구까지 살았다는 마을에는 딱 한 집에 한 명이 산다. 그것도 곱디 고운 할머니 한 분이다. 아랫마을에서 만난 노인은 산너머에 마을이 있다고 했다. 4륜 구동이라면 갈 수 있겠지만 워낙 길이 험해 걸어서 가라고 일러 주었다. 강을 건너 산으로 오른다. 굽이가 심한 좁은 길은 차 한 대 겨우 지나 다닐 만한 폭이다. 고갯마루에 올라서자 길은 더 좁아진다. 절벽 .. 2008. 11. 21.
진동리 단상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립니다. 매서운 북서풍을 온 몸으로 받아야 하는 낙엽은 이미 겁을 먹고 낙화를 시작했습니다. 이파리 하나 없는 맨 몸으로 긴 겨울을 나겠지요. 환경이 만든 그들만의 살아 가는 방법으로 말입니다. 진동리는 한때 오지마을의 대명사로 불러던 곳입니다. 딱, 한때였지요. 지축을 흔들며 굴삭기가 몰려들어 왔고, 연이어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산골 오지마을에는 유럽식, 아니 국적도 모르는 거창한 건물들이 줄지어 들어섰고, 관광버스가 줄을 이었습니다. 그곳에 가면 '천상의 화원' 있다는데. 기가막히게 멋진 숨겨진 비경이 널려 있다는데 그럴 수 밖에요. 단풍 명소를 소개하는 신문 잡지의 글을 보면 적상산이 많이 소개됩니다. 등산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번 쯤 다녀가는 곳이지요. 그.. 2008. 10. 23.
무인지경 20리 길, 아침가리 가을 오지여행 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은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에 있는 '아침가리'라는 곳입니다. 한자로는 조경동(朝耕洞). 풀어 쓰면 아침가리가 되는데, 높은 산봉우리들에 가려 아침 한나절에만 잠깐 나오는 햇살에 밭을 간다 하여 붙여진 지명입니다. 산세가 험하고 좁아 한나절이면 밭을 다 갈 수 있다는 뜻도 되겠지요. 아무튼 골짜기 길이는 겁나게 길고, 변변한 농토 하나 없는 좁아 터진 골짜기란 얘깁니다. 오죽하면 앞산 뒷산에 빨래줄을 걸고, 손바닥으로 하늘이 가려진다고 했을까요. 마을에는 문닫은 지 오래된 코딱지만한 분교가 하나 있고, 민가가 두어 채 있습니다. 모두 한 남자 씩, 두 남자가 삽니다. 마을 주민이래야 이 두 남자가 전부지요. 두 남자 모두 원주민은 아닙니다. 사연이야.. 2008. 10. 18.
영락없는 '산적소굴' 닮은 산장(山莊) 먼지 풀풀 날리는 비포장도로에 시내버스가 달리고, 첩첩이 두룬 산자락 사이로는 옥빛 물이 흐릅니다. 드문드문 자리한 산비탈에 바싹 달라 붙은 토담집에서는 모락모락 저녁 연기가 피어오르고, 손바닥 만한 하늘이 빼꼼이 얼굴을 내밉니다. 선계의 풍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여인과 단 둘이 숨어 들어가 호미 한자루 들고 한평생 땅을 파고 살아도 후회하지 않을 만한 곳이죠. 포항의 오지마을을 다녀왔습니다. 산적의 소굴이 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요. 이 집의 용도는 먹고 마시고 잠을 잘 수 있는 산장입니다. 산장은 산꼭대기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는 갈 수 없는 산길로 2km, 보통 사람의 걸음으로 40분 쯤 걸리는 거리입니다. 마침 외출 준비를 하고 있던 안주인이 낯선 여행자들에게 몸에 좋다는.. 2008. 9. 11.
소(牛)를 잡아 먹어도 모른다는 '덕골'에서의 한나절 이름만 들어도 왠지 소름이 돋는 것 같습니다. 덕골은 그 만큼 길고 깊은 골짜기죠. 그곳으로 피서(?)를 다녀왔습니다. ^^ 경상북도 포항의 선류산장(http://ozikorea.tistory.com/118)에서 아침을 맞습니다. 포항하면 바다가 먼저 떠오르시겠지만. 보시는 바와 같이 깊은 산중에 자리잡은 근사한 산장도 있습니다. 저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여행을 합니다. 이런 경우를 관광이 아닌 여행이라고 구분 짓지요. 지난 20여년 동안 여행하면서 만난 인연들이 많습니다. 우연히 길을 가다 만난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진 경우도 있고, 일 때문에 맺은 인연도 있습니다. 선류산장의 산장지기 효산 님은 1년에 한 두번 만나는게 고작이지만. 만나면 늘 편안합니다. 오랜지기 처럼 말입니다. 이따금 쉬고 싶을때. .. 2008.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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