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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룩실재는 섬진강 변 유곡마을에서 지리산 아래 구례 사동마을로 넘어가는 옛길입니다. 유곡마을 사람들이 구례 장보러 넘나들던 길이지요. 봄햇살 살갑게 눈웃음 치는 따뜻한 날 누룩실재를 넘었습니다.
구례 사동마을입니다. 산 너머는 유곡마을이고요. 농촌 테마마을로 다무락(돌담의 전라도 사투리)마을로 알려진 유곡마을에 비해 훨씬 더 돌담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사람이 떠난 집은 이미 사라지고 없지만 돌담은 그대로입니다.
녹슬은 양철대문까지도 정겹습니다. 마을 전체가 돌담만 남아 있는 모습입니다.
사동마을 뒤로는 소나무 숲입니다. 옛길은 곧바로 이 소나무 숲을 파고들어 잿마루로 향합니다. 자동차가 다닐 만큼은 넓은 길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도 이 길을 통해 소달구지가 넘어 다녔다고 합니다.
누룩실재 잿마루에는 등산 안내 표지판이 서 있습니다. 남원에서 곡성-순천으로 이어지는 17번 국도와 남원-구례로 이어지는 19번 국도 사이 길게 드러 누운 능선 등산안내도입니다. 지금 넘는 길이 현위치로 표시된 사동-유곡을 이어주는 누룩실재입니다.
안내판과 제가 실측한 거리 차이가 많이 납니다. 사동마을에서 누룩실재까지는 3km, 다시 유곡의 상유마을까지는 3.4km였습니다. 총 6.4km로 두어 시간 거립니다. 상유마을 아래 하유마을 섬진강 변으로 내려 선 다면 3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길은 더 넓어졌을 겁니다. 승용차로는 안되고 4륜 구동이라면 넘을 만 합니다. 하지만. 걷기에 더 좋은 길입니다.
상유마을에서 바라 본 누룩실재입니다. 상유마을은 매화와 산수유, 배나무 등 과실나무가 많습니다. 3월 중순 경이라면 진한 매향과 노란 산수유 물결로 장관을 이룹니다.
상유마을에서 만난 어르신은 누룩실재를 중머리재라고 불렀답니다. 지금도 그렇게 부르고 있고요.
성급한 녀석들은 벌써 꽃을 피웠습니다. 산 머너 구례쪽 보다 며칠 늦게 피지만 유곡마을의 산수유는 찾는 이들이 없어 느긋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매화나무는 마을 주변보다 누룩실재 바로 아래에가 많습니다. 역시 관광지가 아니다 보니 한갓집니다.
상유마을 아래 하유마을에 있는 황토염색 공방인 황기모아. 폐교 된 학교입니다.
곧바로 섬진강입니다. 강을 건너다니던 나룻배는 사라졌지만 그 풍경은 여전합니다.
유곡마을 앞 섬진강 변에도 산수유나무가 많습니다. 맞은편 도로가 17번 국도이고, 그 뒤로 전라선 철도가 지나갑니다. 구례구역에서 곡성 방향 17번 국도 맞은편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길을 따라 섬진강 상류로 거슬러 오르면 곡성 증기기관차 종점인 가정역이 나옵니다.
참조 글 -->> http://ozikorea.tistory.com/471 하나 더 -- >> http://ozikorea.tistory.com/71
마을 앞 모정. 느긋하게 쉬어가기 좋습니다. 쓰레기만 버리지 말고요.^^
이 길은 3월 중순이면 노란 산수유꽃과 매화향으로 진동합니다. 무엇보다 한갓져서 좋습니다. 구례 산수유축제나 광양 매화축제장 보다 더 낫습니다. 사람에 치여 정신이 없는, 축제에 관심없는 분들에게 좋은 곳이죠.
[tip] 구례구역에서 구례 읍내 방향 다리를 건너자마자 좌회전해서 5km 정도 가면 유곡마을입니다. 다무락마을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습니다. 유곡마을 모정 앞에 차를 세우고 상유마을을 지나 누룩실재를 넘으면 구례 읍이 나옵니다. 총 3시간 내외 거리. 구례 터미널에서 유곡마을까지는 버스를 이용하면 딱 한나절 코스가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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