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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상암월드컵경기장이 있다면, 무주에는 등나무운동장이 있다."
무주에는 건축가 정기용 교수의 작품이 여럿있다.
리모델링한 무주군청을 비롯해서 적상면, 무풍면, 안성면, 무남면 주민자치센터, 그리고 천문과학관, 버스정류장,
진도리마을회관, 지금의 서창아트갤러리 등 무주의 대표 건축물 대부분이 그의 작품들이다.
'무주프로젝트'란 이름의 건축물들은 무두가 자연과 인간의 교감과 감성을 일깨워 주는 작품들로
그의 저서인 '감응의 건축'을 통해 일련의 과정과 소회를 풀어냈다.
정기용 교수는 무주에서의 10여 년 동안 한 일 중에 가장 인상 깊고 감동적이었던 작품으로 등나무운동장을 꼽았다.
밋밋했던 공설운동장 스탠드에 등나무 덩굴을 올려 나뭇그늘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곳에는 지금 등나무 꽃이 한창이다.
등나무운동장이 탄생하게 된 배경은 이렇다.
당시 무주군수는 고민이 있었다.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리는 공설운동장에 주민들의 참석이 저조했던 것.
그늘이 없는 운동장에 장시간 앉아 있기 힘들다보니 주민들은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꺼려했던 것이다.
군수는 정기용 교수에게 고민을 토로하며 운동장을 보여줬다.
그래서 군수의 아이디어로 등나무를 심어 그늘을 만들고자 했다.
아이디어는 군수가 제공했고, 완성은 정기용 교수가 한 셈이다.
정기용 교수는 설계를 하면서 자연적인 조화에 촛점을 두었다.
첫째는 건축비용을 절감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어떠한 구조물이던지 식물이 초대되는 집이 아니라 '식물이 주인'이 되는 집이 되게끔 배려하는 설계다.
이 두 요소를 모두 충족하는 방법은 식물을 닮게 설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탄생한 지금의 등나무운동장은 자연스러운 조화가 느껴진다.
등나무운동장에서는 무주의 대표적인 행사들이 열린다.
무주 반듯불축제 개폐회식이 열리고, 얼마 전에는 영화 '이끼' 시사회도 이곳에서 가졌다.
정기용 교수의 '감응의 건축' 등나무운동장 편 마지막 글에는 서울에는 상암 월드컵경기장이 있고,
무주에는 세계에 단 하나 뿐인 등나무운동장이 있다고 마무리했다.
"올해는 꽃이 별로여~"
한창 사진을 찍고 있는데 마을 어르신이 올해는 꽃이 별로 안 좋다고 하신다.
등나무 꽃이 필 무렵이면 어르신들은 시원한 나뭇그늘을 찾아 운동장으로 모여든다.
휴식의 장소가 된 셈이다.
"서울에 상암월드컵경기장이 있다면, 무주에는 등나무운동장이 있다."고 할 만큼 정기용 교수는 등나무운동장에 대한 애정이 깊다. 주민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전임 군수의 아이디어와 자연에 중심을 둔 설계를 한 건축가의 작품이 만들어 낸 걸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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