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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여행

숲길이 아름다운 두륜산 대흥사

by 눌산 2008.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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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사 길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산사로 향하는 숲길' 중 한 곳입니다.

매표소에서 유선여관까지만 포장이 되지 않았더라면. 아마 가장 좋아하는 길로 남아 있을 겁니다. 편리함과 보존의 갈림길은 그렇게. 험난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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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색은 연두빛입니다. 눈이 부셔서 마주 볼 자신이 없습니다.

고요한 산사에서도 어르신들은 신이나신 모양입니다. 사실. 이런 풍경 앞에서 신이 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하겠지요. 사람들은 일 년에 한두 번 떠나는 여행길이지만. 절집 한 두 군데는 꼭 들르게 됩니다. 명산대찰이라고. 우리나라 관광지 중에 절이 빠지면 앙꼬 없는 찐빵이나 다름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부처님도 뭐라 탓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당신 생신날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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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내리는 비에 계곡은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는 표정입니다.

매표소에서 경내로 향하다보면 계곡을 만나게 됩니다. 짧은 길이 아쉽기만 하지요. 하루 종일 걸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길을. 설렁설렁 걸어도 40분이면 족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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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유선여관>입니다. 일주문 앞에 있습니다.

정갈한 우리 한옥의 멋이 살아 있는 집입니다. 더구나 하룻밤 묶을 수도 있고. 방에 앉아 아침 밥상까지 받을 수 있다니 나그네에게 이보다 더한 호사는 없을 겁니다. 이렇게 비라도 오는 날이면. 툇마루에 모여 앉아 부침개에 막걸리라도 한잔 나누고 싶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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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여관 뒤란의 장독대입니다.

도토리로 만든 동동주 항아리도 보이는군요. 이 집에서 몇 번 밥상을 받아 본 경험은 있지만. 장맛이 좋은 집이라는 걸 단박에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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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오월의 계곡이 숨을 쉬고 있네요.

쉴 곳을 찾아 사람들은 절을 찾습니다. 절이라는 곳이. 그렇다고 편안한 공간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지요. 그래도 사람들은 지친 몸을 이끌고 산사로 몰려듭니다. 그건. 팍팍한 도시의 삶에 찌든 때라면. 이런 풍경 앞에 한순간 말끔히 씻겨 나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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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에 붉은 동백이. 그런대로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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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디 고운 연등이 절집으로 안내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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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유선여관을 막 지나면서 부터는 촉촉한 흙길을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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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산안개가 너풀거립니다.

두륜산은 초등학교 때부터 오른 산이지만. 케이블카가 생기고 부터는 왠지 멀게만 느껴지는 산입니다. 몇 해 전인가 에도 일지암까지만 다녀왔습니다. 친구도 때론. 보기 싫을 때가 있듯이 말입니다.




[Tip] 대흥사는 전라남도 해남의 진산이라 할 수 있는 두륜산(703m) 자락에 자리하고 있으며, 백제 무왕 14년에 신라 승려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한다. 매표소에서 경내까지 40여 분 거리의 숲길은 대흥사를 더욱 빛낸 제1경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경내에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으로 이름을 떨친 서산대사의 동상과 유물관이 있으며, 특이하게도 대웅전이 정면이 아닌 좌측, 그러니까 북쪽에 위치하고 있어 일반적인 사찰과는 좀 다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편안한 분위기의 가람 배치가 두륜산의 숲과 잘 어울린다.
대흥사 홈페이지  http://www.daeheungsa.co.kr/





대흥사에 가시면 꼭 걸어서 찾아 보십시오.

대흥사의 절반은 이 숲길에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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