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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여행

10년(?) 만에 누님과 함께한 보성 녹차밭 여행

by 눌산 2008.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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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을 했습니다.

여동생 셋, 그리고 누님이 가족의 전부지만. 허구헌날 싸돌아치는게 일이지만. 함께 한 건 참 오랜만이었습니다.누님과는 얼마나 오랜만인지 그 기억조차 가물가물합니다.



잘 아시는 보성의 녹차밭 전나무길입니다. 아마 한번쯤은 가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제 가족들은 대부분 첨이라더군요.







수양벚꽃이라고 합니다. 능수버들 처럼 치렁치렁한 머리결이 곱습니다.







조카랍니다. 막내 여동생의 하나 뿐인 아들이지요. 동생은 현역 특전사랍니다. 여군요.  늘 자랑스러운 동생입니다. 부모님 살아계실때 다들 말렸지만 저만 찬성했지요. 저 원망 많이 했으리라 짐작됩니다.








가족과 함께 한 여행이어서 그런지 여러번 찾은 차밭이지만 오늘따라 색다른 기분입니다.







누님이십니다. 작은 디카를 늘 몸에 지니고 다니신답니다. 남자친구에게 자랑하실려고요.^^ 컴퓨터는 저보다 잘하실 정도로 마스터 하셨고, 요즘은 수영하고 중국어를 배우러 다니신답니다.


어릴 적에 누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요.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이쁜 우리 누님은 제 우상이었습니다. 아니 우리 마을의 우상이었습니다. 광주의 명문 여고를 나오셨는데 중학교를 마친 후 고등학교를 가겠다고 했을때 아버지는 결사 반대하셨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중학교만 해도 감지덕지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누님은 아버지 몰래 명문 여고에 지원해서 당당히 합격을 하고는 친척집에 찾아가 사정을 했답니다. 아버지가 반대를 하시니 학비가 문제였지요. 친척 어른은 그 어렵다는 명문여고를 깡촌의 중학교를 나온 누님이 합격했다는 얘기에 혼쾌히 학비 지원을 해주셨습니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만 서울역 2층 그릴에서 양식 예절을 가르쳐 주셨던 누님입니다. 열차 식당에서 맥주를 시켜 술을 처음으로 배우게 한 누님이십니다. 초등학교 졸업 선물로 오리엔트 손목 시계를 선물해 주신 누님입니다. 누님 덕에 전교생 중 처음으로 샤프연필을 갖기도 했고. 고무신 대신 운동화를 신을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처음으로 바나나 맛을 보게 해주셨고, 자전거를 사주셨습니다. 사십이 넘은 제게 아직도 용돈을 주고 계시는 누님입니다. 3만원, 5만원.  내려가는 길에 따뜻한 밥 사먹으라시면서요.^^

그러고 보니 전 누님께 해드린 게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따금 제철에 나는 과일 한상자 보내드리면 두고두고 자랑을 하실 정도니 말입니다. 이젠 누님께 제가 해드려야 할 때이지요.







이 장면을 담으신 모양입니다.







차밭에 목련꽃이 곱게도 내려 앉았습니다.







보성 녹차밭은 사진가들의 명소이기도 하죠. 손에는 크고 작은 카메라가 하나씩 들려 있습니다.







주말은 언제나 여행자들로 가득합니다. 이국적이랄까요. 아무튼 보기 드문 아름다운 풍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가까운 율포해수욕장으로 키조개 먹으로갑니다.



누님! 계절에 한번은 꼭 여행 시켜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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