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길2 촉촉한 산길 끝에, 나만의 아지트 있다. 비가 그치고, 하늘이 열린다. 산봉우리에 걸린 구름이 골짜기를 타고 흐른다. 촉촉한 산길을 오른다. 이런 날은 임도가 좋다. 7부 능선 위로는 여전히 연둣빛이지만, 그 아래로는 이미 초록빛이다. 이즈음에만 볼 수 있는 산빛이다. 탁 트인 시야와 적당히 넓은 폭은 우선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안전하다는 의미다. 임도의 매력은 또 있다. 급경사가 없다는 점이다. 적당히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면서 산허리를 휘감아 넘어간다. 좀 더 느리고, 좀 더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촉촉한 산길이 끝나는 곳, 나만의 아지트다. 멀리 금강이 흐른다. 더 멀리 산 너머에는 구름이 흘러간다. 2016. 4. 22. 위봉폭포, 그 길 저 길 끝에 작은 오두막 한 채 있었으면 좋겠네. 그 집이 내 집이라면 더 좋겠네. 한없이 걷고 싶은 길이다. '걷는자'들에게는 참 호사스러운 길이다. 완주 송광사와 위봉사를 지나면, 위봉폭포가 나온다. 가까이 다가갈 수도 있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이 더 좋다. '그길'은 위봉폭포 아랫길이다. 2013. 5.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