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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피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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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배령 야생화 화려한 야생화 사진을 기대했다면, 마음 접으시라. 6월의 곰배령은 오직 초록빛 뿐이더라. 설피밭 주차장에서 강선마을까지는 채 30분이 걸리지 않는 거리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촉촉한 숲길이다. 초록이 물든 이 길에 노루귀 이파리가 지천으로 널렸다. 이른 봄 뽀얀 속살을 드러낸 노루귀 꽃을 상상해 본다. 꽃보다야 이파리가 못하겠지만, 상상 속의 노루귀는 여전히 활짝 피어 있었다. 강선마을 첫집 마당에 금낭화가 피어 있다. 때아닌 화려한 녀석을 만나니, 가는비에 젖었던 몸이 살아난다. 사실, 이번 곰배령 여행은 풍경 사진 몇장 건지는게 목적이라 마크로렌즈도 없이 떠났다. 굳이 코 앞에 대고 찍을 일이 없으니, 그저 바라보는 맛도 괜찮다. 몸은 다 젖었다. 너도, 나도. 이내..
[강원도 인제] 초록숲길 끝에, 곰배령 곰배령을 만나지 않았다면, 아마도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고 있겠지. 한 20년 쯤 되었나 보다. 얼레지가 한창이던 5월에 곰배령을 처음 만났다. 그후 한 100번은 더 만났다. 울고, 웃고, 미쳐 날뛰던 곳도 곰배령이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울렁거리고, 만나면 마음이 짠한 곳도 곰배령이다. 또, 곰배령에는 먼저 간 친구가 묻혀 있다. 바람이 되어 안개가 되어 꽃이 되어, 그곳에서 숨쉬고 있다. 다시, 곰배령을 찾았다. 3년 만이다. 늙은 노모가 계시는 고향집을 찾는 기분으로. 곰배령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때, '천상의 화원'이란 이름을 맨처음 붙여주었다. 그날도 안개가 가득했고, 키작은 풀꽃들이 바람에 일렁이고 있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이지만, 곰배령은 그대로였다. 데크가 놓이고, 관광객 같은 사..
[강원도 인제] 야생화의 보고, 천상의 화원 곰배령 '사운드 오브 뮤직'의 알프스 초원을 연상케하는 곰배령 평원 해발 1099미터. 산꼭대기 수천 평 초원이 있습니다. '천상의 화원'이란 이름이 붙은 곰배령입니다. 곰배령은 점봉산 자락으로 이른봄 복수초, 얼레지를 시작으로 8월 말까지 온갖 야생화가 피고 집니다. 6월은 야생화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시기입니다. 봄꽃이 지고 여름꽃이 피기 직전이지요. 많은 야생화는 만나지 못했지만 초록 숲길과 푸른초원을 만나고 왔습니다. 강선마을을 뒤로 하고 산으로 들어갑니다. 모두 다섯 번의 개울을 건너게 되는데, 첫 번째 개울입니다. 커다란 호박돌 징검다리가 놓여 있습니다. 전에 없던 인위적인 구조물들이 하나 둘 보입니다. 점봉산 일대는 국내 최대 원시림 지역입니다. 눈부신 초록빛이 할 말을 잃게 합니다. 걸음은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