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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무주 머루축제장에 갔다 우연히 만난 '꿀벌생태전문가 황반장'.
독특한 외모에, 듬직한 체구, 평범하지 않은 분위기에 끌려 명함을 한 장 얻어 왔다.
눌산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하고는 놀지 않는다.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사는 사람은,
일단 재미가 없거든.
그럼?
소외(?)되고 불우(?)한 아웃사이더들하고 만 논다.
그런데 말이다.
뭔가 통했다는 느낌이 드는 건.
요즘 취재 중인 '귀농귀촌 소식지' 담당자가 마침 황반장을 취재해 달란다.
황반장이 사는 곳은 가까운 하조마을, 무주리조트 가는 길목에 있는 마을이다.
그래서 갔지.
약속시간 30분 전에 도착했다.
때 맞춰 황반장에게 전화가 왔다.
우체국에 택배부치고 금방 온다고.
그렇게 마을 한 바퀴 돌아 볼 여유가 생겼다.
찬란한 리조트가 코 앞에 있지만, 하조마을은 낡았다.
다 쓰러져가는 흙집에 토담, 멈춰 선 정미소가 있다.
경운기 전용주차장도 있고.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빈집도 더러 있다.
예술가의 작품을 능가하는 토담은 여전히 건재하다.
빗살무늬 모양으로 돌과 흙을 쌓은 토담은 가히 예술이야.
그런데 말이다.
왜 이런 낡은 풍경이 좋을까?
눌산도 낡았잖아~
낡은 눌산도 한방 찍어 주고.
다시 동네를 어슬렁 거린다.
저 가마솥에는 닭을 몇마리나 삶았을까?
이 구멍은 필시 누렁이가 뚫었을거야.
하지만, 그 누렁이는 지금 떠나고 없다.
애기똥풀 속에 숨은 맨드라미?
거기 숨으면 모를 줄 알았지?
아, 이 다 쓰러져가는 흙집이 '적상면 하조 지역민방위대' 본부였구나.
어라, 사과가 길을 막고 있네.
그래서 줏어 먹었지.
그때,
황반장의 하얀 포터가 빵빵 거린다.
깜짝 놀랬잖아요~
따 먹은 게 아니라 줏어 먹었거든요~
이 양반이 황반장이다.
꿀벌생태전문가.
자신의 얼굴을 떡하니 박아 넣은, 대단한 자부심의 소유자다.
날 믿고 사 먹으란 애기지.
황반장은 벌을 무지 사랑하는 남자다.
그러고보니 벌도 황반장을 좋아하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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