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728x90
반응형

산중일기640

무주 반딧불이 날다. 요즘 집 앞에 반딧불이가 한창이다. 며칠 전에는 요 아래 새로 이사 온 아주머니가 아침부터 아삭이 고추를 한 바구니 들고 오시더니, "아 글쎄, 어젯밤에 반딧불이가 방 안에 까지 들어 왔어요." 하신다. 무슨 큰 일이라도 난 듯이 말이다. 도시에 살다 오신 분이라 신기했나 보다. 반딧불이 서식지가 집에서 직선거리로 100여 미터 거리에 있어 이따금 마당까지도 반딧불이가 날아 든다. 우리나라에서 만날 수 있는 반딧불이의 종류는 모두 3종이다. 5월 말부터 나타나는 운문산반딧불이와 애반딧불이, 그리고 8월 중순 쯤부터 나타나는 늦반딧불이다. 사진은 늦반딧불이 성충으로 무주군에서는 '늦반딧불이 신비탐사' 행사를 갖는다. 모두 세 차례(8월 15일, 8월 31일, 9월 7일) 탐사를 진행하면서 농촌체험 연계프로.. 2013. 8. 26.
다시, 고요 2주에 한 번, 정기적으로 찾아야 하는 곳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 한 달 간의 여름 휴가시즌에 발이 묶여 가지 못했다. 오늘, 대전과 전주를 동시에 찾았다. 7시간 동안의 도시 나들이 후. 몽롱한 이 기분, 참 낯설다. 자동차 에어콘 바람 때문이다. 에어콘 알레르기가 있어 무주에서는 가급적 문을 열고 다니지만, 도시에 나가면 어쩔 수가 없다. 머리가 아파 창문이 열리는 커피집에 들어 가 한 시간을 보냈다. 야옹이 다롱이 사료를 사고, 마트 구경도 했다. 사실, 마트에 가면 사람 구경이 더 재밋다. 도무지 딴 세상 사람들 같은 무표정한 표정들과 산더미 처럼 쌓인 물건들, 먹음직스럽지만, 선뜻 손이 가지않는 조리 음식들. 모든 게 넘쳐 흐른다. 그런데 왜 표정들이 그럴까. 맛있는 음식과 멋진 옷, 갖고 싶은.. 2013. 8. 26.
제13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기 국민생활체육 전국여성축구대회 지난 주말(24~25일) 무주에서 '제13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기 국민생활체육 전국여성축구대회'가 열렸다. 축구라면 국가 간 대항전이나 관심을 가졌었는데, 언제나 봄날 펜션에서 묵은 '송파 여성축구단'이 인연이 되어 보게 되었다. 그런데, 엄청 재미 있더라는 얘기다. 더구나 우리 동네인 적상체육공원에서 결승 경기가 열렸다. 한일 전 못지 않은 팽팽한 긴장감과 안타깝게도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이 컸다. 이번 대회에는 총 32팀이 출전했다. 1, 2부로 나눠 리그전을 치루었는데, 1부 리그 결승전을 관람했다. 부천시여성축구단과 언제나 봄날 펜션에서 묵은 서울송파여성축구단의 경기다. 머리에 물을 붓는, 독특한 파이팅을 외치며 경기가 시작됐다. 4강 전에서 수원영통여성축구단을 이기고 올라 온 서울송파여성축구단. .. 2013. 8. 26.
산골 고양이에게 찾아온, 고요 여름 끝이다. 처서가 지났고, 비도 적당히 내렸다. 덕분에 기온은 뚝 떨어졌다. 산골날씨 답다. 민박집 주인에게 여름은, 휴가시즌을 기준한다. 연일 복닥거리던 이 큰 집에도, 고요가 찾아왔다. 야옹이와 다롱이도 아는 모양이다. 본닛 위에 내린 빗물을 먹는 다롱이. 언제나 관심 받기를 원하는 녀석. 남의 차에는 절대 올라가지 않는다. 괜찮아. 발자국이 남으면 어떻고, 스크레치 좀 생기면 어떠냐. 이번에는 빨레집게에 묻은 빗물을 먹는다. 함께 있다는, 언제나 함께 한다는, 몸짓이다. 이렇게 눈을 맞추고, 함께 숨을 쉰다. 요즘은 부쩍 함께있는 시간이 늘어 난 야옹이. 밖으로만 돌던 야옹이가 집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 졌다. 녀석도, 휴가시즌이 끝난 것을 아는거지. 야옹이와 다롱이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애교.. 2013. 8. 26.
