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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꽃334

얼레지 얼레지를 처음 만났던 그날도 바람이 불었다. 여인의 치맛자락같은 꽃잎은 골짜기를 온통 보랏빛으로 물들렸다. 그곳이 바로 '천상의 화원' 곰배령이다. 하늘 아래 세상은 아니었다. 그래서 천상의 화원이라 이름 붙였다. 그렇게 얼레지를 처음 만난게 20여 년 전의 일이다. 얼레지는 바람을 만나야 제맛이다. 가는 대궁은 여지없이 흔들린다. 무더기로 피어나는 얼레지는 바람과 함께 춤을 춘다. 파인더로 보는 것보다, 눈으로 먼저 봐야한다.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껴야 얼레지를 알 수 있다. '바람난 여인'이라는 얼레지의 꽃말은, 그래서 붙여진게 아닐까. 바람 만난 얼레지. 우연의 일치일까. 바람이 심한 이 계절에 피는 꽃들은 대부분 바람과 연관이 있다. 얼레지의 꽃말이 '바람난 여인'이고, 너도바람꽃, 꿩의바람꽃,.. 2012. 4. 5.
꿩의바람꽃 '꿩의바람꽃'은 순백의 꽃잎을 활짝 펼친 모양이 꿩의 발자국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꿩의 다리처럼 가늘고 긴 다리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바람꽃 종류가 워낙 많다보니 정확한 순서는 아니지만, 다른 바람꽃에 비해 비교적 빨리 꽃을 피웁니다. 더구나 순백의 하얀 꽃잎은 매마른 낙엽 속에서 단연 돋보입니다. 서 있기도 힘들만큼 강풍이 부는 날 꿩의바람꽃을 만나러갔습니다. 바람, 무섭습니다. 컨테이너도 날아갈 정도니까요. 하지만 가는 대궁의 저 여린 녀석은 끄떡 없습니다. 학명은 Anemone Raddeana Regal로 여기서 Anemone는 그리스어로 '바람의 딸'을 의미합니다. 꽃말은 '덧없는 사랑' '금지된 사랑' '사랑의 괴로움'으로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했습니다. 꽃의 여신 플로라에게 아.. 2012. 4. 5.
복수초 떠나다. 복수초 스러진다. 뽀얀 속살 드러내고 방긋 웃던 때가 불과 얼마전인데. 봄빛에 부서진다. 긴 겨울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저 녀석들 때문이었다. 이번 봄에도 잘 놀았다. 볕 좋은 바위틈에는 현호색이 한창이다. 복수초 떠나고 나면, 또 다른 꽃이 핀다. 2012. 3. 30.
봄꽃의 여왕 얼레지를 보라. 얼레지가 제 철을 만났다. 며칠새 포근한 날씨 덕분에 꽃을 활짝 피웠다. 골짜기는 어느새 꽃밭이다. 속치마를 훤히 드러냈다. 그렇다고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고귀한 여인의 기품은, 언제나 잃지 않는다. 얼레지를 왜 봄꽃의 여왕이라 불리는가. 이즈음에 피는 꽃 중에 저만치 화려한 꽃이 또 있겠는가. 눌산은 얼레지 광팬이다. 요즘 잘 나간다는 걸그룹? 웃기지마라. 감히 비교하지 말라. 꺾였다. 누군가의 발길에 걸려. 얼레지가 왜 좋으냐?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에 있다. 매서운 골바람에도 흐트러짐없는 꼿꼿한 자태는 감히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얼레지만의 매력이다. 아침과 한낮, 저녁무렵 얼레지는 다양한 얼굴로 변한다. 사진은 한낮 모습이다. 많은 사람들은 꽃보다 파인더를 먼저 본다. 사진도 중요하지만, 먼저 .. 2012. 3. 29.
