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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세계에도 질서가 있습니다.
하나가 피고 지면, 또 다른 꽃이 피어 납니다.
철저한 자연의 순리라 할 수 있지요.
하지만 말입니다.
요즘이 이 자연의 순리가 뒤죽박죽입니다.
순서를 새치기해서 먼저 피는 녀석이 있고, 때 아닌 꽃을 피우는 녀석들도 있으니까요.
아마도 날씨 탓이겠죠.
그래도 때되면 어김없이 피는 꽃이 고마울 뿐입니다.
요즘 적상산에 10여 종이 넘는 야생화가 피어 있습니다.
꿩의바람꽃,나도바람꽃, 미치광이풀, 현호색, 큰괭이밥, 중의무릇, 복수초,애기 괭이눈 등.
그 중 큰괭이밥이 가장 눈에 띕니다.
역광이 비치는 실핏줄 같은 붉은 선이 예술입니다.
대부분의 녀석들이 해를 보고 고개를 숙이고 있어 사진 찍기 참 어렵습니다.
큰괭이밥은 괭이밥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큰괭이밥풀, 절엽초장초(截葉酢漿草)라고도 합니다. 괭이밥 중에서도 꽃이 가장 크고 소담스러워 붙여진 이름입니다. 괭이밥이라는 이름은 고양이가 소화가 안 될 때 이 꽃잎을 먹는다는 속설 때문에 그렇게 불리는 것 같습니다. 일종의 고양이 소화제죠.
꽃자루 끝에 1개씩 노란빛을 띤 흰색의 꽃이 피는데 꽃잎은 5개로 긴 달걀 모양입니다. 꽃잎 안쪽을 유심히 보면 실핏줄 같은 붉은 줄이 보입니다. 작은괭이밥, 괭이밥이란 꽃이 있지만 큰괭이밥과는 전혀 다른 모양입니다.
살금살금 다가가서 몰래 훔쳐보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야생화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바위틈에서 빼꼼히 얼굴을 내민 저 모습, 반 할 수 밖에 없겠죠?
무릅이 까지고 팔꿈치가 저려오는 고통도 참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볼수록 매력있는 꽃입니다.
고이접어 이따금 꺼내보고 싶은 오래된 사진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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