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집은 오래전부터 다녔지만, 소문 내기 싫었다.
꼭꼭 숨겨두고 싶었던 그런 집이란 얘기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비추어볼때 소문이 나면 기다려야하는 불편함이 있으니까.
그리고 또 하나, 행정상으로는 영동이지만, 무주에서 아주 가깝다.
그래서 무주, 영동맛집으로 제목을 뽑았다.
무주와 영동 경계에 있는 충북 영동군 학산면소재지에 있다.
지나는 길에 이 집을 발견했다면, 폐업한 집으로 알 정도로 허름하다.
하지만 예리한 눈썰미를 가진 사람이라면, 이 집의 진가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허름하지만, 깔끔한 느낌이 묘한 매력을 느끼게한다.
학산포도로 유명한 곳이다.
낡은 상가들이 쭈욱 줄지어 있는 분위기가 드라마 셋트장 같다.
테이블은 네 개, 자리가 부족하면 살림방을 내주기도 한다.
점심 시간이라면, 가끔은 자리가 없을 때도 있다.
의자나 테이블 같은 모든 집기가 30년 이상 된 것들이라고 한다.
오늘 메뉴는 잡채밥과 짬뽕밥을 시켰다.
저녁시간이라 면은 좀 부담스러워서다.
처음 이 집을 갔을 때는 짬뽕을 먹었다.
수타면에 국물이 참 특이했다.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낯선 느낌이었으니까.
그런데 그게 바로 옛날짬뽕 맛이란다.
기억해보니, 요즘 흔하게 먹는 짬뽕과는 달랐던 것 같다.
김치찌개처럼 시원하고 칼칼한, 뒷끝이 개운한 맛이다.
잡채밥은 기름기가 별로 없는 담백한 맛이다.
이 집 볶음밥 역시 그렇다.
짜장, 짬뽕이 맛있는 집은 많아도, 볶음밥, 잡채밥 맛있다는 집은 못봤다.
다
짬뽕밥은 어떨까.
짬뽕과 같은 국물을 쓴다.
역시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다.
사람에 따라 좀 맴다고 느낄 수는 있겠지만, 그 매운맛이 가미되서 그런지 국물 맛이 자꾸 땡긴다.
처음 이 집에서 짬뽕 맛을 보고 연 3일 간적도 있다.
면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말이다.
탕수육 역시 기름기가 적고 바삭하며 담백하다.
그 속에 들어 간 돼지고기는 촉촉해서 튀김 맛이 아니라 고소하다.
잡채밥이나 볶음밥은 개인차가 있을 수 있겠으나,
짬뽕이나 탕수육은 최고다.
펜션 손님이나 지인들에게 이 집을 소개하고 모두 극찬을 했을 정도니까.
선미식당 (카드 안됨)
043-743-6326
충북 영동군 학산면 서산리 8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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