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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무주도예원에서 마당불축제가 열렸습니다.
학교 운동장에 쌓아 놓은 거대한 나무더미에 불을 붙이는 이 행사는 올해로 열두 번째입니다.
불은 따뜻함을 주기도 하지만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가을은 풍요의 계절입니다. 봄부터 땀 흘려 지은 농사의 결실을 맺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조상들에게 가장 잘 익은 곡식으로 만든 음식을 올립니다. 조상들의 축제는 바로, 추석이었습니다. 그 의미야 어찌 되었든 추석은 멀리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한데 모이는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기도 하고요.
흙을 만지는 도공들에게도 명절이 있었습니다. 마당에 모닥불을 피우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나누며 어울리는 잔치였습니다. 이러한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행사가 바로 마당불축제입니다.
무주도예원 원장 도예가 나운채 님과 극단 '숨' 최대표가 타오르는 불꽃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열두 번째 이 행사를 이끌로운 주역들입니다.
유리창에 비친 마당불.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큰 모닥불이 아닌가 합니다.
환호하며, 물끄러미 불꽃을 바라보기도 하고, 이내 고요가 흐릅니다.
모닥불이 주는 고요입니다.
전시 판매 행사도 함께 열렸습니다.
작업실에서 본 불꽃.
어디에서 봐도 불은 따뜻함을 주는군요.
열두 번째 이 행사를 하고 있지만 비가 온 날은 딱 한번 있었습니다.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긴 했지만, 비가 안 올 줄 알았습니다.
당연히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행사가 많이 축소되긴 했지만, 열두 번째라는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때론 고요도, 더 큰 위안을 주니까요.
나운채 님은 다음달 아프리카 케냐로 떠납니다.
내년에도 다시 모닥불이 타오르길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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