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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오솔길(녀던길), 안동 가송리 농암종택
청량산과 각별한 인연이 있었던 조선 최고의 유학자 퇴계 이황(1501~1570)은 유독 청량산을 사랑했던 모양입니다. 청량산 중턱 청량정사에서 학문을 배우기 시작했고, 말년에 <도산십이곡>을 지은 곳도 청량산입니다. 자신을 스스로 '청량산인'이라 했던 퇴계는 <청량산가(淸凉山歌)>를 비롯해 여러 편의 시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모든 관직을 버리고 낙향한 후 도산서당을 지은 퇴계는 수시로 청량산을 오르내렸다고 합니다. 지금의 퇴계 녀던길(오솔길)은 퇴계가 도산서원에서 청량산까지 오르내리던 길입니다. 옛길이란 의미로 사색의 길입니다. 퇴계는 또 이 길을 걸으며 자신이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길입니다.
퇴계 오솔길이 시작되는 가송리 농암종택.
조선시대 대표적 문인 중 한 명으로 <어부가> <농암가> 등을 지은 농암 이현보(1467~1555)의 종택으로 지금은 그의 후손이 살며 고택체험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안동댐 수몰로 지금의 자리에 옮겨 지은 것으로 안동지역 고택 중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위치입니다.
하룻밤 잠만 자는 곳으로는 너무 아까운 곳입니다. 퇴계가 그랬던 것처럼 걷고 사색하기 좋은 길이 널려 있으니까요.
농암종택은 식사도 가능합니다. 시래기를 보기만 해도 구수한 된장국 냄새가 납니다.
농암종택 바로 옆에 있는 분강서원입니다. 역시 고택체험을 하는 곳입니다. 아침햇살이 들어 온 툇마루를 보니 하룻밤 자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분강서원과 농암종택
짧고 굵게, 엑기스만 다녀왔습니다. 퇴계 오솔길(녀던길) 전체 구간 중 가장 아름다운 코스라 할 수 있는 농암종택-옹달샘 구간을 걸었습니다. 왕복 1시간 내외 거리입니다.
눌산은 딱 5년 전에 이 길을 걸었습니다. 낙동강 도보여행 중. 변함없이 포근한 오솔길이 좋습니다.
강를 따라 걷다보면 이런 풍혈이 몇군데 있습니다. 여름이라면 시원하겠습니다.
발걸음이 저절로 멈춰집니다. 고요히 흐르는 물소리와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에 취해 봅니다.
옛날엔 그냥 지나쳤는데 바위마다 사연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쉬었다 가라고 나무의자도 놓여있습니다.
'경암'이라는 바위입니다. 경(景)은 '크다'는 의미로 경암은 '큰바위'라는 뜻이 됩니다. 표지판에 적힌대로 옮겼습니다.
퇴계 스스로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고 표현 할 만하지요?
퇴계 오솔길(녀던길)은 낙동강 천 삼백리 중 가장 아름다운 길에 꼽힙니다. 안동댐을 지난 낙동강은 '낙똥강'이 되니까요. 사실 예전에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개판입니다. 바닥을 긁고 파헤쳐진 그 넓은 강은 처절합니다.
강변 억새밭. 짧고 굵게 엑기스라 할 수 있는 구간만 걸었습니다. 자꾸만 뒤돌아보게 하는 풍경입니다.
tip 농암종택(http://www.nongam.com/)만 찾아가시면 바로 코 앞에 그 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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