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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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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마을, 복사꽃 일장춘몽(一場春夢)이라! 한바탕 봄날의 꿈을 꿨다. 만리장성을 열두 번도 더 쌓았다. 봄날의 꿈은, 강물 위를 떠다니는 봄 햇살 같은 것. 흩날리는 벚꽃 잎이 아스라이 멀어져 간다. 피고, 지고, 또 피고, 지고를 반복하던 봄꽃이 떠나간다. 덩달아 봄날의 꿈도 스러진다. 금강이다. 흘러가는 강물 따라 사람의 마을도 흐른다. 벚꽃 잎이 흩날리더니, 이내 복사꽃이 만발했다. 저 멀리 산 깊은 골짜기에는 산벚꽃이 꽃불을 켰다.
[전남 장흥] 2번 국도 따라가는 남도 봄마중 멀리 보이는 덕유산 능선에 잔설이 서서히 녹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봄기운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다. 대개는 4월까지 눈이 쌓여 있어 산촌의 봄은 멀고도 험하다. 볕 좋은 날이면 몸이 먼저 반응을 한다. 자연스레 집 밖으로 내몬다는 얘기다. 어디를 갈까 단 1초도 고민할 이유가 없다. 긴 겨울의 끝자락에 갈 곳이라고는 남도 땅 말고 또 어디가 있겠는가. 순천에서 2번 국도를 탔다. 고속도로가 목포까지 시원스럽게 뚫렸다는 얘기를 익히 들었지만, 봄마중 나온 여행자에게는 한시가 급한 게 아니라 눈에 담을 풍경 하나가 그리운 법이다. 남는 건 시간 밖에 없으니 굳이 고속도로를 탈 이유가 없다. 국도도 빠르다는 생각에 고흥 어디쯤인가에서 좁고 굽은 길로 들어선다. 아니나 다를까 고질병인 안구건조증이 순..
[전라남도 구례] 구례 현천, 산동 산수유마을 새벽 바람을 가르며 달렸다. 목적지는 곡성이지만, 먼저 지리산 자락 산수유마을을 둘러 볼 요량이었다. 이즈음에 지리산 자락 돌아 섬진강을 한 바퀴 돌지 않으면 몸살이 나는 사람이다. 남들 다 가는 꽃놀이라해도 좋다. 그냥, 그 자리에 서 있다는 자체로 좋은 일 아닌가. 예상은 했지만, 늦었다. 끝물이라지만, 여전히 곱다. 사진가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현천마을이다. 마을 맞은편 밤나무 밭에 오르면 마을 풍경이 한눈에 들어 온다. 집집마다 산수유 나무 몇 그루는 다 있다. 덕분에 이런 멋진 풍경을 만들었다. 흐린 날씨에, 꽃은 이미 지고 있지만, 현천마을 일대는 샛노란 산수유꽃으로 물들었다. 지리산 온천을 지나 산동마을을 찾아 간다. 이른 시간이라 한적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