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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고갯길은 지역의 경계를 구분 짓는 의미를 갖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갯길은 소통과 교유의 공간으로 그 지역 사람들에게 있어 삶의 애환이 깃들어 있습니다. 걸어서 넘던 고갯길은 이제 자동차로 넘나들지만 옛길이란 이름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옛길을 걷는 마니아들이 늘어나면서 추억은 되살아 나고 있는 셈이지요.
산악지역인 무주에는 고갯길이 많습니다. 조금재, 빼재, 도마령, 무풍재, 압치 등. 4도가 접한 무주의 지역 특상상 타 지역과의 경계지역입니다. 고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도가 나뉘는 것이지요. 한 두 시간이면 전라북도에서 경상북도, 경상남도, 충청북도, 충청남도를 넘나들 수 있는 셈입니다.
무주리조트를 지나 만나는 토비스콘도 앞에서 좌회전하면 이 고개를 넘어갑니다. 무풍이란 지역이지요. 아마도 무주를 찾는 여행자들은 이 고개를 넘을 일이 없습니다. 평소에도 차량통행이 거의 없는 길이니까요. 경사가 급해 초보운전자라면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생한 만큼 보여주는 것들이 많은 고개입니다.
고개에는 가을빛이 완연합니다.
탁 트인 조망이 곤도라타고 향적봉에 오르는 맛에 버금갑니다.
무주 반디랜드 앞에서 영동방향으로 남대천을 건너면 충청북도 영동 땅입니다. 민주지산 자연휴양림을 지나 이 고개를 넘게 되는데, 영화 '집으로'에서 첫 장면에 나오는 고개지요. 물론 지금은 말끔히 포장이 되었습니다. 고개 이름은 도마령. 멀리 덕유산 스카이라인과 무주리조트 슬로프가 한눈에 보입니다.
포장되지 않았다면 대단한 명물로 남았을텐데... 아쉬움이 큽니다.
영화 '집으로'의 무대가 되었던 궁촌리에서 3년을 살았습니다. 도마령에서 가까운 거리라 여름날이면 이 고개에 올라 삼겹살을 구워 먹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경기도 산골로 이사간 귀여운 녀석들하고요. 해발 800미터가 넘는 곳이라 한여름에도 엄청 시원하거든요. 모기도 없고, 돗자리 하나면 천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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