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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일기

소읍(小邑)기행

by 눌산 2017.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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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부터 주간지에 ‘소읍(小邑)기행’ 연재를 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 기사까지 포함하면 그동안 열여덟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소읍 기행은 행정단위로 면이나 읍, 소규모 시 단위를 기준으로 합니다. 물론 제 기준입니다. 주요 취재 대상은 유명 관광지보다는 사람과 골목, 오래된 가게입니다.

대도시든, 소도시든, 수박 겉핥기 식으로 보자면, 대한민국 어디를 가든 다 똑같습니다. 벽화골목과 거창한 구조물들, 관광지 음식, 소위 향토음식이란 이름으로 개발된 국적도 없는 음식들, 천편일률적인 지역 축제 프로그램들, 이상하게 개량된 옷을 전통 우리 옷이라고 우기는 상술.

소읍여행을 하면서 안타까운 상황을 많이 만났습니다. 지방 소읍들도 이제는 대도시나 관광도시 흉내를 내려고 합니다. 소도시가, 소읍이 도시 따라가려고 하면 가랑이 찢어집니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진 않습니다. 달리 보면 됩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면 된다는 얘깁니다. 소읍 기행 팁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걸어야 보입니다. 웬만하면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면 충분합니다. 알려진 곳, 겉모습보다는 뒷골목을 봐야 합니다. 얇고 넓게 말고 깊게 말입니다. 소읍 뒷골목에는 그 지역만의 문화가 있고 사람이 있습니다.

무궁화호 열차나 버스를 타고 가서 어느 동네에 내린다. 구글지도를 활용해 대략적인 지역을 파악한 뒤, 이 골목 저 골목을 기웃거려 본다. 동네 어르신을 만나면 괜히 말도 걸어보고 뭔가 꺼리를 끄집어낸다. 꺼리라는 것은 그 어르신과 소통의 시간을 늘려보자는 목적으로 운 좋으면 밥도 얻어먹는다. 어르신들과 친해지는 방법으로 갖고 있는 먹을거리를 나누는 것도 좋다. 중요한 것은 어르신들의 지난 삶에 대한 공감과 존중하는 마음이다. 처음 방문 하는 지역이라도 유명 관광지는 의도적으로라도 배제한다. 정상을 코앞에 두고 되돌아 내려오는, 과정을 즐기는 산행처럼.

제가 즐기는 여행 방식이지만, 느끼는 것은 각자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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