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분지 안에 또 하나의 작은 분지, 영락없는 활 모양
궁대(弓垈) 마을
반원형으로 크게 휜 골짜기가 영락없는 활 모양이다. 그래서 지명도 궁대(弓垈)다. 덕유산 서쪽 사면 아래 큰 분지인 무주 안성면 소재지에서도 십리 가량 떨어진 외진 골짜기. 한낮 기온이 좀 높긴 했지만, 마을에 들어서니 몸으로 느껴질 만큼 포근하다. 조금 높은 지형에 올라 내려다보면 큰 분지 안에 또 하나의 작은 분지가 들어 앉아 있는 모양새다. 바람을 막아주고 볕을 오래 머무르게 하는 지형 덕분이다.
안성면 금평리 궁대마을에는 13가구, 30여 명의 주민이 산다. 대부분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이다. 궁대마을 이일남(45) 이장의 말로는 다른 마을에 비해 장수 노인이 많다고 했다.
“한겨울에 마을에 있다가 소재지나 다른 마을에 나가면 몸으로 느끼는 온도가 달라요. 북쪽이 야트막한 산으로 둘러쳐져 있으니 바람도 적어요. 일단 따뜻해서 그런지 몰라도 마을이 편안해 보인다고들 해요. 이것이 장수의 비결이 아닐까 합니다."
구 19번국도 사교마을 궁대교 다리 입구에 마을 표지석이 서 있다. 그 아래로는 마을 지명유래에 대해 적혀 있다.
『궁대(弓垈)마을은 옛날 안성현(安城縣)의 병사들이 훈련하던 활터가 있던 곳이라고도 전하는데 마을의 지형이 마치 활 ‘궁(弓)’자 처럼 휘어져 있어 궁대(弓垈)라는 지명을 붙였다고도 전해진다.』
‘활터가 있어서’, ‘활 모양으로 휘어져 있어서’ 등 몇 가지 설이 있지만, 따지고 보면 모두 ‘활’이라는 관련성이 있다. 정확한 기록에 의한 것이 아니고 구전에 의하다 보니 생겨난 현상인 것.
마을 뒤에는 오래된 느티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정자도 있어 여름이면 주민들의 휴식처가 된다. 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그 위쪽으로는 금평 저수지가 있다. 겨울이라 수량이 적어 웃자란 억새로 뒤덮여 있다. 뒤로는 덕유산이 넉넉한 품으로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마을 앞에도 논은 있지만 넓은 농토는 뒤뜰이라 부르는 저수지 위쪽에 있다. 작물은 주로 사과와 블루베리, 아로니아를 재배한다. 이일남 이장은 딸기 육모장을 하는데, 시설 하우스 규모가 만만치 않다. 국내 최대 규모라는데 2천 평에 달하는 하우스 두 동을 운영한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야 합니다. 활기가 넘쳐야 일하는 의욕도 생기고 서로 정보 교류를 통해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라며 고령화 되어가는 마을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글·사진 눌산
2017 무주 안성면 소식지 안성애인(愛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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