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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돌아온 고향, 여우네 농원 운영하며 청년회장 맡아 지역 위해 봉사

무주군 안성면 진도리 청년회장 이순홍

 

농촌마을은 가장 오래된 공동체 문화다. 여럿이 함께 할 수밖에 없는 농사일 등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공동체 생활에 익숙해 있다. 하지만 어느 때인가부터 함께하는 문화가 사라졌다. 급속한 현대화와 고령화, 인구감소가 원인이겠다. 여기, 23년째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경로효잔치를 열고 있는 마을이 있다. 안성면 진도리가 그곳. 마을 청년회장을 맞고 있는 이순홍(50) 씨를 만나고 왔다.

 

 

 

23년째 어버이날 경로효잔치 이어져

덕유산에서 발원하여 진안군 동향면을 흘러 상전면 수동리에서 용담호로 스며드는 구량천을 따라 간다. 안성면소재지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인 도치·진원·오천·오동마을이 차례로 이어진다. 진도리는 이 네 마을로 이루어진 산촌(山村)이다. 현재 300여 가구가 블루베리와 초코베리, 천마, 오미자 등을 재배하고 있고, 특이한 것은 전체가구 중 20% 이상이 귀농·귀촌가구라는 것.

지역 행사가 있을 때마다 진도리 풍물패가 나타납니다.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풍물패 대부분은 귀농·귀촌인들로 마을에 활력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도예가, 국악인, 환경운동가, 마을해설사, 목공예가, 민간요법전문가 등 농업 외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살고 있어 문화예술 활동도 활발합니다.”

이순홍 진도리 청년회장은 다른 지역에 비해 활기차게 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는 이유를 다양한 분야의 인적자원을 꼽았다.

58일 어버이날을 맞아 푸른꿈고등학교 강당에서는 제23회 진도리 경로효도잔치 한마당이 열리고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150여명의 지역 주민들이 함께 했다. 30여 명의 청년회원들은 부녀회원들과 함께 음식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우리 마을 전통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앉아 계시는 어르신들은 지금은 대접을 받는 연세가 되셨지만 과거에는 저희들처럼 청년회원으로 활동하시던 분들이죠. 23년째 이런 행사를 해올 수 있었던 것도 잘 가르쳐주신 마을 어르신들 때문 아니겠어요.”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시라는 의미의 장수상 시상식과 20년째 진도리 행사에 봉사를 하고 있는 주계음우회 회원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진도리 주민 김가영 씨의 노래 봉사, 안성난타팀의 난타 공연, 품바공연 등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공연들로 한바탕 흥겨운 잔치였다.

 

 

블루베리, 곤드레, 산마늘 농사 지어 인터넷 판매

마을 행사를 마친 이순홍 회장은 곧장 농장으로 향했다. 여우네 농원이란 이름을 걸고 블루베리와 곤드레, 산마늘 농사를 짓는다. 주작물은 블루베리지만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위해 봄부터 가을까지 수확할 수 있는 곤드레와 산마늘 재배를 추가 했다. 농장의 작물들은 모두 다 물을 많이 필요로 하지만 해발 470미터 고지대다 보니 하늘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는 농사다. 수확량은 적지만 맛과 향은 훨씬 좋단다. 판매는 SNS를 활용한다.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홍보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도시민들과 소통 한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랄까. 4월에 산마늘, 5월에 곤드레나물, 6~7월에 블루베리 수확이 차례로 이어져 잠시 쉴 틈도 없이 바쁘게 살고 있다.

안성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구에서 20년을 직장에 다녔어요. 단 한 순간도 고향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오죽했으면 인터넷 카페에서 닉네임을 도시탈출자라고 했다니까요.(웃음). 그렇게 11년 전 진도리 오천마을 고향으로 내려왔답니다.”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고된 노동을 하지만 전혀 힘들지 않다고 했다. 나고 자란 고향 땅에서 농사를 짓고 마을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했다.

이따금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소풍가던 방죽과 둥구나무를 찾는다. “그때는 방죽에 중태기, 새우, 징개미 등 물고기가 많았어요. 모내기철 물을 빼고 나면 팔뚝만한 붕어가 농수로까지 떠내려 올 정도였으니까요. 그때는 매운탕 하나면 세상 부러울 게 없었죠.”라며 옛날을 회상하는 그의 표정은 이미 그 시절로 돌아가 있는 듯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여우네 농원 블로그 https://blog.naver.com/lshkuh

 

·사진 눌산 객원기자

무주신문 창간준비6호 2018-5-28

 

Posted by 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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