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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추천! 걷고 싶은 꽃길 8곳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체는 동면을 한다. 사람도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런 이유로 봄은 생명의 계절이다. 새순이 돋고, 꽃을 피운다. 사람은, 가슴이 열리고, 오감으로 대지의 기운을 느낀다. 문 밖으로 나가고 싶은 욕구가 넘쳐나고, 움츠린 어깨와 굳은 몸에 생기가 돈다.

 

자연과 가장 가까이 마주하는 방법으로 걷기만큼 좋은 수단이 또 있을까. '걷기'의 의미는 죽자 사자 이를 악물고 걷는 고행의 길과는 다르다. 굳이 거리와 시간에 의미를 부여할 이유도 없다. 보고 싶은 만큼, 걷고 싶은 만큼만 걸으며 자연과 호흡하면 되는 것이다.

 


1. 18번국도 보성강 벚꽃길



17번 국도와 18번 국도가 만나는 전라남도 곡성군 오곡면 압록리는 섬진강과 보성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다. 전라선 열차도 지나고 있어 국도와 철도, 강길이 함께 흐르는 이색적인 곳이다. 벚꽃 피는 계절이 오면 섬진강 하구 쪽인 화개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쌍계사와 하동 십리 벚꽃 길의 유명세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상류지역인 압록 일대는, 섬진강 기차마을을 제외하고는 한산하다. 더구나 압록에서 갈라지는 18번 국도를 따라가는 보성강 길은 숨겨진 속살과도 같은 곳이다. 몰라서도 가지 못하는, 그런 곳이다.




보성강이다. 참 촌스럽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흔한 강이다. 하지만 봄이면 보기 드문 풍경이 펼쳐진다. 이 땅 대부분의 강이 개발이라는 몸살을 앓고 있다지만, 이 보성강은 옛 모습 그대로다. 강 한가운데 수초가 자라고 드문드문 백사장이 있어 자연정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여전히 맑다. 사람의 손길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잘 보여주는, 이 땅에 몇 남지 않은, 그런 강이다.

 

[tip] 압록에서 호남고속도로가 지나는 석곡까지 20km의 구간. 이 구간의 보성강을 석압강이라고도 부른다. 석곡에서 압록 사이를 흐르는 강이란 뜻이다. 또는 석압계곡이라고도 한다. 협착한 골짜기 덕에 따로 얻은 이름인 셈이다. 강에서 계곡으로 규모는 축소되었지만 특별히 별났다는 의미도 있다. 압록과 석곡 사이에서 갈라지는 태안사 가는 길에도 벚나무가 많다. 태안사 너머 순천방향으로 길목을 잡으면, 어마어마한 복사꽃 단지도 만 날 수 있다.


 

2. 17번국도 섬진강 벚꽃길



17번과 19번 국도는 섬진강을 대표하는 길이다광양 매화마을과 쌍계사 십리벚꽃길그 유명한 화개장터가 있는 19번 국도는 꼬리에 꼬리를 문 자동차의 행렬로 몸살을 앓는다그에 반해 17번 국도는 한 발짝 물러선 변방과도 같은 곳이다그렇다고 볼품없다는 얘기는 아니다전라선 철도와 국도그리고 섬진강이 하나가 되 흐르는더 멋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벚꽃 길은 17번국도 건너편 길에 있다. 곡성 기차마을에서 가정역, 섬진강과 보성강이 합류하는 압록마을을 지나 구례구역까지 이어진다.




순자강(섬진강)과 보성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압록마을이다. 두 강이 만나 섬진강이란 이름으로 하나가 된다. 섬진강의 본류인 순자강은 '순하디 순한' 강이란 뜻이다.

 

[tip] 곡성기차마을 종점인 가정역에서 남해대교를 쏙 빼닮은 현수교를 건너 강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다. 압록마을을 지나 구례구역까지 이어진다.


 

3. 금산 보곡마을, 산벚꽃 길



'산꽃나라 산꽃여행'이란 주제로 산벚꽃 축제가 열린다. 축제라기보다는 걷기 좋은 길을 한없이 걷는 여행이다. 산벚꽃 흐드러진 산길을 새소리 바람소리에 취해 걷다보면 어느새 나도 ''이 된다. 총 세 코스가 있다. 1,2 코스는 두 시간 내외, 3코스는 1시간이면 충분한 거리. 하지만 누구랑 걷느냐에 따라 시간은 달라진다. 시간을 잰다는 것은 무의미하니까.

 

[tip] 충청남도 금산군 군북면 산안리 보곡마을.

