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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이120

다롱아~ 단풍구경 가자~ 비 개인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챙겨 들고 나간다. 다롱아~ 단풍구경 가자~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좋아하는 다롱이, 누가 보고 있으면 녀석의 개인기인 나무타기를 선 보인다. 하지만 오늘은 사냥 중이다. 저 나무 구멍에 다람쥐가 살거든. 저런! 사냥은 기다림이야. 넌 저 구멍으로 들어갈 수 없잖아. 허술하기 짝이 없는 다롱이의 다람쥐 사냥은 언제나 실패다. 요즘 등산객이 많이 지나 다닌다. 눌산을 졸졸 따라 다니는 다롱이를 신기해 한다. 그리고는 꼭 한 마디씩 하고 간다. "새끼 가졌나 봐~" "이 보세요. 저 고추 달렸거든요!" 내가 보기에는 표준 몸맨데, 왜 다들 살 찐 고양이로 보는거야. 적상산에서 맞는 여섯 번째 가을이다. 다롱아~ 일곱 번째 가을도 이 자리에서 맞을 수 있을.. 2013. 11. 3.
펜션 고양이 펜션 고양이는 주말과 평일이 다르다. 노는 모습도 다르고, 잠자는 모습도 다르다. 아이들 손님에게 인기가 많은 다롱이는 주말이 피곤하다. 하지만 나름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아이들을 싫어 하는 야옹이는 전혀 다르다. 주말이면 외박이 기본이고, 집 주변만 맴돈다, 가끔은 얼굴을 보이기도 하지만, 다롱이 만큼은 아니다. 평소에는 이러고 놀고, 잔다. 뉴스만 보면 머리가 아프지만, 이 녀석들 때문에 웃고 산다. 고맙다. 2013. 9. 1.
대화 야옹이와 다롱이를 보는 사람마다 '개냥이'라고들 한다. '개냥이=개+고양이'라는 뜻이렸다. 하지만 녀석들은 분명 고양이다. 고양이 사료를 먹고, 멸치나 생선류만 먹는다. 아마도 눌산을 졸졸 따라 다니는 모습을 보고 하는 말이다. 손님이 많은 주말에는 그런 모습을 쉽게 볼 수 없다.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고양이 특유의 성격 때문이다. 하지만 평소에는 언제나 졸졸 따라 다닌다. 뒤란이나 2층을 따라 다니면서 녀석들은 이 집 주인이나 되는 듯이 참견까지 한다. 야옹이와 다롱이가 대화를 한다. 무슨 얘기를 할까, 아마 이런 얘기를 하지 않을까. "너 요즘 너무 나대는 거 아니야?" "나도 엉아를 닮고 싶단 말이야~" 온 동네를 제 집 드나들 듯이 휘젓고 다니는 야옹이에 비해 다롱이는 이 집을 혼자서는 벗어나지 .. 2013. 8. 28.
산골 고양이에게 찾아온, 고요 여름 끝이다. 처서가 지났고, 비도 적당히 내렸다. 덕분에 기온은 뚝 떨어졌다. 산골날씨 답다. 민박집 주인에게 여름은, 휴가시즌을 기준한다. 연일 복닥거리던 이 큰 집에도, 고요가 찾아왔다. 야옹이와 다롱이도 아는 모양이다. 본닛 위에 내린 빗물을 먹는 다롱이. 언제나 관심 받기를 원하는 녀석. 남의 차에는 절대 올라가지 않는다. 괜찮아. 발자국이 남으면 어떻고, 스크레치 좀 생기면 어떠냐. 이번에는 빨레집게에 묻은 빗물을 먹는다. 함께 있다는, 언제나 함께 한다는, 몸짓이다. 이렇게 눈을 맞추고, 함께 숨을 쉰다. 요즘은 부쩍 함께있는 시간이 늘어 난 야옹이. 밖으로만 돌던 야옹이가 집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 졌다. 녀석도, 휴가시즌이 끝난 것을 아는거지. 야옹이와 다롱이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애교.. 2013. 8. 26.
펜션 주인의 단상(斷想) 이즈음,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펜션 주인과 펜션을 찾는 손님이다. 펜션 손님은 휴가가 끝이고, 펜션 주인에게는 휴가의 시작이니 그렇다. 아니면 말고다. 거울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로 지난 한 달을 정신없이 보냈던 펜션 주인에게, 휴가 시즌의 끝은 무주건 신나는 일이니까. 오늘 아침에는, '아침'이 보였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그동안 멈추어 있던 생각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저 녀석들도 휴가시즌이 끝난 걸 아나? 2013. 8. 19.