눈 속에 핀 '설중복수초' 적상산 복수초입니다. 남부지방 복수초는 이미 끝물이지만, 적상산 복수초는 이제 시작입니다. 해발 1천 미터 고지대에 있다보니 아주 늦습니다. 지난 주말 내린 눈이 거의 다 녹아 흐릅니다. 오늘 아니면 볼 수 없는, 올 겨울 마지막 풍경이 아닐까 합니다. 적상산 복수초 군락지는 지난 토요일에 이어 두 번째 방문입니다. 뜻하지 않은 춘설에 올랐다가 10cm나 쌓인 눈만 보고 왔었는데, 오늘 드디어 설중복수초를 만났습니다. 3대가 공을 들여도 보기 힘들다는 지리산 일출 못지 않은 감동이었습니다. 적상산 복수초는 유독 작습니다. 해발이 높은 곳에 자라다보니 작고 여립니다. 하지만 작아서 더 이쁩니다. 복과 장수를 상징하는 복수초(福壽草)의 꽃말은 '영원한 행복'이랍니다. 언 땅을 뚫고 꽃을 피운 복수초는 강인한.. 2012. 3. 27.
지독히도 향기로운 '길마가지나무 꽃' 차가운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면, 봄숲에 생기가 돈다. 허허롭던 겨울숲과는 다른, 촉촉함이 흐른다. 이즈음의 숲은 생명이 움트는 소리로 요란하다. 땅바닥에서는 앙증맞은 야생화가 피어 오르고, 나무가지에는 새순이 돋는다. 복수초가 피었고, 노루귀, 너도바람꽃, 현호색이 피었다. 고개를 들어 올리면 생강나무 꽃이 한창이고, 물속에서는 개구리가 헤엄을 친다. 봄이다. 봄숲을 걷는다. 코끝에 꿀물보다 더 진한 향기가 스친다. 길마가지나무 꽃이다. 잎이 없는 나뭇가지에 핀다. 꽃이 작다고 무시하면 안된다. 그 향은 지독하리만치 찐하다. 이즈음 숲에서 진한 향기가 난다면 그것은 필시 저 길마가지나무 꽃이 틀림없다. 향기가 얼마나 진한지 현기증이 날 정도다. 길마가지라는 이름은 몇가지 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향기가.. 2012. 3. 27.
현호색 아침기온 영하 4도. 여전히 춥다. 현호색이 꽃샘추위에 바들바들 떨고 있다. 좀 더 기다렸다 꽃을 피우지... 좀 더 있다 오지... 너나 나나 성질급한 건 마찬가지구나. 2012. 3. 26.
바람난 여인 '얼레지' 바람난 여인이라는 꽃말을 가진 얼레지입니다. 장미가 5월의 여왕이라면, 얼레지는 3월의 여왕입니다. 새봄 첫 만남입니다. 이제 막 피기 시작했습니다. 감히 3월의 여왕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완벽한 미모의 얼레지를 보시죠. 얼레지는 백합과의 다년생초로 숲속 나뭇그늘에서 주로 자랍니다. 나무에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피었다가 잎이 나올 무렵에 열매를 맺고 사라집니다. 봄을 알리는 꽃은 많습니다. 복수초나 노루귀,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 등. 하지만 이 얼레지 만큼 화려한 꽃이 또 있을까요? 얼레지는 눌산을 환장하게 만드는 꽃입니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얼레지를 올들어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산중 깊숙한 바위 틈에서 빼꼼히 얼굴을 드러낸 얼레지의 자태는 그 이름 만큼이나 화려했습니다. 꼿꼿한 자태가 '바람난 여.. 2012. 3. 26.
향기로운 차로 마시는 생강나무꽃 이른 봄 산중에서 가장 먼저 피는 꽃이 있습니다. 바로 산수유꽃과 혼동하기 쉬운 생강나무 꽃입니다. 멀리서 보면 영락없는 산수유꽃입니다. 나뭇가지를 꺾거나 꽃을 문지르면 생강향이 난다해서 붙여진 이름 같습니다. 이 생강나무를 강원도에서는 동백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동백이 바로 이 생강나무 꽃입니다. 볕좋은 금강 변에 활짝 피었습니다. 가장 먼저 피는 나무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유정문학촌이 있는 강원도 춘천 실레마을 주변에 이 생강나무 꽃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소설 '동백꽃'에 등장하는 동백이 바로 이 생강나무니까요. 정선아리랑에도 이 생강나무 꽃이 등장합니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날 좀 건네주게. 싸리골 올동백이 다 떨어지기 전에~" 이 역시 생강나무 꽃을 동백이라.. 2012.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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