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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금산 보석사
숲길 하나로 유명해진 명소들이 많습니다. 그 중 오대산 월정사나 능가산 내소사 전나무 숲길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을 받을 정도로 명소가 된지 오래입니다. 몇 백 미터에 불과한 산사의 이 짧은 숲길들이 여행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이유는 뭘까요. 제대로 된 숲길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산사의 고즈넉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포장도로와 쌩뚱맞은 거대한 구조물들은 오히려 여행자들의 외면을 받게됩니다. 없다보니 남은 숲길이 귀한 대접을 받을 수 밖에요.
보석사 전나무 숲길은 200여 미터에 불과하지만 좁은 진입로에 빽빽히 들어 찬 전나무가 인상적입니다. 하늘을 향해 곧추선 전나무의 기운은 걷는 것 만으로도 충전 만땅입니다. 워낙 외진 곳이라 아직 유명세 대열에 합류하지는 못했지만 몇해 전 한석규가 등장하는 CF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알음알음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아직은 덜 유명해서 더없이 좋은 곳입니다.
일주문에서 곧바로 숲길이 이어집니다. 한낮이라 냉장고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주차장을 지나 만나는 일주문 앞에는 "차는 주차장에 두시고, 경치가 아름다운 숲길을 산책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판이 서 있습니다. 또 하나 "휴대폰을 잠시 꺼주세요."라는 프랭카드가 새롭게 걸렸습니다. 다 옳은 말이지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이고, 숲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합니다.
한낮 햇살이 묘한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무주총각이 앞장서고 뒤를 따라 숲으로 들어갑니다.
보석사 대웅전 유형문화제 제143호
충청남도 금산군 남이면 석동리 711
이 절은 신라 헌강왕 12년(886년)때 조구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한다. 처음 세울 당시 절 앞에서 캐낸 금으로 불상을 만들었기 때문에 보석사라 하였다. 본래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없어졌고, 현재의 건물은 조선 후기에 다시 지어졌다.
대웅전은 정면 3칸, 옆면 3칸의 겹처마 맞배지붕의 다포식 건물이다. 건물 안에 봉안된 불상은 석가모니불, 문수보살, 보현보살 등 3기의 좌상으로 수법이 섬세하다.
이 건물의 앞쪽 오른편에 의승장 영규대사가 머물렀던 의선각이 있다.
충청남도 금산군 남이면 석동리 711
이 절은 신라 헌강왕 12년(886년)때 조구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한다. 처음 세울 당시 절 앞에서 캐낸 금으로 불상을 만들었기 때문에 보석사라 하였다. 본래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없어졌고, 현재의 건물은 조선 후기에 다시 지어졌다.
대웅전은 정면 3칸, 옆면 3칸의 겹처마 맞배지붕의 다포식 건물이다. 건물 안에 봉안된 불상은 석가모니불, 문수보살, 보현보살 등 3기의 좌상으로 수법이 섬세하다.
이 건물의 앞쪽 오른편에 의승장 영규대사가 머물렀던 의선각이 있다.
전나무 숲길은 200여 미터에 불과합니다. 짧아서 아쉬운 길입니다. 아마도 걷기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딱 좋을 거리겠지요. 짧지만 더 느리게 걷다보면 그 느낌은 배가되지 않을까요.
아니, 이게 뭔 일인가요. 임진왜란 당시 승병장으로 계룡산 갑사와 보석사를 오가며 수도한 영구대사가 머물던 전각인 의선각이 사라지고 없습니다. 지난 가을만 해도 종무소로 쓰고 있었는데. 또 대웅전 앞에 낡은 무채색의 천왕문까지 사라지고 없습니다. 혹여나 해서 지난 가을 다녀간 이후 블러그에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대웅전 좌측으로 영규대사가 머물렀던 의선각이 있고, 대웅전과 마주보고 있는 천왕문은 낡아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서 있지만 늙은 절에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창불사에 열 올리기 보다는 주변과 잘 어울리는 불사가 좋겠지요. 부처님! 그렇지요?"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을 봤습니다. 낡아서 가치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이런저런 이유야 있겠지만 중창불사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낡고 늙은 절, 보석사의 가치가 사라진 느낌입니다.
소음때문에 서둘러 절집을 내려갑니다.
보석사에는 대단한 명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 은행나무인데요. 수령이 자그만치 1,100년이나 된 천연기념물 365호 보석사 은행나무입니다. 높이 40m, 둘레 10.4m의 이 은행나무는 보석사를 창건한 조구대사가 제자 다섯 명과 함께 여섯 그루의 은행나무를 심었는데, 그 나무가 하나로 합쳐진 것이라고 합니다. 마을이나 나라에 변고가 있을 때마다 큰소리로 울어 재난에 대비토록 했다는 얘기가 전해옵니다.
더 느리게 숲길을 걸어 내려갑니다. 가슴 깊이 숨을 들이마셔 봅니다. 숲의 기운을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겠지요.
사라진 의선각과 천왕문이 내내 마음에 걸립니다. 보석사 두 개의 보석 중 하나가 사라졌으니 또 다시 오게 될지... 남은 보석 하나의 가치가 더 크게 남겠지요.
[tip] 대전-진주간 고속도로 금산IC를 나와 우회전 - 금산 읍내 - 진안방향 13번국도 타고 공설운동장 지나면 우측으로 들어가는 보석사 이정표가 나옵니다. 보석사 입구 석동마을까지 금산에서 하루 여섯 차례 시내버스가 다닙니다. 약 15분 소요.
<무주 언제나 봄날>에서 30분 거리입니다.
<무주 언제나 봄날>에서 30분 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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