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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배나무 꽃향기 따라 봄햇살 밟아볼까.<평창 봉산리 자개골> 신기천이 합류하는 오대천의 봄 4월이면 저 아래 남도에서는 두어 번의 꽃잔치가 끝나고 봄농사가 한창이다. 허나 심산 골짜기로 대변되는 강원도 땅은 이제 막 피어오르는 싱그러운 이파리에 현기증이 날 정도. 긴 겨울의 기지개를 막 펴고 문밖을 나선 촌부들의 움직임이 바쁘기만 해 보인다. 오대천을 떠나 보내고 신기리로 접어들었다. 흐드러지게 핀 돌배나무 꽃향기에 어지러워 가다 쉬다를 반복한다. 아, 눈이 부실만큼 싱그러운 연둣빛 세상, 내게 있어 그것은 차라리 고문에 가까운 여행병을 도지게 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돌배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핀 신기리 민가 무인지경 60리길, 가다 쉬다 느리게 걷기에 딱 좋다. 봉산천과 자개골 만큼 길고 깊은 협곡이 우리나라에 또 있을까, 평창군 진부면 신기리에서 봉산리를 지나 ..
하늘과 맞닿은 지리산 자락의 오지마을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골 깊은 산자락에는 어김없이 사람의 마을이 있습니다. 하늘과 맞닿은 곳. 더이상 오를 수 없는 산꼭대기 오지마을을 찾아갑니다. 산으로 오릅니다. 길은 하늘금과 맞닿은 사람의 마을에서 끝이 납니다. 산꼭대기 오지마을에도 봄은 찾아왔습니다. 산자락 빼꼼한 틈이라도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산수유 나무가 심어져 있고. 돌담을 층층이 쌓아 올린 다랭이 논은 농부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첩첩산중에도 봄 기운이 완연합니다. 산과 농토의 경계에는 산수유꽃이 피었습니다. 경계와 구분의 차이를 느껴봅니다. 오지마을이 다 그렇듯. 이곳 또한 물이 좋습니다. 눈 녹은 물이 흘러 철철 넘치는 계곡에는 바람을 만난 버들강아지가 춤을 춥니다. 이런 오지마을에 범죄가 있을리 없지요. 산에 살때 "무섭지 않아요?"..
전기 없는 오지마을을 가다. 대한민국 땅에 전기없이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얼마전 티브이를 보니 도서 벽지의 200여 가구가 전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지만. 현실이다. 마을까지 가기 위해서는 이런 길을 1시간 이상 걸어야 한다. 승용차로는 절대 불가. 문제는 저런 개울을 마을까지 딱 열두 번을 건너야 한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당연히 고립되기 일쑤. 하지만 상류이다 보니 물은 한나절이면 빠진다고. 계곡은 주민들에게 유용한 식수원이자 다양한 생활 공간이다. 도시인에게 있어 욕실과도 같은 존재랄까. 오후 3시. 해는 이미 서산으로 기울었다. 산 깊은 골짜기다 보니 하루가 짧다. 설마 설마했는데. 그곳에도 사람이 산다. 그 깊은 골짜기 끄트머리에. 저녁 군불지피는 중이다. 전기도. 전화도 없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유홍준 님은 섬진강 하동포구 80리 길과 해남 대흥사 숲길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썼습니다. 만약에 유홍준 님이 강선마을 길을 다녀갔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은 하나 더 늘었을 겁니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강선마을 가는 길을, 저는 주저없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소개합니다. 점봉산을 오르는 길목으로 마을은 해발 900미터에 위치에 있습니다. 마을까지 걸어가는 2킬로의 계곡을 낀 숲길은 국내 최대 원시림지역으로 손꼽이는 이 땅의 허파와도 같은 곳입니다. 양양에서 진동리를 갈려면 조침령을 넘습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 길은 사륜구동아니면 엄두도 못낼 만큼 험한 고갯길이었습니다. 그런데! 버스를 만났습니다. 터널이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