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항 주변에는 일제강점기에 지은 적산가옥이 많이 남아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옛 조선은행 건물과 붉은 벽돌로 지은 옛 군산세관 건물, 해망동 일대 일본풍 집 등 세월의 흔적들로 가득하다. 경암동 ‘철길마을’은 낡은 집 사이로 기차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갈 만큼 좁은 철로 위를 기차가 지나간다.
사이사이의 집들은 창고가 아니다. 모두가 사람이 사는 어엿한 집이다. 철길이 골목길이고 마당이다. 철길 위에서 김치도 담구고, 고추도 말린다. 자전거를 세워 놓기도 하고, 레일 위에 세숫대야를 올려놓고 세수도 한다.
해망굴. 1926년에 건설된 중앙로와 해망동을 연결하는 터널로 높이131m에 길이는 4.5m. 당시 해망굴 인근에는 군산신사와 신사광장(현 서초등학교), 공회당, 도립군산의료원, 은행사택, 안국사(현 흥천사) 등이 자리하고 있어 사람의 통행이 빈번한 교통의 요충지였다. 그 후 해망굴은 한국전쟁 중에는 인민군 부대 지휘소가 터널 안에 자리하여 연합군 공군기의 공격을 받은 역사의 현장이다.
대한제국 시절 국내 유일의 세관건물인 옛 군산세관. 전북도 기념물 제87호로 지금은 호남관세 전시관으로 탈바꿈했다. 1908년 지어져 1993년까지 약 85년간 사용된 건물로 외벽은 벨기에에서 수입된 붉은 벽돌을 사용하고 지붕은 뾰족탑을 세운 동판 비늘을 얹어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내부는 화려한 조명등이 설치됐던 흔적이 남아 있어 TV 드라마와 영화에도 자주 등장했던 곳.
해망굴 앞에서 만난 영자 미용실. 해망동 일대에는 이런 오래된 건물들이 많다.
4025. 언제 적 전화번호일까…….
여행은, 만남이다. 사람을 만나고, 옛스러운 풍경을 만나고, 더불어 그리움을 만나는.
내 눈에는, 섬진강 매화꽃보다, 쌍계사 벚꽃보다, 저 영자가 더 이뻐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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