가을이 온다. 오늘 아침은 바람이 다르다. 비 소식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달력을 보니 내일이 처서네. 처서는 입추와 백로 사이 24절기 중 하나로 '일 년 중 늦여름 더위가 물러가는 때'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이 비툴어 진다는 말이 있고, 여름에 무성해진 산소 벌초를 한다. 수확을 대비한 논두렁 풀베기, 김장용 무와 배추를 심는 풍속도 있다. 아, 또 있다. 처서를 기점으로 복숭아 맛이 가장 좋다네. 흔히 만날 수 있는 벚나무에 가장 먼저 단풍이 든다. 오늘 아침에 보니 창 밖 벚나무 잎이 물들기 시작했다. 꽃도 가장 먼저 피고, 단풍도 가장 먼저 들고, 잎도 가장 먼저 떨구는, 아주 성질 급한 녀석이라 생각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세상을 제대로 사는 녀석이었어! 2013. 8. 22.
다롱이의 개인기 다롱이의 개인기는, 나무타기와 산책하기, 그리고 눌산 웃기기. 또 있지. 뒷집(커피집)에서 한 시간을 앉아 있어도 끝까지 기다리기. 의리 하나는 최고다. 다롱이가 새벽부터 눌산을 부른다. 창문을 열었더니, 저러고 앉아 있다. 아마도 다람쥐 사냥이라도 할 모양인데, 좀 봐 달라는 것이다. 다롱아~ 잘잤어? 했더니, 신이 났다. 나를 바라봐주는 이가 있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지. 사냥은 실패했지만, 아침부터 눌산을 웃겼다. 성공한거야. 2013. 8. 20.
펜션 주인의 단상(斷想) 이즈음,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펜션 주인과 펜션을 찾는 손님이다. 펜션 손님은 휴가가 끝이고, 펜션 주인에게는 휴가의 시작이니 그렇다. 아니면 말고다. 거울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할 정도로 지난 한 달을 정신없이 보냈던 펜션 주인에게, 휴가 시즌의 끝은 무주건 신나는 일이니까. 오늘 아침에는, '아침'이 보였다.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그동안 멈추어 있던 생각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저 녀석들도 휴가시즌이 끝난 걸 아나? 2013. 8. 19.
참, 오묘한 세상이야 산과 계곡에는 피서객들의 고기 굽는 연기가 새벽안개처럼 퍼져 오르는데,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촛불을 든 사람들로 꽉 찼더라. 눌산은 매일 밤 펜션 손님들을 위해 숯불을 피운다, 또 촛불을 켠다. 현관 등을 끄고 촛불을 켜 놓으니 좋은 점이 많더만. 절전 효과는 기본이고, 불빛을 찾아 날아드는 날벌레도 없어. 하루 이틀 켜 놓고 보니, 보기도 좋아. 괜찮은 생각 아니야? 전력 비상이라는데. 나 하나 쯤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가지. 알아, 아주 잘 알고 있어. 그건, 사실이니까. 한데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문제는 서글퍼지더라는 거지. 아, 이 간사한 인간이여……. ‘자연’은 묵묵부답이다. 온 나라가 들썩이는 이 여름을 묵묵히 견디고 있잖아. 가을을 향해 달리고 있는 거지. 참, 오묘한 세상이야……. 2013. 8. 15.
펜션 고양이 피서법 07시 기온 20도, 08시 30분 기온 22도. 아마도 10시 쯤 되면 30도에 육박하겠지. 무주라고 예외는 아니다. 한낮에는 33도까지 올라간다. 도심에 비할바는 아니겠지만, 이 산중에서 체감하는 기온은 높다. 하지만 열대야는 없다. 이불이 필요할 만큼, 시원하다. 산중에 사는 복이다. 민박집 주인은 아침부터 취미생활 중이다. 매일 매일 이불 빨래하는게 일이자, 취미다. 요즘 다롱이는 처마 밑에서 잔다. 아침해가 곧바로 들어오는 곳이지. 이불을 널자마자 곧바로 내려 온다. 시원한 그늘을 찾아서. 이불이 그늘을 만들어 주고, 나무 사이사이로 바람이 들어오는. 다롱이에게는 최고의 명당이구나. 좀 맹하고, 어리숙 할때도 있지만, 이런 걸 보면 참 똑똑하단 말이야. 아무리 귀찮아도 '산책 가자~' 소리만 하.. 2013. 8. 14.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