보곡마을 산길 트레킹 -->> http://nulsan.net/584



4. 배꽃이 만발한 섬진강 19번국도



유독 운이 없는 사람이 있다. 실력도 있고 외모 또한 출중하지만 뜨지 못하는 연예인처럼 말이다. 그런 꽃이 있다. 강 건너 마을에 매화가 질 때쯤이면 사람들은 죄다 화개로 몰려간다. 벚꽃 때문이다. 그 틈에 피어난 배꽃은 왠지 소외 받는 느낌이랄까. 배꽃은 꽃잎이 큼지막해서 벚꽃 못지 않은 멋스로움이 있다.

 

한방에 뜨는 연예인도 있잖아. 지금은 섭섭하겠지만 참고 기다리면 좋은날 있을 거야~~^^


 

5. 무주구천동 벚꽃길, 한풍루 벚꽃



옛말에 "윤중로에 벚꽃이 다 떨어져야 마이산 벚꽃이 핀다"는 말이 있다. 진안과 인접한 무주 역시 비슷하다. 산악지역이다 보니 기온차가 커 벚꽃의 개화가 많이 늦다. 무주구천동 제33경 중 제1경인 나제통문에서 제2경인 은구암 입구 구산마을까지 약 3km 구간이다.

 

[tip] 나제통문에서 무주리조트 방향으로 가다보면 곧바로 벚꽃길을 만난다. 





무주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에 있는 한풍류는 밤벚꽃놀이가 제격이다.


 

6. 금강(錦江) 마실길, 잠두마을 옛길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 무주 나들목 직전에 금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게 되는데, 다리 건너 산의 모양을 자세히 보면 누에머리가 연상되는 좌우로 볼록한 봉우리가 있다. 바로 그 아래 마을이 잠두마을이다. 잠두(蠶頭)는 산의 모양이 누에머리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지명으로, 옛길은 강 건너 약 2.5km 구간만이 남아 있다. 37번 국도가 확포장 되면서 방치된 길이라고 보면 되는데, 짧지만 벚나무 가로수가 있어 4월 중순이면 꽃길이 된다.




꽃길의 주인공은 벚꽃과 개복숭아꽃, 조팝나무 꽃이다.

 

[tip] 잠두마을 옛길은 금강마실길 일부 구간이다. 무주 땅을 지나는 금강을 따라 걷는 금강마실길은 꼬박 하루 코스로 부남면 도소마을에서 무주읍내까지 걷는 길이다.

 

무주나들목에서 금산 방향 37번 국도를 타고 5분만 가면 잠두1교 다리가 나오고, 다시 잠두2교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 우측 비포장 길로 들어서면 잠두마을 옛길이다. 내비게이션에는 '나그네 가든(전북 무주군 부남면 굴암리 18번지)'를 찍으면 된다.


 

7. 구례 누룩실재 옛길



누룩실재는 섬진강 변 유곡마을에서 지리산 아래 구례 사동마을로 넘어가는 옛길이다. 유곡마을 사람들이 구례 장보러 넘나들던 길. 사동마을에서 누룩실재까지는 3km, 다시 유곡의 상유마을까지는 3.4km. 6.4km로 두어 시간 거리다. 상유마을 아래 하유마을 섬진강 변으로 내려 선 다면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 길은 3월 중순이면 노란 산수유꽃과 매화향이 진동한다. 무엇보다 한갓져서 좋다. 구례 산수유축제나 광양 매화축제장 보다 더 낫다. 사람에 치여 정신이 없는, 축제에 관심 없는 분들에게 좋은 길이다.

 

[tip] 구례읍 사동마을 백련사가 들목이다. 반대로 유곡마을에서 시작한다면, 구례구역에서 구례읍내 방향 다리를 건너자마자 좌회전해서 5km 정도 가면 유곡마을이다. 다무락마을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유곡마을 모정 앞에 차를 세우고 상유마을을 지나 누룩실재를 넘으면 구례읍으로 이어진다. 3시간 내외 거리.

 

 

8. '천상의 화원' 무주 적상산 하늘길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은 사람이 있듯이, 길에도 그런 곳이 있다. 그 길에는 이른 봄 복수초를 시작으로 현호색, 바람꽃, 피나물이 순서대로 피어난다. 4월 말부터 5월 중순까지 적상산은 그야말로 '천상의 화원'이 따로 없다. 그 주인공은 바로 피나물. 피나물이 거대한 군락을 이룬 적상산 산정은 온통 노랑 일색이 된다. 양귀비과의 식물로 연한 줄기나 잎을 꺾으면 피같은 적황색 유액이 흘러나오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화려한 꽃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tip] 무주 적상면 서창마을에서 적상산 안국사까지는 3.8km로 그 중간에 피나물 군락이 있다. 왕복 4시간 소요. 가장 쉽게 오르는 방법은 자동차로 안국사까지 올라간 다음 향로봉 능선을 타면 된다. 왕복 1시간 내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