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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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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밤새 눈이 내렸다. 연 닷새 째 내리는 눈이다. 치우면 쌓이고, 또 치우면 쌓인다. 오늘 아침 기온은 올 들어 최저인 영하 14도. 꽁꽁 얼어 붙은 눈이, 평생 녹지 않을 것만 같다. 언제나 봄날 뒤란의 520년 된 당산나무에 꽃이 피었다. 나무는, 겨울에도 꽃을 피운다. 눈꽃, 얼음꽃이. 처음 이사왔을때 뒷집 어르신이 그랬다. 70년 전에도 그랬어. 저 나무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 같아. 어릴 적에는 저 나무에서 그네를 타고 놀았지. 지금은, 그네 타는 아이들은 없다. 한 여름 시원한 그늘을 선사하고, 가을이면 활활 불타오른다. 적상산을 찾는 등산객들에게는 최고의 사진 모델이다. 나무에게 겨울은 쉼의 시간이다. 동물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살을 찌우듯이 나무는 몸 속에 수분을 저장한다. 몸 속 깊숙이 담아..
나목(裸木) 겨울 산을 좋아합니다. 풀 한 포기 없는 민둥산에 오롯이 곧추 선 겨울나목을 좋아합니다. 벌거벗은 겨울 숲이 주는 가장 솔직한 모습이 좋습니다. 벌거벗은 겨울나무가 추워보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속살을 훤히 다 보여줄 수 있는 여유로움이 묻어납니다. 진정한 자유인의 여유가 느껴집니다. 나무는 서로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서로에게 필요한 그늘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바람을 막아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숲은 하나의 공동체입니다. 나무는 이파리 하나 없는 앙상한 가지만으로 겨울을 납니다. 더 단단해진 뿌리는 여름을 나기 위한 준비 과정이고요. 겨울에는 수분을 저장합니다.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지만, 가뭄을 대비하기 위한 준비이기도 합니다. 봄이 되면 나무는 스스로 수분을 배출합..
아름다운 길 -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 A양 : 나무는 춥겠다. B군 : 왜? A양 : 이 추운 겨울에 옷을 다 벗고 있잖아. B군 : ... 나무 왈 : 난 춥지 않아. 봄을 기다리는 중이거든. 한무리의 대학생들이 지나가면서 하는 소리입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겨울나무는 추울까요? 그러고 보니 목도리를 했군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담양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입니다. 봄을 기다리는 나무는 춥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곧, 봄이 오면 명품 연둣빛 새 옷을 장만 할 테니까요. 희망이죠. 겨울나무에게 봄이라는 희망이 없다면. 아마도 무지 슬플 겁니다. 그래서 저는 , 저 나무들이 추워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잔뜩 웅크리고 길을 걷는 그들이 더 추워보입니다. 가슴 아픈 뉴스가 더 많은 세상에, 한 그루 나무가 주는 기쁨은 너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