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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150

바람처럼 피었다 사라지는 '꿩의바람꽃' 세상사에는 순리라는게 있습니다. 작은 풀꽃도 마찬가집니다. 하나가 피고나면 또 다른 꽃이 피고지고를 반복합니다. 산에는 복수초가 가장 먼저 피고, 다음으로 변산바람꽃과 노루귀가 피어납니다. 얼레지가 피고, 너도바람꽃이 피었다 질 때쯤 되니 꿩의바람꽃이 피었습니다. 이렇듯 보이지 않는 세상에도 질서가 있는데, 유독 사람사는 세상만 난장판입니다. 뒷산에 복수초가 한창입니다. 적상산 복수초는 해발 1천 미터 고지대에 피기 때문에 느즈막히 피어납니다. 산아래 계곡에는 꿩의바람꽃이 제철을 만났습니다. 너도바람꽃이 피었던 자리에 하늘빛 현호색과 하얀 꿩의바람꽃이 장관입니다. 꿩의바람꽃 꽃말은 '덧없는 사랑' '금지된 사랑' '사랑의 괴로움'이랍니다.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 다음으로 피어나는 '꿩의바람꽃'은 순백의 .. 2012. 4. 9.
붉은대극 지난 3월 20일에 전북 완주 인근에서 우연히 만났던 붉은대극 꽃이 피었다. 딱 보름만이다. 빨간 막대기를 꼿아 놓은 듯한 새순이 인상적이었던 기억에 다시 찾아보았다. 붉은대극 새순 -> http://www.nulsan.net/1506 겉을 둘러싸고 있던 붉은 잎을 하나씩 벗어내며 연한 녹색의 꽃이 핀다. 붉은색이 강렬했던 새순은 더 연하게 변했다. 뿌리를 약재로 쓴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다. 다 캐가서 말이다. 아주 옛날에는 어땠을까. 옛 사람들은 무차별적인 채취는 하지 않았다. 딱 필요한 만큼만 채취해 썼다. 산나물도 마찬가지다. 떼거지로 몰려다니면서 싹쓸이 해버리는 요즘과는 달랐다. 저 붉은대극도 언제 수난을 당할지 모른다. 어느날 갑자기 싹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약초든 꽃이든 .. 2012. 4. 7.
애기괭이눈 고양이 눈을 닮았다해서 괭이눈이라 부르는 녀석들. "고양이가 햇살 좋은 날 눈을 지그시 감고있는 모습과 같다." "작은 꽃송이와 안쪽에 있는 작은 수술의 모양이 마치 어둠 속에서 빛을 발하는 고양이의 눈을 닮았다." 등 괭이눈의 유래에 대한 설은 많지만, 분면한 것은 고양이 눈과 관련 있는 것 같다. 괭이눈은 애기괭이눈, 흰털괭이눈, 누른괭이눈, 선괭이눈, 금괭이눈, 가지괭이눈, 산괭이눈 등 종류도 무지 많다. 그중 애기괭이눈은 아주 작다. 촉촉한 계곡가 이끼가 붙은 바위에 자란다. 적상산 중턱 계곡에 막 피기 시작했다. 직접보면 더작다. 적상산 계곡의 봄은 멀었다. 애기괭이눈을 시작으로 너도바람꽃, 꿩의바람꽃, 중의무릇, 괭이밥, 피나물이 피어나는 이 계곡은 눌산 전용 놀이터다. 2012. 4. 7.
노루귀 어제, 무주에서 노루귀를 처음 만났습니다. 덕유산이나 적상산 자락에서 왠만한 야생화는 다 봤는데, 이 노루귀는 어디 숨었는지 당최 보기 힘들었거든요. 이름없는 작은 골짜기, 이제 그곳을 노루귀골이라 부르겠습니다. 오래전 사람이 살았던 골짜기 전체에 넓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청노루귀입니다. 분홍 노루귀는 지고 있네요. 작고 앙증맞은 꽃입니다. 사진찍기 좋게 고목에 이끼가 붙어 있습니다. 아무도 다녀가지 않은 원시의 숲에서 이런 노루귀를 만난다는 것은 행운입니다. 대부분 소문난 군락지들이라 밟고 꺾인 야생화들을 만나는 일은 고통이거든요. 늘 하는 얘기지만, 이런 야생화들은 만나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낙엽더미 속에 숨은 녀석들을 찾아다니는 재미 말입니다. 좋은 사진보다는, 보고 느낍니다. 매마른 대지에.. 2012. 4. 6.
얼레지 얼레지를 처음 만났던 그날도 바람이 불었다. 여인의 치맛자락같은 꽃잎은 골짜기를 온통 보랏빛으로 물들렸다. 그곳이 바로 '천상의 화원' 곰배령이다. 하늘 아래 세상은 아니었다. 그래서 천상의 화원이라 이름 붙였다. 그렇게 얼레지를 처음 만난게 20여 년 전의 일이다. 얼레지는 바람을 만나야 제맛이다. 가는 대궁은 여지없이 흔들린다. 무더기로 피어나는 얼레지는 바람과 함께 춤을 춘다. 파인더로 보는 것보다, 눈으로 먼저 봐야한다.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느껴야 얼레지를 알 수 있다. '바람난 여인'이라는 얼레지의 꽃말은, 그래서 붙여진게 아닐까. 바람 만난 얼레지. 우연의 일치일까. 바람이 심한 이 계절에 피는 꽃들은 대부분 바람과 연관이 있다. 얼레지의 꽃말이 '바람난 여인'이고, 너도바람꽃, 꿩의바람꽃,.. 2012. 4. 5.
