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산촌에도 초록이 돋기 시작했다. 차창 밖으로 개나리 진달래가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난다. 바람은 차지만, 볕은 따사롭다. 낮은 곳은 이미 봄기운이 완연하다. 숲은 여전히 겨울 빛이다. 하지만 더 깊이 들어가면 비현실적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복수초, 얼레지, 바람꽃, 현호색 같은 키 작은 풀꽃이 거짓말처럼 피었다.
향기가 얼마나 진한지 현기증이 날 정도다. 얼마 전 삼천포 어시장 뒷골목에서 만난 천리향의 향기 못지않다. 길마가지나무다. 길마가지라는 이름은 몇 가지 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향기가 너무 진해 지나가는 나그네의 발길을 붙잡고 길을 막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길마가지, 참 독특한 이름이다. 그 향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진하다.
잔가지가 너무 많아 길을 막아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꽃이 피기 전이라면 그럴 만하다. 가늘고 길어 손으로 치워도 탄성이 강해 얼굴을 치기 일쑤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중요한 것은 이 계절에 만나는 향기로운 꽃이라는 것이다.
인동과의 길마가지나무는 양지바른 산기슭에 자라는 낙엽관목으로 3m 정도 자란다. 봄에 가장 먼저 피는 나무 꽃으로 알려진 생강나무 꽃과 비슷한 시기에 볼 수 있다.
728x90
'그꽃'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보다 눈부신 메타세콰이아 반영 (0) | 2017.04.09 |
---|---|
'바람난 여인' 얼레지 (0) | 2017.03.29 |
황금빛 복수초를 만났다 (4) | 2017.02.26 |
코스모스 길 (0) | 2016.09.29 |
김천 방초정 배롱나무 (0) | 2016.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