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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좋은 계절입니다.
가만 있으면 물론 추위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좋은 날씨죠.
'예향천리 백두대간 마실길'을 다녀왔습니다.
거창한 이름에 비해 부족한게 많습니다.
표지판도 그렇고, 기존 임도를 이용한 포장 구간이 있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걷는자에게는 이런저런 이유는 불필요합니다.
그냥, 걷는 자체를 즐기기만 하면 되니까요.
'무주 마실길' 전체 45km 구간 중 눌산이 살고 있는 적상산 서창마을에서 내창마을까지 약 10km 구간을 걸었습니다.
마실길은 서창마을 사람들이 무주 장보러 다니던 길로, 옛길과 임도를 연결해 만든 길입니다.
눌산이 살고 있는 서창마을이 들목입니다.
적상산 등산로 입구 주차장에서 출발합니다.
주차장 북쪽으로 트인 임도를 따르면 됩니다.
처음은 콘크리트 포장이 된 오르막입니다.
바람은 차지만, 날씨는 굿!입니다.
땀도 안나고 딱 좋은 날씹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이죠.
적상산을 휘감고 도는 임도의 시작입니다.
촉촉한 흙길이 이어집니다.
가을빛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억새는 은빛으로 출렁입니다.
표지판과 함께 이런 리본이 붙어 있습니다.
갈림길이 나오면 이 리본만 보면 됩니다.
중간중간 저런 나무의자도 있어 쉬어가기 좋습니다.
철지난 루드베키아도 피어 있군요.
한동안 고온현상이 이어지더니 꽃도 정신을 잃은 모양입니다.
쉬고 싶을만 하면 쉼터가 나옵니다.
촉촉한 흙길이 끝나고 갑자기 콘크리트 포장길이 나옵니다.
급경사 내리막으로 이 길을 내려가면 길왕마을이 나오고, 오동재 갈림길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길은 길왕마을과 오동재를 지나 무주읍 당산마을로 갈라집니다.
길왕마을을 지나 다시 서창마을로 돌아가면 딱 두 시간 거립니다.
눌산은 여기서 오동재를 넘을 예정입니다.
오동재까지는 땀 좀 흘려야 합니다.
30분 정도 거리.
오동재 정상입니다.
오르막이 가팔라 헐떡거리며 올랐다해서 '헐떡재'라고도 불립니다.
경사는 급하지만 길지가 않습니다.
다시 내리막입니다.
아, 그런데 이게 왠일 입니까.
갑자기 길이 사라지고 난장판이 되버렸습니다.
간벌 작업때문인지, 아니면 임도를 다시 만드는지 온통 길을 파헤쳐놨습니다.
마실길 구간은 여기서 흔적이 사라집니다.
길을 잘 아는 눌산도 한참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있습니다.
내창마을 뒤에서 무주읍으로 향하는 길목 부근에 파헤쳐 놓은 땅이 또 있습니다.
역시 길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아무 표지판도 없습니다.
원래 목적지는 무주읍 당산리였는데, 내창마을로 바로 내려서기로 했습니다.
서창마을에서 내창마을까지 총 3시간 소요.
많은 예산을 들여 만든 길이 관리 소홀로 개판이 되버렸습니다.
아니,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얘기지요.
찾아오라고 홍보까지 하면서 말입니다.
담당 공무원은 뭐하는 사람일까요?
아마도 아무 생각없이 사는 사람일겁니다.
제 정신 아니라는 얘기지요.
무주 사는 사람 입장에서 참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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