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자주 내립니다.
제 철 맞은 단풍은 곱게 물들겠지만, 수확기에 접어 든 농사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지난 주말 서산에 가서 고구마를 한 이틀 캐고 왔더니 평소라면 '가을비 내리는 풍경이 어쩌고 저쩌고 할텐데....' 이젠 농부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됩니다. 앞으로는 벽난로에 고구마를 구워 먹을 때도 남다를 듯 싶습니다.
이 길을 7년을 올라다녔습니다.
우연히 만난 마을 풍경에 반해서 말입니다.
그리고 일곱 번의 봄과 여름, 여섯 번의 가을과 겨울을 펜션 주인으로 보냈습니다.
이제 '언제나 봄날' 펜션 주인이 아닌, '길 위의 여행자'로 돌아갑니다.
그동안 참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펜션주인과 손님의 관계가 아닌, 같은 여행자의 입장에서 말입니다.
그래서 7년이 더 길게 느껴지는 지 모르겠습니다.
만났던 분들의 소중한 사연을 하나하나 얘기하고 싶지만, 고히 간직하겠습니다.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된다면, 그때 못다한 얘기를 나누겠습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20여 일을 망설였습니다.
지난 9월 말로 펜션을 정리했지만, 그동안 다녀가신 분들에 대한 죄스러운 마음과 고마움을 전해드려야 하는데, 글 몇 자로 정리하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아서 말입니다. 하지만 막상 쓰고 보니 별 말이 없네요.^^
고맙습니다.
또 뵙겠습니다.
추신)
1. '언제나 봄날'은 '적상산황토펜션'이란 이름으로 다른 분이 계속운영합니다.
2. 예약 후 취소하시고, 입금하신 비용을 이월하신 분이 계십니다.(두 분이 계신걸로 기억하는데, 메모 노트를 분실해서 연락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연락주시면 환불해드리겠습니다. 연락처 010-7471-3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