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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가을이 왔습니다.

by 눌산 2008.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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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이른가요?
가을 타령하긴 아직 이른감은 있지만 산중은 이미 가을입니다.
나무이파리 중에 가장 먼저 물이 드는 호두나무를 보시면 "그렇구나." 하실 겁니다.
 
펜션 '언제나 봄날'에는 올 여름 마지막 손님들이 찾아오셨습니다.
제게는 긴 여름 피서철을 접는 의미가 있습니다.
쫑파티라도 해야 되는데...
"이장님! 우리 돼지 다리라도 하나 사다가 쫑파티라도 해야죠."했더니
"그려."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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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읍내 나가는 일 빼 놓고는 꼼짝 않고 지낸 한 달이었습니다.
산너머 가보지 않은 골짜기가 있어 다녀오는 길에 만난 호두나무를 보니 "어느새 가을이구나." 했습니다. 집 주변에도 널린게 호두나무인데 말입니다.

무안 백련도 보고 싶고, 함양 연꽃도 보고 싶고, 태백 구와우 해바라기도 보고 싶고, 제가 이름 붙인 '천상의 화원' 곰배령도 오르고 싶은데. 꾹  참고 지낸 한 달이었습니다. 사실. 갈 수 있는 여건이 됐어도 아마 가진 않았을 겁니다. 이미 마음 속으로 그려보는 맛에 푹 빠져 있으니까요. 눈을 감고 그곳을 그려보는 맛. 아마 아시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지금 쯤 곰배령에 둥근 이질풀이 지천으로 널렸겠지. 무안 백련지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할거야." 뭐 이런거죠. 생각만으로도 흐믓한 그런 기분요.

여행가란 직업까지 가진 사람이기에 대단한 방랑벽이 있을 것이라고 들 보시는데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제 스스로도 그렇고. 소문난 도사들(?)에게서도 들은 적이 있는데 저에겐 역마살이 없답니다. 보통의 사람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얘기죠. 그럼? 늘 안주 할 곳을 찾아다녔다고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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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이파리 중에 호두나무가 가장 먼저 물이 듭니다. 잎이 마른다는 표현이 더 맞겠군요. 추석을 전후해 수확을 하는 호두는 이미 가을이 한창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벚나무 이파리에 단풍이 들고. 옻나무, 붉나무도 빠른 편에 속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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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손이 닿는 곳에 다래열매가 보입니다. 몇개 따다 술을 담갔습니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면. 좋은 사람들과 한잔해야죠.^^

아. 무주의 특산물 중에 산머루가 있습니다.
얼마전에 친구가 왔길래 직접 담근 마루주를 사다 한잔했는데. 맛이 괜찮더군요. 올 겨울에는 다래주에 머루주까지. 긴긴 겨울 날려면 많을수록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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