다롱아 산책가자~ 개도 아닌 녀석이, 언제나 졸졸 따라 다닌다. "다롱아~ 산책가자~"하고 부르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따라 나온다. 오직 먹고 자는 것에만 관심이 많은 녀석이지만, 때론 좋은 친구가 된다. 다롱이는 요즘 처마 밑에서 잔다. 낮잠도, 밤잠도. 비 때문인 것도 같고, 이 집을 지키기 위해 멀리 보기 위한 의지인 것도 같다. 아, 또 하나 이유는, 요즘 아이들 손님이 많아 귀찮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다롱이랑 산책 간다~ 잠이 덜 깼나? 느리다. 언제나 조심스러운 발걸음. 겁이 많은 녀석이다. 연못 개구리 구경하는 중. 앗! 다람쥐 발견~~ 현재는 조심스럽게 주시 중. 살금살금... 놓쳤다.ㅋㅋ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도 놀랄 만큼 겁이 많은 녀석이지만, 함께하면 든든하다. 그나저나 야옹이 얼굴보기 .. 2013. 7. 30.
야옹이가 돌아왔다. 녀석. 시계를 차고 다니나? 저녁나절이면 어김없이 나타난다. 하루에 한번. 늘 같은 시간에 나타난 녀석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곤 다시 나간다. 야옹~하고 말이다. 종일 어디서 뭘하고 다니는지 궁금하다. 얼굴에는 상처 투성이다. 그래도 고맙다. 하루에 한번이지만, 꼬박꼬박 들어와 주는 것만 해도 어디야. 다롱이는 하루종일 이러고 논다. 아니 이러고 잔다. 덥구나. 나도 덥다. 푹푹 찌는 더위에 개망초도 고개를 푹 숙였다. 소나기라도 내렸으면 좋으련만. 그래도 여긴 무주다. 해발 500m 산골이란 얘기다. 해가지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 온다. 열대야가 없는 것만 해도 어딘가. 2013. 7. 11.
비 개인 후, 야옹~ 종일 내리던 비가 그쳤다. 비가 그치는 전에는 몇가지 징조가 나타난다. 산골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다 안다. 가장 먼저 새소리가 들린다. 숲에서 비를 피하고 있던 녀석들이 비가 그치기가 무섭게 일제히 날개짓을 시작한다. 다음으로 산안개가 피어 오른다. 안개가 올라가면 비가 그치는 것이고, 안개가 낮게 깔리면 비가 더 온다는 얘기다. 가장 중요한 하나가 더 있다. 마실 나갔던 야옹이가 나타난다. 도대체 어디서 뭘하다 오는 건지 야옹~ 소리를 연발하면서 나타난다. 야옹~ 나 왔어요~ 하는 소리다. 종일 잠자던 다롱이도 덩달아 뛰어 나온다. 왜 이제 오는거야? 하면서 말이다. 다롱이. 폼은 그럴듯한데, 여전히 철부지다. 언제나 생각이 많은 야옹이. 2013. 7. 5.
준수 닮은 다롱이 눌산은 '아빠 어디가?" 팬이다. 집에 TV는 없지만, 담당 작가와 장소 섭외 때문에 알게 되면서 인터넷을 통해 거의 빠짐없이 보고 있다. 처음은 매력덩어리 후한테 홀딱 반했고, 지금은 은근히 멋진, 준수 팬이 되었다. 준수가 좋은 이유라면, 하나 더 있다. 다롱이가 준수를 닮았단 말이야. 성격 좋고, 왠만해서는 삐치지도 않고, 엉뚱하다. 또 있다. 생선이라도 주면 밥그릇까지 박박 긁어서 먹는다. 방문을 마음대로 열고 다니는 녀석, 하지만 닫을 줄을 몰라 맨날 혼난다. 언젠가는 문 닫고 다니는 날이 올거다. 다롱아~ 그렇지? 하, 이 녀석 잠자는 모습 좀 보게. 언제나 삐딱이다. 앉는 것도, 걷는 것도, 뛰는 것도, 잠자는 모습도, 다 삐딱이다. 낮에도 자고, 밤에도 잔다. 야옹이 엉아가 없어서 그렇지?.. 2013.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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