꿩의바람꽃 '꿩의바람꽃'은 순백의 꽃잎을 활짝 펼친 모양이 꿩의 발자국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꿩의 다리처럼 가늘고 긴 다리 때문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바람꽃 종류가 워낙 많다보니 정확한 순서는 아니지만, 다른 바람꽃에 비해 비교적 빨리 꽃을 피웁니다. 더구나 순백의 하얀 꽃잎은 매마른 낙엽 속에서 단연 돋보입니다. 서 있기도 힘들만큼 강풍이 부는 날 꿩의바람꽃을 만나러갔습니다. 바람, 무섭습니다. 컨테이너도 날아갈 정도니까요. 하지만 가는 대궁의 저 여린 녀석은 끄떡 없습니다. 학명은 Anemone Raddeana Regal로 여기서 Anemone는 그리스어로 '바람의 딸'을 의미합니다. 꽃말은 '덧없는 사랑' '금지된 사랑' '사랑의 괴로움'으로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했습니다. 꽃의 여신 플로라에게 아.. 2012. 4. 5.
봄꽃의 여왕 얼레지를 보라. 얼레지가 제 철을 만났다. 며칠새 포근한 날씨 덕분에 꽃을 활짝 피웠다. 골짜기는 어느새 꽃밭이다. 속치마를 훤히 드러냈다. 그렇다고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다. 고귀한 여인의 기품은, 언제나 잃지 않는다. 얼레지를 왜 봄꽃의 여왕이라 불리는가. 이즈음에 피는 꽃 중에 저만치 화려한 꽃이 또 있겠는가. 눌산은 얼레지 광팬이다. 요즘 잘 나간다는 걸그룹? 웃기지마라. 감히 비교하지 말라. 꺾였다. 누군가의 발길에 걸려. 얼레지가 왜 좋으냐?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에 있다. 매서운 골바람에도 흐트러짐없는 꼿꼿한 자태는 감히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얼레지만의 매력이다. 아침과 한낮, 저녁무렵 얼레지는 다양한 얼굴로 변한다. 사진은 한낮 모습이다. 많은 사람들은 꽃보다 파인더를 먼저 본다. 사진도 중요하지만, 먼저 .. 2012. 3. 29.
눈 속에 핀 '설중복수초' 적상산 복수초입니다. 남부지방 복수초는 이미 끝물이지만, 적상산 복수초는 이제 시작입니다. 해발 1천 미터 고지대에 있다보니 아주 늦습니다. 지난 주말 내린 눈이 거의 다 녹아 흐릅니다. 오늘 아니면 볼 수 없는, 올 겨울 마지막 풍경이 아닐까 합니다. 적상산 복수초 군락지는 지난 토요일에 이어 두 번째 방문입니다. 뜻하지 않은 춘설에 올랐다가 10cm나 쌓인 눈만 보고 왔었는데, 오늘 드디어 설중복수초를 만났습니다. 3대가 공을 들여도 보기 힘들다는 지리산 일출 못지 않은 감동이었습니다. 적상산 복수초는 유독 작습니다. 해발이 높은 곳에 자라다보니 작고 여립니다. 하지만 작아서 더 이쁩니다. 복과 장수를 상징하는 복수초(福壽草)의 꽃말은 '영원한 행복'이랍니다. 언 땅을 뚫고 꽃을 피운 복수초는 강인한.. 2012. 3. 27.
지독히도 향기로운 '길마가지나무 꽃' 차가운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면, 봄숲에 생기가 돈다. 허허롭던 겨울숲과는 다른, 촉촉함이 흐른다. 이즈음의 숲은 생명이 움트는 소리로 요란하다. 땅바닥에서는 앙증맞은 야생화가 피어 오르고, 나무가지에는 새순이 돋는다. 복수초가 피었고, 노루귀, 너도바람꽃, 현호색이 피었다. 고개를 들어 올리면 생강나무 꽃이 한창이고, 물속에서는 개구리가 헤엄을 친다. 봄이다. 봄숲을 걷는다. 코끝에 꿀물보다 더 진한 향기가 스친다. 길마가지나무 꽃이다. 잎이 없는 나뭇가지에 핀다. 꽃이 작다고 무시하면 안된다. 그 향은 지독하리만치 찐하다. 이즈음 숲에서 진한 향기가 난다면 그것은 필시 저 길마가지나무 꽃이 틀림없다. 향기가 얼마나 진한지 현기증이 날 정도다. 길마가지라는 이름은 몇가지 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향기가.. 2012.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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