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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꽃

동강의 신비 - 동강할미꽃, 동강고랭이, 돌단풍, 붉은뼝대

by 눌산 2009.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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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을 에워싸고 있는 거대한 석회암 절벽을 동강 사람들은 '뼝대'라고 합니다.

강원도 사투리인 뼝대는 사행천(蛇行川) 동강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좌로 우로 수십 수백 번 굽어 흐르는 물길따라 양안은 이 붉은 뼝대가 도열해 있습니다.
동강을 한국의 그랜드캐년이니, 계림이니 하는 이유도 다 이 뼝대때문이지요.
더불어 이뼝대에는 보물이 가득합니다.

'동강할미꽃'과 동강할배로 불리는 '동강고랭이', '돌단풍' 같은 희귀식물이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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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내린 눈이 녹아 흐릅니다.
동강에도 '봄 눈 녹듯' 순식간에 봄이 찾아왔습니다. 
가뭄으로 매말랐던 강에는 생기가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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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뼝대(절벽)에 둥지를 튼 삼총사가 모두 모였습니다.
동강할미꽃과 돌단풍, 동강고랭이까지.

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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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단풍입니다.

가을이면 이파리에 단풍이 들어서 붙여진 이름이죠.
꽃이 먼저나오고, 붉은색을 띤 잎이 나옵니다.

그 아래는 사초과의 동강고랭이고요.
파란 새순이 돋으면서 하얀 꽃이 핍니다.
가을이면 누렇게 변한 줄기가 할아버지 수염같다해서 동강할배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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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핀 돌단풍입니다.

붉은 새순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린 특이한 녀석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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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동강고랭이는 별 주목을 받지 못합니다.
아무래도 화려한 동강할미꽃 때문이겠지요.
할매때문에 할배가 푸대접 받는 꼴이군요.
언제나 조연이지만, 때론 주연 자리를 꽤 차기도 합니다.

이 순간 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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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할배 수염 틈새로 꽃을 피운 돌단풍.

사이 좋은 한가족입니다.
동강고랭이의 본래 이름은 동강황새풀이었습니다.
정식으로 학계에 등록되면서 개명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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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고랭이는 흔한 풀로 보이지만, 동강에서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늘 함께하는 돌단풍과 동강할미꽃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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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단풍은 꽃이 피면 이파리도 녹색으로 변합니다.
가을이면 붉게 물이 들고요.

그래서 돌. 단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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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할배들이 모두 모이셨군요.
정선 장이라도 가시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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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절벽 위,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모습은 참으로 신비스럽습니다.
동강 사람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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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방울 솟지 않는 척박한 바위 틈에서 자라는
동강할미꽃과 동강고랭이, 돌단풍을 보면 이 땅이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무엇하나 허투루 지나칠 수 없는 너무도 아름다운 땅이니까요.

그들이 오면 동강의 봄도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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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동강은 흐릅니다.
흘러 흘러 서해로 흘러들어 갑니다.


동강(東江)에 대한 단상(斷想)

동강 물길을 따라서 수십번도 더 걸었습니다.
한때 유행하던 동강트레킹이었지요.

정선 땅 귤암리에서 가수리, 운치리, 고성리, 소사, 연포마을을 지나 칠족령을 넘으면 평창 땅 문희마을입니다.
다시 강을 따라 한없이 내려가면 영월 땅 문산마을이고,
여기서 강을 건너 길없는 산길을 내려가면 외딴 섬 어라연이 나옵니다.
단종의 얼이 서린 어라연은 동강 최고의 비경으로 알려진 곳이죠.
여기서 영월은 금방입니다.

걷다가 힘들면 여울소리 벗삼아 하늘을 벼게삼아 자곤했습니다.
연포, 소사강변이나 된꼬까리 여울은 유난히도 별이 많은 곳입니다.
운 좋은 날이면 연포마을 건너 삼형제봉 사이로 솟아 오르는 달구경도 좋았고요,
더 운이 좋은 날이면 세 봉우리 사이로 차례 차례 뜨는 달을 구경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루에 세번 달이 뜨는 셈이지요.

문희마을에서 나룻배로 건너다니는 절매마을 정무룡 씨를 만나면 쏘가리 매운탕에 쏘주 잔을 기울이기도 했습니다.
맘씨 좋은 정무룡 씨는 천연기념물 백룡동굴을 처음으로 발견한 분입니다.
정무룡 씨는 술을 못하는 대신, 언제나 특별한 술 안주를 내 놓는 인심 좋은 동강 사람입니다.

참 오래전 얘기를 하고 있군요.
한 10년도 더 된 것 같습니다.
동강이 똥강되면서 잊혀진 얘기니까요.
그러다 한 5년을 동강 코빼기도 들여다 보기 싫더니, 이젠 그때가 그리워 다시 찾곤 합니다.

그것도 1년에 한번이지만.


동강할미꽃 -- >> http://ozikorea.tistory.com/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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