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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꽃

고추심기가 한창입니다.

by 눌산 2008.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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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톳빛이 곱다고 표현하면 농사짓는 분들에게 실례가 되는 일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산골에서 태어났지만 어릴적에는 농사를 지어보질 못했습니다. 몇해 전 산이 좋아 산중에 들어가 살때 열가지 정도의 모종을 사다 심어 본 적이 있습니다. 한 두해 하다 만게 아니고 6년 정도요.... 고추 피망 호박 토마토 더덕 도라지 옥수수 감자 상추 딸기 등. 비료도 안하고 농약도 전혀 안해서 그런지 채소의 모양이나 수확량은 형편없었지만 내 손으로 직접 길러 먹는 맛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지요. 다른 건 몰라도 고추농사는 잘됐습니다. 찾아오는 지인들이 제 고추(?) 맛있다고들 난리였으니까요.

무농약 농사라는게 정말 힘들더군요. 일주일에 이틀 정도 나들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나갔다오면 온통 풀밭으로 변해 있습니다. 거의 매일 잡초를 뽑아 줘야 하는데 방치 수준이다 보니 그럴 수 밖에요. 내 손으로 직접 기른 농작물이 아니라면, 저는 무농약이란 말을 믿지 않습니다. 거의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아, 그래도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찬밥에 물말아 아삭아삭한 풋고추 하나에도 행복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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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고춧대만 보면 웃지 못할 추억이 하나 있습니다. 20대 때, 영월 동강으로 여행을 갔다가 민박집 뒤켠에 쌓아 둔 고춧대를 장작 삼아 밤새 태워버린 적이 있습니다. 아, 물론 제가 아니고 어리석은 친구 놈이 그랬죠. 장작같아 보였다나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난리가 났습니다. 심증은 있어도 물증만 없으면 되는 일인 걸, 모닥불을 피우고 난 자리에 타다 남은 고춧대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던 것이죠. 당장 만들어 놓으라는 엄포에 다들 산으로 올라갔죠...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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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산색에 눈이 호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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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들어가면 온통 꽃밭입니다. 군락을 이루고 피어나는 피나은  봄햇살 아래 앉아 있으면 나도, 너도, 세상은 온통 노란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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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판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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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도리풀.

자세히 보셔야 합니다. 꽃은 이파리 아래 숨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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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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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꽃나무.

한적한 시골길 산비탈에 많이 피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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