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정터에서 만난 소소한 풍경들
하릴없는 백수마냥 장마당을 서성거려봅니다. 특별히 사고자 하는 물건이 있어 간 건 아닙니다. 소소한 풍경에 눈길이 머물고 이따금 이런 시골 장마당이 그리울때가 있습니다.
곡성장은 가끔 가는 곳입니다. 장마당 한가운데 먹을거리 몇가지가 있는데 팥죽과 순대국밥, 백반집이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그 중 3천원하는 백반 생각이 나면 곡성장을 찾곤합니다.
한낮의 기온은 많이 풀렸지만 아침은 그래도 쌀쌀합니다.
3천원짜리 밥상입니다. 30년도 훨씬 지난 얘기지만 제 어머니도 곡성장에 나오시면 이집 밥을 드셨을 겁니다. 백반집 주인 유재금(61) 아주머니가 40년째 한자리를 지키고 계시니까요.
시래기국은 밥을 말아 먹어야 제맛입니다. 금방 담은 겆절이 하나 얹어 먹는 맛이 기가막힙니다.
40년 동안 한자리를 지킨 주인 아주머니. 밥과 국을 장작불로 끓이기 때문에 장이 파할때까지 저렇게 앉아 계신답니다. 커다란 양은 솥에 끓고 있는 시래국만 보면 배가 부릅니다. ^^
곡성장은 비교적 옛모습이 잘 보전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야인시대'란 드라마를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장날이지만 문 닫은 가게가 많습니다. 열심히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중이지요. 변화와 개혁의 시대라지만. 변하지 말아야 할 것도 있는 법인데 말입니다.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우리 것들이 많으면 많을 수록 삶은 더 팍팍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겨울도 봄도 아닌 어정쩡한 계절 탓에 햇것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곧. 펄펄살아 숨쉬는 푸성귀들로 가득차겠지요.
봄동인가요. 보기엔 시들해보여도 아삭아삭하니 씹히는 맛은 일품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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